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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3주간 수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3-01-17 조회수866 추천수6 반대(0)

연중 제2주간 수요일

 

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18살에 억울하게 32년 동안 감옥에서 지낸 흑인청년 보젤라의 이야기를 읽었습니다. 보젤라가 사는 동네에 할머니가 잔혹하게 죽었습니다. 경찰은 두 사람의 증언을 토대로 보젤라를 유력한 용의자로 체포했습니다. 보젤라는 자신은 죄가 없다고 항변했지만 재판에서 유죄가 선고되었고 그렇게 감옥에 갇혔습니다. 나중에 할머니의 집에서 다른 사람의 지문이 나왔지만 그것도 보젤라를 감옥에서 나오게 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렇게 32년을 지낼 무렵 무죄한 사람들을 도와주는 단체에서 보젤라를 위해서 변호사를 선임했고 재심 끝에 보젤라는 50세가 되는 해에 무죄를 선고받고 감옥에서 나올 수 있었습니다. 32년 동안 죄를 인정하면 감형해 주겠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지만 한 번도 죄를 인정한 적이 없었다고 합니다. 자신은 죄를 짓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보젤라에게 감옥에 있던 32년은 고통의 시간만은 아니었습니다. 보젤라는 감옥에서 열심히 공부했고 학사학위와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동료 죄수를 면회 왔던 여인을 알게 되어 감옥에서 결혼도 했습니다. 감옥에서 나온 보젤라는 언젠가 나올 줄은 알았지만 너무 긴 시간이었다고 감회를 밝혔습니다. 그리고 남은 시간 억울한 사람들을 도와주는 일을 하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불의와 거짓이 보젤라를 감옥에 가둘 수는 있었지만 보젤라의 정신과 영혼까지 감옥에 가둘 수는 없었습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넬슨 만델라 대통령도 감옥에서 27년을 보냈다고 합니다. 감옥이 만델라의 몸을 가둘 수는 있었지만 만델라의 정신과 영혼은 가둘 수 없었습니다. 만델라는 긴 감옥에서의 시간을 독서와 명상의 시간으로 보냈습니다. 대통령이 된 만델라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흑인과 백인의 인종 갈등을 치유하는 진실과 화해 위원회를 만들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도 사형선고를 받았고, 오랜 시간 감옥에 갇혀 있었습니다. 죽을 고비도 몇 차례 넘겼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은 감옥에서 많은 책을 읽었고, 언어를 공부했습니다. 준비된 대통령이라는 표어로 대통령에 당선된 김대중 대통령은 ‘IMF'의 국가부도 위기를 국민들과 함께 잘 극복하였습니다. 불의한 정권이 김대중 대통령을 감옥에 가둘 수는 있었지만 그의 정신과 영혼은 가둘 수 없었습니다. 구약성서는 우리에게 요셉의 이야기를 전해 줍니다. 요셉은 형들의 시기와 질투로 억울하게 이집트로 팔려갔습니다. 요셉은 이집트에서 무고하게 모함을 받아 감옥에 갇혔습니다. 비록 몸은 감옥에 갇혔지만 요셉의 정신과 마음은 자유로웠습니다. 요셉은 파라오의 꿈을 정확하게 해몽하였고, 이집트의 총리가 될 수 있었습니다. 요셉은 자신을 팔아넘긴 형제들을 용서하였고, 가족들이 가뭄을 피해서 이집트에서 지낼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손이 오그라든 사람을 고쳐주셨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기적을 베푸시는 자리에는 마음이 오그라든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비록 그들의 손은 멀쩡했지만 그들의 마음을 오그라드는 것을 넘어 쪼그라들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보여 주시는 표징을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오그라든 손으로 평생 고통을 겪어야 했던 사람의 아픔을 보듬어 주지 않았습니다. 안식일에 선을 행한 예수님을 죽이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마음이 오그라들었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며 절망하는 사람은 비록 몸은 넓은 세상에 있어도 그 정신과 영혼은 감옥에 갇혀있는 것입니다. 이웃의 성공을 시기하고 질투하는 사람은 비록 몸은 넓은 세상에 있어도 그 정신과 영혼은 감옥에 갇혀있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의 몸을 가두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 너희의 영혼을 죽음으로 내모는 것을 두려워하여라.” 저 자신은 보젤라처럼, 넬슨 만델라 대통령처럼, 김대중 대통령처럼 억울한 일을 당하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큰 어려움 없이 지금까지 넓은 세상에서 잘 지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의 정신과 영혼은 때로 오그라들었고, 쪼그라들었던 적이 많습니다. 시기와 질투가 있었고, 허영과 교만이 있었습니다. 그런 것들이 저의 정신과 영혼을 쪼그라들게 했습니다.

 

안식일은 규정과 율법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 저는 안식일은 내가 있는 삶의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억울하게 감옥에 갇혀있을 수 있습니다. 그곳이 삶의 자리입니다. 편하게 자유로운 세상에서 지낼 수 있습니다. 그곳이 삶의 자리입니다. 비록 몸은 삶의 자리에서 고단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정신과 영혼은 삶의 자리에서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자유로운 정신과 영혼은 어떤 삶의 자리에서도 지치지 않고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 헌신할 수 있습니다. 오늘 내가 있는 삶의 자리에서 하느님의 영광을 찬미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안식일에 좋은 일을 하는 것이 합당하냐? 남을 해치는 일을 하는 것이 합당하냐? 목숨을 구하는 것이 합당하냐? 죽이는 것이 합당하냐?”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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