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주님 공현 대축일 전 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3-01-03 조회수991 추천수7 반대(0)
매주 가톨릭평화신문을 읽는 것은 마치 밭에 묻혀있는 보물을 찾는 것 같은 기쁨입니다. 오늘은 지난 1225일자 신문에서 읽은 지면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먼저 이호자 수녀님의 글을 나누고 싶습니다. “현대 신앙인에게 3가지 기적이 있다고 합니다. 한 가지는 기도하지 않고 성서를 읽지 않으면서도 신앙생활을 하는 것이고, 또 한 가지는 선교를 하지 않고도 신앙생활을 한다는 것입니다. 마지막 한 가지는 위 두 가지를 다 하지 않으면서도 자신은 꽤 괜찮은 신자라고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오늘 독서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그분께서는 죄를 없애시려고 나타나셨던 것입니다. 그분 안에는 죄가 없습니다. 그분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아무도 죄를 짓지 않습니다. 죄를 짓는 자는 모두 그분을 뵙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한 자입니다.” 우리가 죄를 지으면서도 뉘우치지 않고, 죄를 지었으면서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면 맛을 잃어버린 소금처럼 쓸모없는 신앙인이 될 것입니다. 2023년 새해에는 신앙인의 맛과 멋이 드러나는 삶이 되면 좋겠습니다.

 

다른 하나는 안희숙 엘리사벳 자매님께서 한국으로 성지순례를 다녀와서 느낀 감동을 나누고 싶습니다. “고국에 신앙이 전해진지 200년의 시간, 하느님을 가슴에 품어 안고 말없이 죽어간 순교자들! 100년의 길었던 박해 동안 피를 뿌려 흘린, 흘러 적신 이 강산 골짜기 구석구석 돌아보니 어느 한 곳 예외 없이 그들의 힘겨운 발차취가 남겨져 있고 피로 증거한 삶의 터에 교회라는 신앙의 두 글자 남아 하느님의 이름을 목 놓아 부르게 합니다. 죽어가면서도 절절히 부르던 예수, 마리아! 그 모습 선연하고 지금도 귓가에 들리는 듯합니다. 사람 존재의 목적이 하느님을 알아 공경하고 자기 영혼을 구하기 위함이라고 그들은 자기 존재 목적을 어찌 그리 명백히 알았을까요?

 

안 믿는다는 말 한마디면 족했을 텐데, 양반뿐 아니라 천민, 노비, 상인들의 비천한 신분으로도 하나뿐인 목숨을 신앙이랑 바꾸길 두려워하지 않았던 그들입니다. 한지에 물 묻혀 얼굴에 덮어 씌워 질식해 죽어가고, 태형에 아사형, 산 목숨을 굴비 엮듯 엮어 물에 수장하고, 하천 모래구덩이에 선 채로 생매장, 숨져가면서도 아니 두 다리 붙잡혀서 도리개질, 태질을 당해도, 높은 곳에 목 잘려 참수를 당해도, 살아 못 섬길 천주를 죽음으로 섬긴 분들입니다. 임금께 받은 하해지택을 대역죄인, 능지처참으로 바꾼 황사영, 27세 젊은 목숨 천주께 바치고 그 아내 정난주 마리아가 걷던 긴 귀향길, 추자도에 떨군 갓난아기, 어미의 가슴에 박히운 대못은 몇 자 였을까요?

 

또 최양업 신부의 모친, 이성례가 겪던 아픔은요? 가슴에 깊이 파고들어 처절한 슬픔마저 느낍니다. 어찌 한 마디의 말, 느낌으로 다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 ‘천사가 금자를 가지고 우리 발자국을 재고 있습니다. 형제여, 힘을 내십시다.’라고 했던 최경환 성인이 있습니다. 그저 침묵할 뿐입니다. 그분이 손잡아 주시고 함께 해 주신 길, 제 신앙의 뿌리, 제게 전해진 신앙의 향기가 얼마나 진한 핏빛 내음인지 마음으로부터 아려오던 날들이었습니다. 인생은 만남이라지요, 만남은 은총이라고요. 제가 만난 하느님, 은총 중의 은총, 금총입니다. 순교자들의 삶의 터, 치명지, 무덤 앞에서 마음 안으로 숨어들던 생각들, 내 삶은 하느님을 살고 있는가?” 저도 성지순례를 많이 다녔지만 이렇게 진한 감동을 느낀 적이 별로 없었습니다.

 

2023년에는 신앙의 선조들이 순교로 지켜온 신앙을 우리들 땀과 노력으로 이어가는 한 해가 되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에서 세례자 요한이 주님을 증언했던 것처럼 우리들 또한 주님을 증언하면 좋겠습니다. “과연 나는 보았다. 그래서 저분이 하느님의 아드님이시라고 내가 증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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