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6주간 금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3-02-16 조회수789 추천수5 반대(0)

예전에 미운오리 새끼라는 동화를 읽었습니다. 오리 새끼들 중에 유난히 키도 크고, 털의 색이 다른 새끼가 있었습니다. 물 위에 비친 모습이 다른 새끼들과는 달랐습니다. 엄마 오리는 다른 새끼들과는 다르지만 똑같은 정성으로 키웠습니다. 어느 겨울 미운오리 새끼는 호수로 날아온 백조를 보았습니다. 미운오리 새끼는 자신이 오리가 아니라 백조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백조들과 함께 힘찬 날개 짓으로 하늘을 날아올랐습니다. ‘공포의 외인구단이라는 만화도 읽었습니다. 실력은 있지만 타고난 성격 때문에 쉽게 어울리지 못하는 선수들이 함께 모여 지옥 훈련을 하였습니다. 모난 성격들이 다듬어지고 외인구단은 뛰어난 성적을 올린다는 만화입니다. 현실에 안주하려는 사람들 사이에 미래에 대한 이상을 가진 사람은 미운오리 새끼취급을 받곤 합니다. 거짓과 욕망으로 출세와 성공을 향해 달려가는 사람들 사이에 나눔과 겸손으로 영원한 생명을 꿈꾸는 사람은 공포의 외인구단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작년에 줌으로 하는 신앙특강 기획팀이 발족하였습니다. 보스턴, 탬파, 버지니아, 토론토에 사는 분들이 열정과 신념으로 함께 모였습니다. 일상적인 신앙생활로는 만족하지 못하는 분들입니다. 이상과 열정으로 신앙의 차원을 높여보려는 분들입니다. 이분들이 줌으로 하는 신앙특강을 개설하였습니다. 좋은 강사를 섭외하고, 홍보하고, 강의를 개설하였습니다. 개인 자격으로 하는 이분들에게 지도 사제가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고 미주가톨릭평화신문이 복음을 전하는 사명이 있으니 함께하자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유리처럼 반사하는 성격이 아니라 스펀지처럼 받아들이는 성격인 저는 제안을 받아들였고 미주가톨릭평화신문 줌으로 하는 신앙 강좌 기획팀이 발족했습니다. 새해를 시작하면서 뉴욕에서 모여 단합대회를 하자고 하였습니다. 숙소를 구하고, 함께 미사하고, 맛있는 식사를 하면 좋을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기획팀은 다른 방법을 택하였습니다. 피정의 집을 선택하였습니다. 미사를 하고, 신앙체험을 나누고, 신앙기획팀이 나갈 방향을 모색하였습니다. 제가 볼 때는 미운오리 새끼처럼 보였습니다.

 

오늘 제1독서는 바벨탑의 이야기입니다. 예전에 읽었던 꽃들에게 희망을이라는 우화가 생각납니다. 많은 애벌레들이 아무런 이상도 없이, 목적도 없이 다른 애벌레들을 따라 높은 곳으로 올라가고 있었습니다. 앞서가는 애벌레는 끌어 내렸습니다. 따라오는 애벌레는 떨어트렸습니다. 그리고 오직 강한 애벌레들만이 앞으로 앞으로 올라갔습니다. 그러나 그 끝은 허무였습니다. 그 끝은 타는 목마름이었습니다. 출세, 성공, 명예, 권력이라는 신기루를 찾아가는 길이었습니다. 애벌레들은 나비를 보았습니다. 나비는 측은한 눈빛으로 애벌레에게 그 길로 가지 말 것을 호소하였습니다. 애벌레들은 나비의 눈빛을 무시했습니다. 그러나 줄무늬 애벌레는 나비의 말을 듣고 욕망이라는 을 오르기를 포기하였습니다. 누에가 된 애벌레는 시간이 지나면서 노란나비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하얀 나비와 함께 하늘을 날았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올라가야 할 탑은 욕망이 아니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가 올라가야 할 탑은 증오가 아니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는 겸손의 누에가 되어야 한다고 하십니다. 우리는 사랑의 누에가 되어야 한다고 하십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예수님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 아버지에게서 들은 것을 너희에게 모두 알려 주었으니 나는 너희를 친구라고 부른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르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와 복음 때문에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앞서 가는 사람을 끌어 내리는 탑을 말씀하지 않으셨습니다. 뒤에 따라오는 사람을 밀쳐내는 탑을 말씀하시 않으셨습니다. 동료의 십자가를 함께 지고 가는 탑을 말씀하십니다. 이웃의 아픔에 공감하는 탑을 말씀하십니다. 누구나 갈 수 있지만 아무나 가지 않는 길을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그 길만이 우리를 영적인 갈증을 풀어 주는 샘물로 인도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 길만이 이 세상에서 하느님나라를 체험하고, 죽어서는 영원한 생명에 이를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주변에 미운오리 새끼가 있다면 무시하지 말고 그들의 꿈과 이상을 함께하면 좋겠습니다. 주변에 공포의 외인구단이 있다면 그들의 꿈과 이상을 격려하면 좋겠습니다. 현실에 안주하려는 모습이 있다면 그 틀에서 과감하게 벗어나면 좋겠습니다. 누에가 되지 않는 애벌레는 결코 나비가 될 수 없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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