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7 주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3-02-18 조회수920 추천수5 반대(1)

넷플렉스에서 몸짱 100’이라는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몸매와 건강을 자랑하는 100명을 초대해서 게임을 하는 프로입니다. 체조선수, 권투선수, 레슬링선수, 특수부대 군인, 보디빌더, 치어리더, 소방관, 야구선수와 같이 각 분야에서 최고의 몸과 건강을 자랑하는 사람들이 초대되었습니다. 처음 시작한 게임은 매달리기였습니다. 강한 사람들끼리 모여서인지 다들 매달리기에 자신 있어 보였습니다. 그러나 강한 사람들 사이에도 더 강한 사람이 있기 마련입니다. 가장 강한 사람은 20분가량 매달려 있었습니다. 저는 1분을 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저희 때는 대학시험의 한 과목으로 체력장이 있었습니다. 턱거리, 윗몸일으키기, 오래달리기와 같은 종목이 있었습니다. 저도 열심히 연습했던 기억이 납니다. 배당 점수가 20점이었기 때문입니다. 몸짱은 아니지만 아직까지는 크게 아프지 않고 맡은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적당한 운동과 규칙적인 식사 그리고 긍정적인 생각이 건강한 몸을 위해서 필요한 것 같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많은 표징을 보여 주셨습니다. 눈이 먼 사람은 볼 수 있게 하셨습니다. 듣지 못하는 사람은 듣게 해 주셨습니다. 중풍병자는 자리에서 일어나게 해 주셨습니다. 나병환자는 깨끗하게 해 주셨습니다. 아픈 사람들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해 주셨습니다. 물 위를 걸으셨고, 풍랑을 잠재우셨습니다. 보리떡 5개와 물고기 2마리로 오천 명을 배불리 먹이시기도 하셨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몸짱은 아니셨던 것 같습니다. 십자가의 길에서 3번이나 넘어지셨습니다. 십자가에 매달린 다른 2명은 아직 살아있었는데 예수님께서는 이미 숨을 거두셨습니다. 성인과 성녀들 중에도 건강하지 못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소화 데레사 성녀는 아픈 몸까지도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 봉헌하였습니다. 평생 수녀원 밖으로 나간 적이 없지만 선교사들의 수호성인이 되었습니다. 오상의 비오 성인은 예수님의 다섯 상처를 지니고 살았습니다.

 

오늘 독서와 복음의 주제는 하느님께서 거룩하시니 여러분도 거룩해 져야 한다.”입니다. “하느님께서 완벽하시니 여러분도 완벽해져야 한다.”입니다. 거룩함과 완벽함의 기준은 몸짱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예수님께서도 몸짱은 아니셨고, 성인과 성녀들도 몸짱으로 성인이 되신 것은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거룩함과 완벽함의 기준은 무엇일까요? 저는 그것은 4가지의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웃의 아픔을 공감하고 기꺼이 도와주는 측은지심의 마음입니다. 자신의 잘못을 부끄러워하고 뉘우치는 수오지심의 마음입니다. 자신의 공로를 앞세우기 보다는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사양지심의 마음입니다. 옳고 그름을 식별하는 시비지심의 마음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이와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을 어리석은 사람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세상 사람들이 생각하는 완벽함의 기준은 무엇일까요? 원하는 것을 채울 수 있는 권력을 소유하는 것입니다. 바라는 것을 구할 수 있는 재물을 소유하는 것입니다. 모두가 존경하는 명예를 소유하는 것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이것을 얻기 위해서 지금도 열심히 달려가고 있습니다.

 

저는 박노해 시인의 이스탄불의 어린 사제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이 어린이가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거룩한 마음, 완벽한 마음을 가졌다고 생각합니다. 시인은 슬픔 속에 피어나는 아름다운 꽃을 보았습니다.

폭설이 쏟아져 내리는 이스탄불 밤거리에서/ 커다란 구두 통을 멘 아이를 만났다./ 야곱은 집도 나라도 말글도 빼앗긴 채/ 하카리에서 강제이주당한 쿠르드 소년이었다./ 오늘은 눈 때문에 일도 공치고 밥도 굶었다며/ 진눈깨비 쏟아지는 하늘을 쳐다보며/ 작은 어깨를 으쓱한다./ 나는 선 채로 젖은 구두를 닦은 뒤/ 뭐가 젤 먹고 싶냐고 물었다./ 야곱은 전구 알같이 커진 눈으로/ 한참을 쳐다보더니 빅맥, 빅맥이요!/ 눈부신 맥도날드 유리창을 가리킨다./ 학교도 못 가고 날마다 이 거리를 헤매면서/ 유리창 밖에서 얼마나 빅맥이 먹고 싶었을까!/ 나는 처음으로 맥도날드 자동문 안으로 들어섰다./ 야곱은 커다란 햄버거를 굶주린 사자새끼처럼/ 덥석 물어 삼키다 말고 나에게 내밀었다./ 나는 고개를 저으며 담배를 물었다./ 세입쯤 먹었을까/ 야곱은 남은 햄버거를 슬쩍 감추더니/ 다 먹었다며 그만 나가자고 하는 것이었다./ 창 밖에는 흰 눈을 머리에 쓴/ 대여섯 살 소녀와 아이들이 유리에 바짝 붙어/ 뚫어져라 우리를 쳐다보고 있었다./ 야곱은 앞으로 만날 때마다/ 아홉 번 공짜로 구두를 닦아주겠다며/ 까만 새끼손가락을 걸며 환하게 웃더니/ 아이들을 데리고 길 건너 골목길로 뛰어 들어갔다./ , 나는 그만 보고 말았다./ 어두운 골목길에서 몰래 남긴 햄버거를/ 손으로 떼어 어린 동생들에게/ 한입 한입 넣어주는 야곱의 모습을/ 이스탄불의 풍요와 여행자들의 낭만이 흐르는/ 눈 내리는 까페 거리의 어둑한 뒷골목에서/ 나라 뺏긴 쿠르드의 눈물과 가난과 의지와 희망을 영성체처럼/ 한입 한입 떼어 지성스레 넣어주는/ 쿠르드의 어린 사제 야곱의 모습을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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