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4 주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3-01-28 조회수1,010 추천수13 반대(0)

엠이 부부모임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입니까? 그에 대한 나의 느낌은?’이라는 주제로 나눔을 하였습니다. 함께 했을 때의 기억들을 많이 나누었습니다. 여행을 갔을 때, 식구들과 한 침대에서 누워있을 때, 손자가 태어났을 때와 같이 작고 소소한 것들에서 행복을 느꼈다고 하였습니다. 예전에 행복과 행운의 차이를 읽었습니다. 4잎 클로버는 행운의 상징이라고 합니다. 행운은 쉽게 찾지 못하고, 얻을 수 없습니다. 마치 복권을 사지만 당첨될 확률이 적은 것과 같습니다. 3잎 클로버는 행복의 상징이라고 합니다. 돌아보면 행복은 쉽게 찾을 수 있고, 얻을 수 있습니다. 마치 숨을 쉴 수 있는 공기와 같고, 목마르면 마실 수 있는 물과 같습니다. 저 자신을 돌아보면 행운은 많지 않았습니다. 외모와 체격이 크게 내세울 것이 없습니다. 부유한 집에서 태어나지도 않았습니다. 선천적으로 운동신경이 발달하지도 않았습니다. 예술적인 감각도 별로 없습니다. 디지털 시대에 거의 문맹과 같습니다.

 

그러나 돌아보면 행복은 늘 가까이 있었습니다. 4년 전에 이곳 뉴욕으로 왔는데 다정한 친구처럼 따뜻하게 대해주는 동료사제들이 있습니다. 새해 첫날에는 은경축을 맞이하는 신부님과 이스라엘 성지순례를 갈 수 있었습니다. 주님의 무덤 성당과 부활 성당에서 미사를 봉헌하는 축복도 있었습니다. 매일 새벽에 조배하러 가니 수사님이 배려해 주었습니다. 이 또한 행복입니다. 매주 부르클린 한인 공동체에 가서 미사를 봉헌할 수 있는 기쁨도 있습니다. 처음에는 3달만 도와주려고 했는데 어느덧 3년이 되었습니다. 도움을 주려고 했는데, 지금은 제가 더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팬데믹의 긴 터널을 교우들과 함께 나올 수 있었습니다. 물고기는 물속에 있을 때 자유롭듯이, 사제는 신자들과 함께 어울려 미사를 봉헌할 때가 행복합니다. 언제나 자리를 지켜주는 직원이 있어서 든든합니다. 매주 새로운 지면을 만드는 것은 때로 전쟁과 같습니다. 직원들이 함께 하기에 부족한 제가 잘 지낼 수 있습니다.

 

행복은 무엇인가를 채워서는 얻을 수 없다고 합니다. 우리의 욕망은 마치 바닷물을 마시는 것과 같아서 채우면 채울수록 갈증을 느끼기 마련입니다. 참된 행복은 자신의 존재 이유를 아는 것입니다. 사람은 사람답게 살아야 행복한 것입니다. 사람은 하느님을 닮은 존재입니다. 그러기에 사람은 하느님의 뜻에 따라서 살아야 행복할 수 있습니다. 루가 복음 19장을 보면 예리코로 가는 길에서 예수님께서 세리 자캐오를 만나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세리 자캐오는 돈을 많이 벌었습니다. 그런데도 늘 허전하였고,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어 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자캐오를 무시하였고 돈만 아는 사람이라고 손가락질 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런 자캐오를 부르셨고, 자캐오의 집에서 하루 지내셨습니다. 예수님을 만나서 참된 행복이 무엇인지를 깨달았던 자캐오는 자신의 가진 재물의 반을 어려운 이웃에게 나누어 주겠다고 합니다. 또 자신이 부당하게 이득을 취한 것이 있다면 네 배로 갚아 주겠다고 합니다. 자캐오가 예수님을 만나지 않았다면 아무도 세리 자캐오를 기억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예수님을 만났고, 예수님 때문에 변화되었기 때문에 우리는 자캐오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행복한 사람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은 바로 가난하고 소외되어 있고 불쌍한 이들을 보살펴 주고 도와주며 그들과 하나 되는 사람임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돌보고 그들과 우리의 마음을 함께 나누는 것은 신앙인들이 해야 할 의무이며, 그와 같은 삶은 바로 하느님 나라에로 우리를 초대한다고 하겠습니다. 사도 바오로는 참된 행복을 얻는 것은 지위, 능력, 가문에 있는 것은 아니라고 이야기 합니다. ‘그리스도는 하느님께서 주신 우리의 지혜이십니다. 그분 덕택으로 우리는 하느님과 올바른 관계에 놓이게 되었고, 하느님의 거룩한 백성이 되었고, 해방을 받았습니다. 이것은 하느님께서 하신 일입니다. 그러므로 성서에도 기록되어 있듯이 자랑하려거든 주님을 자랑하십시오.’ 우리는 그리스도를 우리의 신앙을 통해서 무상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이 시대의 자캐오가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참된 행복을 찾아야 합니다. 이제 우리는 참된 행복에 이르는 길을 알게 되었습니다. 길을 가다 우리가 원하는 목적지의 이정표를 보면 안심하고 갈 수 있듯이, 우리들의 이정표인 주님을 바라보며 행복의 길, 하느님을 만나는 길을 충실하게 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행복하여라, 의로움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들! 그들은 흡족해질 것이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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