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 화가 나면 열까지 세어라 / 따뜻한 하루[2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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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윤식 | 작성일2023-02-04 | 조회수410 | 추천수1 | 반대(0) 신고 |
어느 학자에게 술 마시면 금방 흥분하는 골칫덩이 제자가 한 명 있었습니다. 다른 제자들에 비해 현명하고 이해력이 높아 뛰어난 제자였지만 말입니다. 그러나 스승의 가르침을 금세 습득하는 그였지만 술에는 자제를 하지 못해, 술자리서 다른 이와 주먹 다툼이 끊이지 않는 한 가지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고민하던 스승은 어느 날 그 제자를 불러다 나무 상자 하나를 그에게 맡겼습니다. "이 상자 안에는 오래전부터 우리 가문에서 대대로 내려오는 도자기가 들어있다. 너는 내가 누구보다 믿는 수제자이니, 한 달간 도자기 든 상자를 맡기려 한다. 부디 이 기간만이라도 이 상자를 절대 몸에서 떼어둬서는 아니 될 것이다." 한 달 후 다시 도자기를 돌려받는 자리에서 스승은 제자에게 물었습니다. "그 동안 술자리에서의 시비에도 아주 잘 참았던 것 같은데 그 연유는?“ 스승님 가문의 보물을 담은 상자를 잘 보관해온 제자는 조심스레 답했습니다. "품속에 잘 보관했던 보물이 깨질까 두려워 도저히 화를 낼 수 없었습니다." 스승은 제자에게 '참을 인(忍)'을 종이에 크게 써서 주며 말했습니다. "너도 잘 알듯이 여기 칼날 인(刃) 자 밑에 마음 심(心) 자가 놓여있다. 여기 이 글자는 내가 맡겨둔 도자기보다 훨씬 무겁고 날카로운 칼날이다. 그러니 그 칼날이 너를 심하게 찌를 날이 올 것만 같아 내 심히 두렵구나." 그렇게 스승의 깊은 사랑과 진의를 깨달은 그 제자는 이후 언제 어디서나, 그 종이를 늘 몸에 지니고는 술자리라도 경거망동하는 일이 절대 없었답니다. ‘잠언’에 나오는 우리 신앙인이 매사에 꼭 새겨 둘 귀한 말들입니다. ‘화를 잘 내는 자와 사귀지 말고 성 잘 내는 이와 다니지 마라.’(22,24) ‘우둔한 자는 있는 화를 다 터뜨리지만 지혜로운 이는 가라앉힌다.’(29,11) 그렇습니다. 예수님께서도 ‘씨 뿌리는 이의 비유’에서 이 인내를 염두에 두십니다. ”좋은 땅에 떨어진 하느님의 말씀인 씨는 자라서 백 배의 열매를 맺는다. 이 땅은 바르고 착한 마음으로 말씀을 듣고 인내로 간직하는 이들을 말한다.“ 이렇게 말씀을 잘 듣고 인내한 이는 많은 열매를 얻습니다.(루카 8,8.15 참조) 사실 참을 인(忍)의 칼날은 마음을 참지 못하는 이를 자를 가장 먼저 찌릅니다. 하지만 그 칼날을 잘 사용하면 온갖 미움과 분노까지도 잘라버릴 수가 있습니다. 화가 나면 열까지도 아니 그 이상도 세어봅시다. 인내는 쓰고 결과는 달며 큰일 이룰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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