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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 영근 신부님의 복음 묵상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3-02-21 조회수507 추천수2 반대(0) 신고

230221. 연중 제7주간 화요일.

 

“누구든지 첫째가 되려면, 모든 이의 꼴찌가 되고 모든 이의 종이 되어야 한다.”(마르 9,35)
 

오늘 <복음>의 앞부분은 예수님의 두 번째 수난예고에 대한 말씀이고, 뒷부분은 수난과 죽음을 향하여 가는 예수님과는 반대방향으로 달려가고 있는 제자들에게 행하신 “가장 큰 사람”에 대한 가르침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누가 가장 큰 사람인가?”에 대해 논쟁을 벌인 제자들에게 말씀하십니다.
 
“누구든지 첫째가 되려면, 모든 이의 꼴찌가 되고 모든 이의 종이 되어야 한다.”(마르 9,35)
 
이는 ‘첫째’가 되지 말라는 말씀이 아닙니다. 오히려 ‘진정한 첫째’가 누구인가를 가르쳐줍니다. 나아가, ‘진정한 첫째’가 되라는 말씀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꼴찌’가 되고 ‘종’이 되는 길임을 말씀하십니다.

그렇다면, ‘꼴찌가 된다는 것’과 ‘종이 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꼴찌가 된다는 것’은 자신을 타인보다 ‘뒤에’ 두는 것을 말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곧 자신을 ‘중심’이 아니라 ‘주변’에 두는 사람이요, ‘으뜸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아니라 ‘미천한 자리’를 차지하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단지 자신을 앞세우지 말라고만 하지 않으십니다. 나아가서, 남 ‘밑에’ 두라고 하십니다. ‘모든 이의 종이 되라’ 하십니다. ‘종’이 되되, 지체 높은 이들의 종이 아니라 ‘모든 이의 종’이 되라 하십니다. 곧 미천한 이들의 종도 되라고 하십니다.
 
‘종이 된다는 것’은 자신을 타인보다 아래에 두는 일입니다. 자신을 채우려 하지 않는 사람, 곧 자기실현을 내려놓은 자요, 오히려 타인의 실현 곧 주인의 뜻을 실현하는 일을 하는 일이요, 자신이 아니라 주인을 섬기는 일이요, 주인을 위하여 자신을 바치는 일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에 대한 구체적인 모습을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누구든지 이런 어린이 하나를 내 이름으로 받아들이면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마르 9,37)
 
곧 어린이처럼 무력하고 미천한 이를 받아들여 섬기는 일이 바로 ‘당신을 받아들여 섬기는 일’이라고 하십니다. 이는 오늘 <복음>의 앞부분에서 예고하신 무력한 어린이처럼 “사람들의 손에 넘겨져 그들 손에 죽게”(마르 9,31) 될 바로 당신을 받아들이는 것과 연관됩니다. 곧 그렇게 ‘무력한 당신’을 받아들이는 일이 ‘당신을 보내신 분을 받아들이는 일이 될 것’(마르 9,37 참조)이고, 바로 그렇게 하는 이가 ‘첫째’가 되는 일이 될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누구나 높아지고 ‘갑’이 되어 지배 하고자 하는 이 시대에 ‘을’이 되어 섬기라고 하십니다. 그것이 ‘진정한 첫째’가 되는 길이라고 하십니다. 사실, 이는 세속정신이 다스리는 이 세상에 대한 일종의 반역이요 혁명입니다. 그러나 ‘섬김’이 다스리는 ‘섬김의 나라’에서는 ‘섬기는 이’가 첫째가 될 것입니다. 곧 ‘섬김’은 ‘사랑’이 다스리는 하느님 나라의 원리이기 때문입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모든 이의 꼴찌가 되고 모든 이의 종이 되어야 한다.”(마르 9,35)

주님!
자신을 앞세우지도, 위에 두지도 않게 하소서.
이기기보다 질 줄을 알며, 억누르기보다 뒤집어쓸 줄을 알고,
업신여기기보다 존경하게 하소서.
자신을 낮추되 작은이나 무능한 이에게도 낮추고,
타인을 섬기되 낮은 이나 힘없는 이도 섬기게 하소서.
자신을 실현하기보다 자신을 내려놓고,
모든 이의 꼴찌가 되고 모든 이의 종이 되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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