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죄 없는 아기 순교자들 축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2-12-27 조회수704 추천수9 반대(0)

2000년 전입니다. 헤로데 왕은 동방박사들이 사라졌다는 보고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새로이 태어났다는 메시아의 소식은 알 수 없게 되었습니다. 헤로데는 보고를 받은 후에 이렇게 결정을 내렸습니다. ‘예루살렘에서 태어난 2살 이하의 어린아이는 모두 죽여라.’ 동방박사에게 메시아가 태어난 곳을 알려 주시면 나도 가서 경배하겠소.’라고 했던 말과는 전혀 다른 결정을 내렸습니다. 헤로데의 결정으로 예루살렘에는 아이를 잃은 부모님들의 통곡소리가 가득했습니다. 이제 막 아이를 출산한 마리아와 아기 예수는 요셉과 함께 이집트로 피난을 떠났습니다. 마태오는 이런 일들이 성경에 예언된 사건이라고 하지만 어쩌면 그것은 사후약방문이었을지 모릅니다. 만일 헤로데가 2살 이하의 어린아이를 모두 왕궁으로 초대했으면 어땠을까요? 그래서 성대한 잔치를 열어주었으면 어땠을까요? 그러면 마태오 복음사가는 또 다른 성경 말씀을 인용해서 하느님의 구원이 시작되었다고 했을지 모릅니다.

 

지난 1029일에 158명이 숨지는 참사가 있었습니다. 사고의 책임자를 찾아서 문책하는 것도 참사의 수습방법입니다. 다시는 그런 참사가 생기지 않도록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을 세우는 것도 참사의 수습방법입니다. 특별수사본부가 엄정하게 수사를 하는 것도 참사의 수습방법입니다. 국회에서 국정조사를 통해서 진상을 밝히는 것도 참사의 수습방법입니다. 사랑하는 가족을 가슴에 품고 하늘나라로 떠나보내야 했던 유족들의 아픔 마음과 함께 하면 좋겠습니다. 그분들의 슬픔을 위로하면 좋겠습니다. 참사의 책임규명과 진상규명도 중요하지만 그것이 사랑하는 가족을 잃어버린 유족들의 슬픔을 대신하지는 못하기 때문입니다. 함께 아파하고, 함께 공감하고, 함께 위로하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언젠가 역사는 그날의 사건을 기억하며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그날의 아픔을 우리는 함께 공감했다. 비록 슬픔이 컸지만 우리는 하나가 될 수 있었다.’

 

어떤 분이 고통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하였습니다. “고통은 우리의 몸을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아이가 뜨거운 것을 못 느낀다면, 아이가 추위를 못 느낀다면, 아이가 숨을 쉴 수 없는 고통을 느끼지 못한다면 아이는 어른으로 성장하기 전에 신체장애를 얻을 것입니다. 고통은 경험을 통해서 우리의 몸을 위험으로부터 피하게 만들어 줍니다. 고통은 소중함을 알게 합니다. 어머니는 아버지보다 자녀들을 더욱 소중하게 여깁니다. 이는 출산의 고통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작가에게는 자신의 쓴 작품들이 무척 소중할 것입니다. 그런 작품을 쓰기 위해서 수많은 날을 고민하고 갈등했기 때문입니다.” 고통은 공동체를 어둠에서 빛으로 이끌어주는 힘이 있습니다. 소방공무원이 위험을 무릅쓰고 불길 속으로 들어가는 것은 생명을 구하기 위해서입니다. 이태석 신부님께서 저 멀리 아프리카에 가서 모든 것을 내어 주고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것도 사람을 위한 것입니다.

 

성탄의 기쁨은 인생이 기쁨과 즐거움만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아닙니다. 성탄의 기쁨은 가난한 모습으로 오신 예수님을 생각하는 것입니다. 성탄의 기쁨은 어둠을 밝히는 빛으로 오신 예수님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성탄의 기쁨은 십자가와 부활로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신 예수님을 따르는 것입니다. 슬픔과 고통이 없는 인생은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슬픔과 고통 속에서 하느님의 뜻과 하느님의 영광을 찾는 것입니다. 기쁨과 즐거움이 인생의 전부도 아닙니다. 그 안에서 드러나는 하느님의 은총과 하느님의 축복을 감사하게 여기는 마음이 참된 기쁨이요 행복입니다. 예수님의 방법은 철저한 섬김이요, 나눔이었습니다. 권력을 지녔지만 사용하지 않았고, 섬김을 받을 수 있었지만 섬기는 삶을 살았습니다.

 

오늘 독서는 우리 신앙인들이 가야할 길을 잘 말해 주고 있습니다. “우리가 하느님과 친교를 나눈다고 말하면서 어둠 속에서 살아간다면, 우리는 거짓말을 하는 것이고, 진리를 실천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분께서 빛 속에 계신 것처럼 우리도 빛 속에서 살아가면, 우리는 서로 친교를 나누게 되고, 그분의 아드님이신 예수님의 피가 우리를 모든 죄에서 깨끗하게 해 줍니다.”

 

주님!

세상을 떠난 무고한 사람, 억울한 사람들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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