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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 치릴로 수도자와 성 메토디오 주교 기념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3-02-13 조회수868 추천수6 반대(0)

여행을 가거나, 신문 홍보를 다니면서 자주 을 싸게 됩니다. 꼭 필요한 것들이 있습니다. 세면도구, 속옷, , 노트북, 필기구, 바람막이, 사제복을 주로 가지고 다닙니다. 지난번 이스라엘 성지순례를 갈 때입니다. 저는 깜빡했는데 신부님 한분은 본인의 제의를 가져왔습니다. 성지에서 제의를 빌려 입었지만 본인만의 제의를 가지고 온 신부님이 부러웠습니다. 저는 키가 작은 편이라서 공동 제의는 잘 맞지 않습니다. 그 뒤로는 저도 여행을 갈 때나, 성지순례를 가면 저의 제의를 꼭 가지고 다니고 있습니다. 이번에 엘파소에 갔을 때도 저의 제의를 가져갔기에 저에게 맞는 제의를 입고 미사를 봉헌 할 수 있었습니다. 강론 중에 신자들에게 서울대교구에서 좋은 사제를 보냈으니 신부님을 잘 도와주세요.”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사제에게는 사제복과 제의가 구원의 방주라는 생각입니다.

 

오늘 독서에서 하느님께서는 의로운 노아에게 구원의 방주를 만들라고 하셨습니다. 구원의 방주는 물의 심판을 피할 수 있었습니다. 하느님의 아들이 이 세상에 오신 곳은 말이나 소가 여물을 먹던 구유였습니다. 부유한 집의 안방이 아니었습니다. 왕이 살던 화려한 궁궐도 아니었습니다. 하느님의 아들은 이렇게 누추하고, 겸손한 구유에서 태어나셨습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복음을 전하실 때에 귀에 못이 박히도록 제자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사람의 아들은 섬김을 받을 자격이 있지만 섬기려고 왔습니다. 여러분 중에 첫째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꼴찌가 되어야 합니다.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합니다.”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시면서 이렇게도 말씀하십니다. “내가 여러분의 발을 씻어 주는 것은 여러분도 그렇게 하라고 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몸소 십자가를 지고 가셨습니다. 이 정도면 아무리 부족해도, 아무리 모자라도 알아들을 수 있는 가르침입니다.

 

저는 구유와 방주는 이름은 다르지만 같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방주는 항공모함처럼 큰 배가 아닙니다. 방주는 수많은 사람을 태울 수 있는 여객선도 아닙니다. 하느님의 아들이 구유에서 태어나신 것처럼 겸손한 마음을 지니면 이미 구원의 방주를 얻은 것입니다. 하느님의 아들이 우리를 구원하기 위해서 십자가를 지고 가신 것처럼 우리에게 주어진 십자가를 충실히 지고 간다면 이미 구원의 방주를 얻은 것입니다. 하느님의 아들이 연민의 마음으로 가난한 이들, 아픈 이들, 외로운 이들의 친구가 되어 주신 것처럼 따뜻한 마음으로 이웃의 아픔과 고통에 함께 한다면 이미 구원의 방주를 얻은 것입니다. 주변을 보면 다른 방주를 구원의 방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성공과 명예 그리고 권력입니다. 비록 화려해 보이지만, 비록 부러워 보이지만 그것들은 결코 구원의 방주가 될 수 없습니다. 안타깝게도 저를 포함해서 많은 신앙인들이 쉽게 가라앉는 방주를 어렵게 얻으려고 애를 씁니다. 조금만 노력하면 얻을 수 있는 구원의 방주를 외면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오늘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고 깨닫지 못하느냐? 너희 마음이 그렇게도 완고하냐. 너희는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고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느냐?”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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