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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대림 제4 주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2-12-17 조회수623 추천수6 반대(0)

오늘은 거꾸로 읽는 세계사의 두 번째 이야기 사라예보사건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사라예보는 탁구의 이 에리사 선수가 세계 탁구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유고슬라비아의 도시입니다. 그러나 사라예보는 세계1차 세계대전의 시발점이 된 도시이기도 합니다. 사라예보에서 한 청년이 오스트리아 헝가리 제국의 황태자를 저격하였습니다. 이 사건이 도화선이 되어서 당시 세계는 동맹국과 연합국으로 나뉘어서 끔찍한 전쟁을 벌였습니다. 과학기술은 발전하지만 인류의 지성은 진보하지 않는다는 말처럼 1차 세계대전은 새로운 무기의 시험장이 되었고, 인류는 하느님의 모상을 버리고, 동생을 죽였던 카인처럼 이웃을 향해 총과 칼을 겨누었습니다. 1차 세계대전의 불씨는 사라예보에서 있었던 한 청년의 총구에서 시작되었지만 1차 세계대전은 자본주의와 제국주의가 만나서 탐욕과 정복으로 식민지를 건설하면서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는 유럽 제국주의의 식민지가 되었습니다. 고유한 문화는 말살되고, 자원은 수탈되었습니다. 1차 세계대전은 연합국의 승리로 끝났지만 제국주의의 탐욕은 끝나지 않았고, 20년 후에 2차 세계대전으로 인류는 또 한 번 참혹한 전쟁에 휘말리게 됩니다.

 

오늘은 대림 제4 주일입니다. 오늘 이사야 예언자는 이렇게 예언합니다. “주님께서 몸소 여러분에게 표징을 주실 것입니다. 보십시오, 젊은 여인이 잉태하여 아들을 낳고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할 것입니다.” 그분은 제국을 만들고, 세계를 정복하는 왕이 아니었습니다. 탐욕과 욕망으로 식민지를 건설하는 왕이 아니었습니다. 약소국의 문화를 말살하고, 자원을 착취하는 왕이 아니었습니다. 이념, 세대, 혈연, 학연, 지연, 종교로 편을 가르고 차별하는 왕이 아니었습니다. 임마누엘은 어떤 분이셨을까요?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으니 회개하라고 복음을 선포하신 분이셨습니다. 칼을 쓰는 사람은 칼로 망할 것이라고 하면서 철저하게 비폭력을 실천하신 분이셨습니다. 벗을 위하여 목숨을 바치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고 하신 분이셨습니다. 가난한 이들, 갇힌 이들, 아픈 이들, 세리, 창녀, 이방인들의 친구가 되어주신 분이셨습니다. 첫째가 되고자 하는 이는 꼴찌가 되라고 하셨습니다. 친구의 잘못을 기꺼이 용서하라고 하신 분이셨습니다. 성한 사람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지만 아픈 사람에게는 의사가 필요하다고 하셨습니다. 하느님의 아들은 아픈 사람, 외로운 사람들을 위해서 왔다고 하셨습니다.

 

사라예보는 1차 세계대전의 시발점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임마누엘 주님이 태어나시는 베들레헴은 하느님의 나라의 시발점이 되었습니다. 베들레헴 성전에는 이런 글이 있습니다. “만일 당신이 여행객으로 이곳에 왔다면 순례자가 되어서 가면 좋겠습니다. 만일 당신이 순례자로 이곳에 왔다면 거룩한 사람이 되어서 가면 좋겠습니다.” 임마누엘 주님은 제자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하셨습니다. “하느님 아버지께서 거룩하시니 너희도 거룩한 사람이 되어라.” 거룩한 사람은 신분으로 정해지는 것이 아닙니다. 거룩한 사람은 능력으로 정해지는 것이 아닙니다. 거룩한 사람은 직책으로 정해지는 것이 아닙니다. 거룩한 사람은 이웃의 아픔을 함께 아파하는 사람입니다. 강도당한 사람을 치료해주고 여관으로 데려가주었던 착한 사마리아 사람은 거룩한 사람입니다.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재산의 반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 주겠다고 했던 자캐오는 거룩한 사람입니다. 예수님을 3번이나 모른다고 배반했지만 닭이 울자 회개의 눈물을 흘렸던 베드로 사도는 거룩한 사람입니다. 하느님의 뜻을 따라서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였던 요셉은 거룩한 사람입니다.

 

대림 4주일을 지내면서 하느님의 아들이 사람이 되시는 신비를 묵상했으면 좋겠습니다. 하느님의 아들이 사람이 되시는 것은 바로 나를 위한 것입니다. 부족하고, 죄를 많이 지었고, 별로 잘한 것도 없는 나를 구원하기 위해서 모든 권능과 모든 권세를 가지진 분이 아주 연약한 아이의 모습으로 비천한 마구간에 태어난다는 것을 생각해야 합니다. 예쁜 꽃이 그 고운 모습을 세상에 드러내기 위해서는 어두운 땅속에서 끊임없이 양분과 물을 찾아 고생하는 뿌리의 수고와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건강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가 기쁘게 생활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가 주님의 성탄을 이렇게 잘 준비할 수 있었던 것은 말없이 우리를 도와주고 우리를 위해 기도해 주시고, 우리를 사랑한 고마운 이웃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가 함께 모여 기도하고, 주님께서 하신 약속들이 꼭 이루어지리라고 믿는다면, 주어진 하루하루를 감사하며, 기쁘게 생활한다면 바로 이곳에도 분명 주님께서는 오실 것입니다. 2000년 전에 베들레헴으로 오셨던 임마누엘 주님은 이 자리에 있는 우리도 사랑하시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마음을 겸손과 비움의 구유로 만들면 좋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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