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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 바오로 사도의 회심 축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3-01-24 조회수817 추천수7 반대(0)

신부님들과 함께 성지순례를 하면서 좋은 점이 있었습니다. 하나는 성지에서 기도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머물렀던 ‘Notre Dame of Jerusalem Center’는 주님의 무덤 성당에서 가까웠습니다. 매일 새벽 성지에서 조배하고 미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막달라 여자 마리아가 주님의 무덤을 찾아갔던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이른 아침에 주님의 무덤 성당으로 찾아갔습니다. 오며 가며 만나는 사람들의 눈빛은 경건함과 진실함으로 빛이 났습니다. 베드로와 요한이 주님의 빈 무덤을 향해서 달려갔던 것처럼 신부님들과 함께 무덤성당을 방문했습니다. 다른 하나는 순례의 여정 중에 신부님들과 대화하는 것입니다. 일상의 생활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신부님들의 열정과 경건함을 볼 수 있었습니다. 4명이 왔기 때문에 단체로 오면 가기 힘들었을 성지도 방문할 수 있었습니다. 사막의 은수자들이 기도하였던 ‘St. George's Monastery’를 순례하였습니다. 자동차의 바퀴가 4개이기 때문에 자동차는 안전하게 달릴 수 있는 것처럼 함께했던 4명의 신부님들이 모두 주님께로 가려는 마음을 나누었습니다. 순례의 피곤함도 잊을 수 있었습니다.

 

미국에서 사제가 된 신부님이 이런 경험을 나누었습니다. 신학생 때 교구장님과 대화할 시간이 있었다고 합니다. 한 신학생이 교구장님께 이렇게 질문했다고 합니다. “주교님, 신학교의 규칙을 완화하면 더 많은 신학생들이 사제가 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되면 주교님께서도 좋지 않겠습니까?” 그러자 교구장님이 이렇게 말하였다고 합니다. “10사람의 불성실한 사제는 교회를 병들게 합니다. 10사람의 교만한 사제는 공동체에 깊은 상처를 줍니다. 10사람의 욕심 많은 사제는 교회를 분열시킵니다. 예수님께서는 바리사이와 율법학자들의 불성실과 교만 그리고 욕심을 비난하셨습니다. 제자들에게도 그들의 가르침은 따르지만 그들의 행동은 본 받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한 사람의 성실한 사제는 교회를 성장시킵니다. 한 사람의 겸손한 사제는 공동체에 큰 위로를 줍니다. 한 사람의 청빈한 사제는 교회를 그리스도와 일치하게 합니다.” 그러자 신학생은 규칙을 잘 지키는 신학생이 되었다고 합니다. 기업에서도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여러 상품이 아닙니다.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특정한 상품이 매출을 선도합니다.

 

지난 1231일에 선종하신 베네딕토 16세 교황님도 이러게 이야기 하였습니다. “교회의 진정한 문제는 신자 수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인들의 신앙이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의 신앙이 사라지고 있기에 위기가 생기고, 기도와 전례에 대한 미지근한 태도가 나타나며, 선교를 등한시합니다. 참된 개혁은 토착화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동화되는 것이 아닙니다. 참된 개혁은 내적인 각성, 불타오르는 마음입니다. 가장 우선이 되어야 할 일은 그리스도께 대해 확실히 깨닫고, 믿을 수 있는 것을 선포하는 것입니다. 이는 곧 타협과 무기력과 같은 모든 유혹에 맞서 하느님 말씀의 위대함과 순수성을 유지하고 지속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율법과 계명을 없애려고 온 것이 아니다. 세상 끝날 까지 율법과 계명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하느님께서 거룩하시니 너희도 거룩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신앙생활에 친교는 필요합니다. 그러나 경건함이 없는 친교는 참된 신앙의 길이 아닙니다. 성지순례인지 여행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면 그것은 이미 성지순례가 아닙니다.

 

오늘은 바오로 사도의 회심 축일입니다. 교회가 바오로 사도의 회심 축일을 별도로 지내는 것은, 부활하신 예수님의 발현으로 이루어진 그의 회심이 구원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니기 때문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만난 바오로 사도는 많은 이방인의 눈을 뜨게 하여 그들을 어둠에서 빛으로, 사탄의 세력에서 하느님께 돌아서게 하였습니다. 사도행전은 바오로 사도의 회심을 몇 번에 걸쳐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베드로 사도와 함께 바오로 사도는 초대교회를 이끌었던 사도였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방인을 위한 바오로 사도의 열정과 헌신은 사도행전과 바오로 사도의 서간을 통해서 잘 알 수 있습니다. 돌을 빵으로 만들어 보라는 유혹, 높은 데서 뛰어내려 보라는 유혹, 권력에 대한 유혹은 2000년 전에만 있었던 것이 아닙니다. 자본과 재물에 대한 유혹은 오늘을 사는 신앙인에게도 똑같이 다가옵니다. 세상과 타협하려는 유혹은 오늘을 사는 신앙인에게도 똑같이 다가옵니다. 권력이라는 우상을 섬기려는 유혹은 오늘을 사는 신앙인에게도 똑같이 다가옵니다. 바오로 사도의 회심 축일을 지내면서 내 안에 있는 나태함과 교만을 끊어내면 좋겠습니다. 바오로 사도의 회심 축일을 지내면서 주님께 대한 열정이 뜨겁게 타오르도록 청하면 좋겠습니다.

 

나는 그가 내 이름을 위하여 얼마나 많은 고난을 받아야 하는지 그에게 보여 주겠다.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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