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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 영근 신부님의 복음 묵상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3-01-07 조회수411 추천수2 반대(0) 신고

230107. 주님 공현 대축일 전 토요일.

 

“포도주가 없구나.”(요한 2,3) 

오늘 복음에는 참으로 풍부한 의미들이 담겨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내일 “주님공현대축일”일을 앞두고, 아기가 결정적으로 구세주로 드러나는 “때”를 드러냅니다. 그러니 오늘 <복음>의 핵심적인 단어는 “때”, 곧 “그리스도의 때”라 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등장하는 “때”는 혼인잔치가 벌어진 날입니다. 곧 “사흘째 되는 날”(요한 2,1)입니다. “사흘째 되는 날”(요한 2,1), 이 날은 시나이 계약과 연결됩니다. 곧 주님께서 모세에게 “셋째 날에 온 백성이 보는 앞에서 주님이 시나이 산에 내릴 것이다.”(탈출 19,11)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렇게 하느님의 영광이 시나이산에서 드러났듯이, 카나의 혼인잔치에서도 ‘예수님의 영광이 드러나는 때’임을 알려줍니다. 동시에, 이 날은 예수님이 돌아가시고 “사흘”만에 일어나시어 당신의 영광을 드러내신 사건을 가리킵니다.
 
또한, 이날은 세례자 요한이 증언한 날로부터는 일곱째 되는 날로서, ‘새 창조’의 날입니다. <요한복음>은 “첫 번째 표징”을 통해, 예수님의 공생활의 시작을 바로 새로운 인류의 출현으로 알려줍니다.

<두 번째> 등장하는 “때”에 대한 암시는 마리아께서 알아채신 “포도주가 다 떨어진 때”(요한 2,3)입니다. 곧 옛 계약이 의미를 상실했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곧 새 포도주, 곧 새 사랑이 필요해졌고, ‘새 계약의 때’가 다가왔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그래서 마리아께서는 포도주가 다 떨어진 바로 이 사실에서 “그리스도의 때”가 왔음을 보았던 것입니다.
 
이는 동시에, 혼인잔치 집에 놓여 있었던, “유다인의 정결례에 쓰는 돌로 된 물독 여섯 개”(요한 2,6)가 암시해주는 “때”이기도 합니다. ‘여섯 개의 돌 항아리’는 가혹하고 엄격한 율법주의의 경직성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곧 하느님과의 맺는 관계에 사랑이 결핍되어 있음을 나타냅니다. ‘돌 항아리’는 결핍을 나타내는 숫자인 ‘여섯 개’ 이며, 모두 비어 있어서 더 이상 줄 것을 가지고 있지 못합니다. 결국, 결정적으로 십자가에 매달려있는 ‘일곱 번째의 항아리’에서 새 포도주가 흘러나와 온 세상을 적셔줄 “때”를 향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 등장하는 “때”는 바로 예수님께서 직접 밝히시는 ‘당신의 때’ 입니다. 곧 예수님께서는 “아직 저의 때가 오지 않았습니다.”(요한 2,4)라고 말씀하시면서, “예수님 자신의 때”가 있음을 분명하게 밝히십니다. 이는 당신께서는 아버지 하느님께서 정하신 때에 일을 하시겠다는 말씀입니다. 곧 예수님께서는 인간의 욕구에 의해서 활동하시는 것이 아니라, 오직 하느님의 뜻대로 활동하신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마지막으로 등장하는 <네 번째>의 “때”는 과방장이 포도주가 된 물을 맛보고서 이 “좋은 포도주를 이제까지 보관하고 계셨군요.”(요한 2,10)라고 선포한 “때”입니다. 그러나 이 혼인잔치에서는 과방장이 단지 포도주의 맛을 보았을 뿐, 그 누구도 아직은 포도주를 마시지는 않았습니다. 단지 “제자들은 예수님을 믿게 되었습니다.”(요한 2,11).
 
결국, 카나에서 드러내신 이 표징은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을 통해 모든 이에게 드러나게 될 ‘예수님의 영광’을 미리 밝혀줍니다. 과연, 이제 우리가 새 포도주를 마셔야 할 때입니다. 예수님으로 말미암아 하느님과 함께 혼인잔치를 거행할 때가 도래한 것입니다. 우리는 곧 “성찬례”에서 이 은혜로운 ‘사랑의 포도주, 새 계약의 포도주’를 마시게 될 것입니다. 이 얼마나 놀랍고 거룩한 일인지요! 아멘.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포도주가 없구나.”(요한 2,3)

주님!
새 포도주가 필요합니다.
제 안에 당신 사랑이 필요합니다.
당신 사랑에 취하게 하소서.

당신이 나의 님, 나의 신랑인 까닭입니다.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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