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주님 공현 대축일 전 토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3-01-06 조회수963 추천수9 반대(0)

우드사이드 성당의 신부님이 성탄판공성사를 준비하느라 수고하신 신부님들을 위해서 맛있는 저녁식사를 준비했습니다. 9명의 신부님들을 초대했는데 6명만 왔습니다. 한분은 몸이 좋지 않아서 못 왔고, 한분은 장례가 생겨서 못 왔고, 한분은 온다고 했는데 그만 시간을 착각해서 못 왔습니다. 덕분에 6명이 9명이 먹을 음식을 맛나게 먹었습니다. 식사를 하면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하늘나라는 혼인잔치에 초대받은 사람들과 같다.’는 비유가 생각났습니다. 하늘나라의 잔치에 초대받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어떤 사람은 친구와의 약속 때문에 못 왔습니다. 어떤 사람은 사업 때문에 못 왔습니다. 어떤 사람은 또 다른 잔치에 가려고 못 왔습니다. 혼인잔치의 주인은 길가에 나가서 아무나 데려오라고 했습니다. 얼떨결에 하늘나라의 잔치에 초대받은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이번 모임은 단순히 식사초대였지만 저 역시도 하느님께서 저를 초대하는 자리를 외면한 적이 있었습니다. 가장 가난한 이들의 모습으로, 가장 굶주린 이들의 모습으로, 가장 헐벗은 이들의 모습으로 주님께서는 저를 초대하셨는데 외면한 적이 많았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런 비유도 말씀하셨습니다. 아버지가 두 아들에게 밭에 가서 일을 하라고 했습니다. 큰 아들은 안 간다고 했지만 마음을 바꾸어서 밭에 나가 일을 했습니다. 둘째 아들은 간다고 했지만 마음이 바뀌어서 밭에 나가지 않았습니다. 아버지의 마음에 드는 아들은 결국 밭에 나가서 일을 했던 큰 아들이었습니다. 부르클린 한인성당은 주님의 성탄을 기쁘게 맞이하기 위해서 지난 1년 동안 가톨릭평화신문에 연재되었던 파우스타 수녀님의 교리여행 문제를 공부하였습니다. 저도 매주 문제를 풀면서 즐거운 교리여행을 했습니다. 350문제를 나누어 주었고, 1211일에 교리경시대회를 하였습니다. 말로는 공부를 못했다고 했는데 교리경시대회에 참가했던 분들은 모두 문제를 잘 풀었습니다. 100점을 맞은 분이 7명이나 되었습니다. 교리경시대회에 참가한 모든 분들은 주님의 성탄을 잘 준비했다고 생각합니다. 동방박사들은 황금, 유향, 몰약을 준비했지만 부르클린 교우들은 교리시험 문제지를 성탄선물로 준비했습니다.

 

신앙은 그리고 종교는 을 꾸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사랑하셔서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신다는 꿈입니다. 그 꿈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이루어진다는 이야기입니다. 그 꿈은 나는 그분의 신발 끈을 풀 자격조차 없습니다.”라고 고백하는 세례자 요한의 겸손함에서 시작됩니다. 그 꿈은 세상의 모든 권한을 가지신 분께서 기꺼이 무릎을 꿇고 세례를 받는 겸손함에서 시작됩니다. ''을 늘려서 발음하면 '마알'이 됩니다. 이를 풀이하면 '마음의 알갱이'란 뜻이 됩니다. 말은 마음의 알갱이에서 나옵니다. 말이란 마음을 쓰는 것입니다. 그래서 말을 곱게 쓰는 사람은 마음을 곱게 쓰는 사람입니다. 반대로 말을 험하게 쓰는 사람은 마음을 험하게 쓰는 사람입니다. 말에는 세상을 창조할 수 있는 마음의 힘이 들어 있습니다. 새해에는 말씀을 통해서 위로를 받고, 말씀으로 희망을 주는 삶을 살아야 하겠습니다.

 

오늘 말씀을 묵상하면서 떠오르는 기억이 있습니다. 본당에 있을 때입니다. 수능을 마친 학생의 어머니가 추천서를 써달라고 하였습니다. 미사를 마치고 모임이 있었지만 한 학생의 앞날이 결정될 수 있기에 학생이 오기를 기다렸습니다. 학생이 추천서를 가지고 왔고, 기쁜 마음으로 추천서를 작성해서 주었습니다. 그런데 다음날 새벽에 학생의 어머니가 전화를 하였습니다. 아이가 전공과목을 바꾸고 싶어 한다고 합니다. 그러니 추천서를 새로 작성해 줄 수 없는지 부탁을 하였습니다. 역시 학생의 앞날에 중요한 일이기에 오시라고 해서 추천서를 다시 만들어 주었습니다. 어머니의 힘은 역시 강한 것 같습니다. 저의 어머니께서도 가끔 제게 부탁을 하셨습니다. 대녀의 친구의 딸이 혼인을 하는데 혼배 주례를 해 줄 수 없느냐는 전화를 하셨습니다. 아마 다른 분들의 부탁이라면 거절 했을 것입니다. 다른 분들은 차마 그런 부탁을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어머니는 용감(?)하신지, 저를 너무나 믿는 것인지 가끔 그런 부탁을 하시곤 합니다. 같은 레지오 단원이 다치셔서 의정부 성모병원에[ 입원했다고 하시면서 병자성사를 부탁하시기도 하셨습니다. 역시 어머니의 부탁인지라 거절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낳아주시고, 길러주시고, 어린 시절 모든 것들을 해결해 주신 어머니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습니다. 어쩌면 어머니는 제게 누군가를 도와 줄 수 있는 기회를 주시는 것 같습니다.

 

예수님의 어머니가 예수님께 포도주가 없구나.’하였다. 이렇게 예수님께서는 처음으로 갈릴래아 카나에서 표징을 일으키시어, 당신의 영광을 드러내셨다. 그리하여 제자들은 예수님을 믿게 되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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