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3주간 금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3-01-26 조회수785 추천수7 반대(0)

후배 신부님 식탁에 멋진 그림이 있었습니다. 자세히 보니 퍼즐을 맞춘 것입니다. 퍼즐은 서로 다른 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퍼즐을 맞출 때는 조심해야 합니다. 1000개의 퍼즐은 각자 서로의 짝이 있습니다. 서로 다른 퍼즐이 조화를 이루려면 다른 점을 버리고, 같은 점을 찾아야 합니다. 이번 성지순례는 4명의 신부님이 함께 했습니다. 서로 다른 4개의 퍼즐이 조화를 이루어서 은총이 가득한 순례가 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4명의 사제는 각기 살아온 삶이 다르고, 성격이 다르고, 생각이 달랐습니다. 그것을 인정하면 퍼즐을 맞출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인정하지 않으면 퍼즐은 엉망이 되어서 조화를 이룰 수 없습니다. 사랑해서 결혼했지만 퍼즐을 맞추지 못해서 헤어지는 부부가 있습니다. 상대방의 부정적인 면만 보면 절대로 퍼즐은 맞출 수 없습니다. 그러나 상대방의 긍정적인을 찾아내면 퍼즐은 쉽게 맞출 수 있습니다. 화목한 부부는 문제가 없어서가 아닙니다. 서로의 긍정적인 면을 찾아냈기 때문입니다.

 

함께 일하는 직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부정적인 면만 찾으려면 얼굴을 보는 것도 고통입니다. 긍정적인 면을 찾아내면 아침 인사가 즐거워집니다. 한 사람은 조직적이고 논리적이기 때문에 문제의 해결책을 잘 찾아냅니다. 영어소통이 자유롭기 때문에 외부에서 오는 서류를 쉽게 이해합니다. 한 사람은 쾌할 하기에 분위기를 밝게 합니다. 취재를 가서도 좋은 기사를 찾아냅니다. 한 사람은 차분하기 때문에 잘못된 부분을 쉽게 찾아냅니다. 서류정리도 늘 깔끔하게 해 놓습니다. 저는 일을 지시하기보다는 맡기는 편입니다. 처음에는 직원들이 힘들어했습니다. 늘 지시를 받아서 일을 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모두가 알아서 자신의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저도 회사 일로 크게 걱정하지 않고, 홀가분하게 홍보를 다니고 있습니다. 팬데믹의 어려움 속에서도 지난 4년간 큰 무리 없이 지낼 수 있었던 것은 부정적인 면이 없어서가 아닙니다. 서로의 긍정적인 면을 찾아냈기 때문입니다.

 

이번 순례의 여정 중에 신부님들의 긍정적인 면을 많이 보았습니다. 한 신부님은 이번 순례가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항공권 예약, 숙소 예약, 렌터카 예약을 모두 하였습니다. 매일 우리가 가야 할 순례 장소도 미리 정해 놓았습니다. 다만 정해진 약속 시간에 조금 늦게 나오는 편이지만 그 시간도 충분히 알기에 묵주기도하면서 기다릴 수 있었습니다. 한 신부님은 간식과 의약품을 잘 챙겼습니다. 무슨 문제가 생기면 신부님께서 조용히 해결 해 주었습니다. 무엇보다 경건한 모습으로 순례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신부님을 보면 우리가 이곳에 왜 왔는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한 신부님은 이번 순례의 총무를 맡았습니다. 순례 중에 사용하는 모든 비용을 정산하였습니다. 모두가 피곤한 중에도 운전을 해 주었습니다. 버스로 이동할 때는 이동 방법도 찾아 주었습니다. 길 찾는 능력이 좋아서 잘 모르는 곳을 갈 때면 신부님을 따라갔습니다. 지난 4년 동안 같이 다니면서 저는 주로 정리와 청소를 하였습니다. 이번 순례에서 크게 할 일은 없었지만 조연으로 함께 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하늘나라는 겨자씨와 같다.”라고 하셨습니다. 순례 중에 겨자씨를 보았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정말 작았습니다. 우리 신앙인들은 현재의 삶을 충실하게 살고 하느님나라에서 영원한 생명을 얻기를 희망합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어떤 퍼즐을 사용해야 들어 잘 맞출 수 있을지 생각해 봅니다. 원망과 불평보다는 감사와 긍정의 마음을 지닐 때 하느님나라의 퍼즐을 맞출 수 있습니다. 위선과 교만보다는 겸손과 봉사의 삶을 사는 사람이 하느님나라의 퍼즐을 맞출 수 있습니다. 시기와 질투보다는 온유와 인내의 삶을 사는 사람이 하느님나라의 퍼즐을 맞출 수 있습니다. 그 시간이 비록 멀고 험할지라도 우리는 모두 하느님나라의 퍼즐을 맞추도록 해야 합니다. 그래서 오늘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뒤로 물러나 멸망할 사람이 아니라, 믿어서 생명을 얻을 사람입니다.” 2023년에는 감사와 긍정으로, 겸손과 봉사로, 온유와 인내로 하느님나라의 퍼즐을 잘 맞추면 좋겠습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겨자씨와 같다. 땅에 뿌릴 때에는 세상의 어떤 씨앗보다도 작다. 그러나 땅에 뿌려지면 자라나서 어떤 풀보다도 커지고 큰 가지들을 뻗어, 하늘의 새들이 그 그늘에 깃들일 수 있게 된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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