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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2 주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3-01-14 조회수793 추천수3 반대(0)

예전에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이라는 노래가 있었습니다. ‘단군 할아버지가 이 땅에 터를 닦으시고라며 시작하는 노래입니다. 그냥은 외우기 힘든 것도 곡조를 붙이면 외우기가 수월한 경우가 있습니다. 학생 때 조선의 왕 이름도 그렇게 외웠고, 어려운 원소기호도 그렇게 외웠습니다. 100명의 위인 중에는 왕이 많았고, 장군도 많았습니다. 학자와 선비도 있었고, 스님도 있었습니다. 예술가도 있었습니다. 안중근은 애국, 이완용은 매국이라는 노래 가사도 있었습니다. 목화씨를 들여온 문익점도 있었습니다. 제게 가장 인상적인 이름은 순교 김대건입니다. 노래 가사를 만든 사람이 천주교 신자인지는 모르겠지만 작사가에게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은 대한민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 중에 한 명이었습니다. 한류의 바람을 타고 최근에는 예술 분야에서 한국을 빛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으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았습니다. BTS는 춤과 노래로 감동의 무대를 만들고 있습니다. 한국의 스마트폰과 자동차는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한국교회를 빛낸 신앙인들이 있습니다. 1784년 북경에서 세례를 받아 최초의 천주교인이 되었던 이승훈 베드로가 있습니다. 103위 순교 성인과 124위 복자가 있습니다. 머나먼 땅에서 사목을 하다가 순교했던 파리외방전교회의 사제들이 있습니다. 신앙 때문에 모든 것을 버렸던 이름 모를 순교자들이 있습니다.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뭉클한 신앙인들이 있습니다. 한국인 첫 사제 순교자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땀의 순교자 최양업 신부님이 있습니다. 사제를 영입하기 위해서 얼어붙은 압록강을 건넜던 정하상 바오로, 여성 전교회장 강완숙 골롬바가 있습니다. 어린 아기와 생이별을 하며 관노로 제주도에서 살았던 정난주 마리아가 있습니다. 얻어먹을 것만 있어도 하느님의 은총이라며 꽃동네를 일구어 가난한 이, 병든 이들의 쉼터를 만들었던 오웅진 요한 신부님이 있습니다. 아프리카 수단에서 참된 사제의 길을 보여주었던 이태석 요한 신부이 있습니다. 어두운 밤하늘은 별들이 있기에 아름다운 것처럼 아름다운 참 신앙인들이 있기에 교회도 아름다운 것입니다.

 

신앙의 출발은 눈으로 보는 것에서 시작하지 않습니다. 신앙은 마음으로 보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이사야 예언자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민족들의 빛이 될 것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눈으로 보는 것으로는 도저히 가능하지 않는 현실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나라를 잃어버렸고, 앗시라아로, 바빌로니아로 유배를 갔기 때문입니다. 눈에 보이는 것은 참담한 현실입니다. 사람들의 멸시와 조롱이 있기 때문입니다. 가난과 굶주림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사야 예언자는 희망의 눈으로 보았고, 언젠가 이루어질 하느님나라를 선포한 것입니다. 세례자 요한도 신앙의 눈으로 하느님의 어린양을 볼 수 있었습니다. 헤로데, 바리사이파 사람, 율법학자들은 결코 알아보지 못하였습니다. 그들은 권력, 명예, 재물, 욕망의 눈으로 세상을 보기 때문입니다. 세례자 요한이 권력의 눈으로 예수님을 보았다면 경쟁자로 여겼을 것입니다. 욕망의 눈으로 예수님을 보았다면 예수님의 허물과 단점이 보였을 것입니다. 그분의 신분, 학력, 직책이 먼저 보였을 것입니다. 하지만 세례자 요한은 신앙의 눈으로 예수님을 보았고, 하느님의 아드님이 성령과 함께 하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 역시도 세상의 기준으로 볼 때가 많았습니다. 성공, 성장, 물질, 자본주의라는 안경을 쓰고 세상을 보기 때문에 하느님께서 보여 주시는 믿음, 희망, 사랑의 세상을 제대로 보지 못하였습니다. 절망 속에서 피는 희망의 꽃을 보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편견과 아집으로 사람을 판단하고, 비난하곤 하였습니다. 오늘 우리는 바오로 사도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바오로 사도도 명예, 권력의 눈으로 세상을 보았습니다. 예수님께서 보여주셨던 하느님나라는 기존의 질서와 권위를 무시하는 위험한 집단으로 생각하였습니다. 그래서 잡아 가두어야했고, 퍼져나가는 것을 막아야 했고, 없애버리려고 하였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다마스쿠스로 가는 길에서 새로운 눈을 뜨게 되었습니다. 바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보이는 영원한 생명, 하느님 나라입니다. 그리고 이제 바오로 사도는 전혀 새로운 사람이 되어서 복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우리들도 매 미사 때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주님이라고 고백합니다. 이제 우리는 우리의 고백을 우리의 삶과 우리의 행동으로 보여 주었으면 합니다. 우리 모두가 하느님의 어린양이신 예수님의 사랑과 예수님의 마음을 비추는 거울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모습을 보고, 우리의 삶을 보고 세상 사람들이 지친 삶의 일상에서 위로를 얻고 희망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들의 삶과 신앙이 언젠가 교회를 빛낸 위인이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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