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3주일(설날)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3-01-21 조회수663 추천수6 반대(0)

지난 1231일 퀸즈한인 성당에서 송년미사를 함께 했습니다. 2019년에 뉴욕에 왔으니 어느덧 4번째 송년미사를 같이 했습니다. 미사를 마치면서 2022년에 있었던 본당의 행사들을 영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의 여진이 아직 남아있지만 본당은 예전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었습니다. 신문사가 성당 옆에 있기도 하지만, 본당 신부님이 배려해 주어서 가족처럼 지내고 있습니다. 성당에 손님 신부님들이 많이 오시면 신문사로 모시기도 했고, 신문사에 손님 신부님들이 많이 오시면 제가 성당으로 가서 자기도 했습니다. 미사를 마치면서 예전처럼 고향의봄을 함께 불렀습니다. 고향 땅을 떠나서 미국에 정착한 이민자들의 사연은 다들 다를 것입니다. 눈물 젖은 빵을 먹기도 했고, 차별과 무시를 당하기도 했고,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져야 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을 것입니다. 그러기에 고향의 봄을 부르는 감회는 모두에게 진한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저도 3년 전 코로나가 한참 기승을 부릴 때 어머니가 한국에서 선종하였습니다. 안타깝게도 미국에서 어머니를 위해 미사를 봉헌해야 했습니다.

 

오늘 설날을 지내면서 고향의 봄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울긋불긋 꽃 대궐 차리인 동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꽃동네 새 동네 나의 옛 고향/ 파란 들 남쪽에서 바람이 불면/ 냇가에 수양버들 춤추는 동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어려서 고향 땅을 떠나 서울에서 살았지만 제가 태어난 고향 선산을 갈 때가 있습니다. 지금도 80순이 되어가는 고향 큰 형님이 선산을 돌보며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집 앞에는 개울이 흐르고, 집 뒤에는 산이 있습니다. 개울이 내려가는 끝에는 저수지가 있습니다. 5대조 할아버지는 박해를 피해서 산 속 깊은 곳으로 들어갔다고 합니다. 김제, 정읍, 전주로 가는 길목에 있는 곳이라서 포졸이 오면 도망가기 쉬웠다고 합니다. 집 앞 마당에는 감나무가 있었습니다. 32년 전 사제서품 받고 첫 미사를 봉헌했습니다. 고향 어르신들이 모두 오셔서 미사에 참례했습니다. 오늘 설날을 지내면서 선산이 있는 고향, 제가 태어난 고향 땅이 그립습니다. 언제고 시간이 허락되면 고향 땅 선산에 가서 친지들과 함께 미사를 봉헌하고, 돌아가신 부모님과 친지들을 위해서 연도를 바치려 합니다.

 

낮선 땅에서 서글픈 노래를 불렀던 민족이 있습니다. 시편 137편은 그들의 심정을 이렇게 노래합니다. “바빌론 강기슭 거기에 앉아 시온을 생각하며 우네./ 거기 버드나무에 우리 비파를 걸었네./ 우리를 포로로 잡아간 자들이 노래를 부르라, 우리의 압제자들이 흥을 돋우라 하는구나./ , 시온의 노래를 한 가락 우리에게 불러 보아라./ 우리 어찌 주님의 노래를 남의 나라 땅에서 부를 수 있으랴?/ 예루살렘아, 내가 만일 너를 잊는다면 내 오른손이 말라 버리리라./ 내가 만일 너를 생각 않는다면 내가 만일 예루살렘을 내 가장 큰 기쁨 위에 두지 않는다면 내 혀가 입천장에 붙어 버리리라./ 주님, 에돔의 자손들을 거슬러 예루살렘의 그날을 생각하소서. 저들은 말하였습니다. 허물어라, 허물어라, 그 밑바닥까지!/ 바빌론아, 너 파괴자야! 행복하여라, 네가 우리에게 행한 대로 너에게 되갚는 이!/ 행복하여라, 네 어린것들을 붙잡아 바위에다 메어치는 이!” 저는 이 시편을 성경보다 먼저 보니엠이라는 보컬 그룹의 노래를 통해서 들었습니다. 멜로디는 경쾌했지만 나중에 내용을 알았을 때는 이스라엘의 슬픈 역사가 있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들의 아픔과 슬픔을 아셨고, 다시금 고향 땅으로 갈 수 있도록 이끌어 주셨습니다.

 

설날에 우리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인사합니다. 세상 사람들이 생각하는 복은 어떤 것일까요? 건강입니다. 몸이 아프면 산해진미가 있어도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몸이 아프면 재물이 많아도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다음은 재물입니다. 재물은 우리를 풍족하게 해 주기 때문입니다. 그 다음은 친구입니다. 건강해도, 재물이 많아도 마음을 나눌 친구가 없다면 허전하기 마련입니다. 건강, 재물, 친구가 모두 채워진다면 이 많은 사람입니다. 설날입니다. 세상 사람들이 바라는 복을 듬뿍 받으시기 바랍니다. 신앙인들은 또 다른 복을 받으면 좋겠습니다. 신앙인들이 받아야 하는 복은 어떤 것일까요? 친절하게도 예수님께서는 산상수훈에서 우리 신앙인들이 받을 복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참된 행복이라고 합니다. 어떤 사람에게 그런 복이 주어질까요? 마음이 가난한 사람입니다. 자비를 베푸는 사람입니다. 온유한 사람입니다. 평화를 위해 헌신하는 사람입니다. 옳은 일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입니다. 복음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하느님의 자녀가 될 것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갈 것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영원한 생명을 얻을 것입니다. 2023년 설날입니다. 주님께서 주시는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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