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6 주간 토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3-02-17 조회수913 추천수7 반대(0)

언어를 배우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특별한 재능이 있는 사람이야 언어를 쉽게 터득하지만 저는 그런 재능이 없어서인지, 노력을 하지 않아서인지 미국생활 4년이 되어도 도통 말이 잘 들리지 않습니다. 바오로 사도가 복음을 들어야 복음을 전할 수 있다고 했는데 언어가 들려야 말을 할 수 있는데 그것이 참 어렵습니다. 외국어만 그런 것이 아닌 것이 미사 중에 독서와 복음도 비슷합니다. 신심이 깊은 형제님이 이런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언제부터인지 독서와 복음이 살아있는 것처럼 귀에 들립니다.” 저는 아직 신심이 깊지 못해서인지 같은 한국말로 하는 독서도 살아있는 것처럼 들리지 않습니다. 강론을 준비하면서 몇 번씩 읽기는 하지만 독서를 봉독하는 소리는 들리는데 내용이 제 마음에 자리 잡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몸은 성당에 있지만 마음은 분심 중에 있기에 독서와 복음이 살아서 가슴에 들어오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독서와 복음이 살아서 움직인다는 형제님을 존경합니다. 그 정도의 경지에 이르기까지 온 마음과 정성을 다해서 말씀에 집중했을 것입니다.

 

예수님과 함께 3년을 살았던 제자들도 예수님의 비유와 말씀을 잘 알아듣지 못하였습니다. 야고보와 요한은 예수님께서 영광의 자리에 오르면 한명은 오른편에 다른 한명은 왼편에 있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 세상의 권력을 차지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유다는 예수님께 하느님 나라에 대한 비유를 들었지만 하느님의 나라에 대해서 제대로 알아듣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예수님을 배반하였습니다. 유다가 생각한 하느님의 나라는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하느님의 나라와 달랐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 천국의 열쇠를 받을 정도로 사랑을 받았던 베드로는 예수님께 사탄아 물러가라!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한다.”라는 꾸중을 들었습니다. 결정적인 순간에 베드로는 예수님을 모른다고 배반하기도 했습니다. 32년을 사제로 살지만 저 역시도 예수님의 가르침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삶으로는 실천하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하느님 나라는 직책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믿음으로 가는 것임을 받아들이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율법의 대표인 모세와 예언자의 대표인 엘리야와 대화를 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율법과 예언을 뛰어넘는 분이심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하늘에서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라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예수님의 권위를 하느님께서 인정해 주신다는 뜻입니다. 베드로 사도는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의 참 뜻을 이해하지 못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주님 우리가 여기에 천막을 3개 만들어서 지내면 좋겠습니다.” 그때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사람의 아들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날 때까지, 지금 본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는 이 세상에서 영화를 누리자는 뜻이 아닙니다.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는 애벌레가 누에의 과정을 거치면서 나비가 되듯이 십자가와 수난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부활의 표상입니다. 저 역시도 베드로 사도처럼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의 참 뜻을 이해하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결정적인 순간에 예수님을 배반하기도 하고, 십자가와 수난을 외면하기도 합니다.

 

오늘 독서는 믿음의 사람들을 이야기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아벨의 믿음을 좋아하셨다고 합니다. 에녹은 믿음으로서 죽지 않고 하늘로 올라갔다고 합니다. 노아는 믿음으로 아직 보이지 않는 물의 심판을 대비하여 구원의 방주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예수님께서도 제자들에게 믿음을 이야기하셨습니다. 독서와 복음이 살아서 가슴으로 들어온다는 형제님의 믿음이 새삼 부럽습니다. 그런 믿음만 있으면 어떤 고난과 시련이 다가와도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 헌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주님, 주님하고 부르는 믿음이 아니라, 주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믿음을 키워야 하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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