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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노생의 꿈 / 따뜻한 하루[38]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3-02-24 조회수498 추천수3 반대(0) 신고

 

 

중국 당나라 시대에 노생(盧生)이라는 가난한 서생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볼일로 '한단'이라는 지역에 갔다가 잠시 객점에서 쉬면서,

여옹이라는 노인을 만나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묵묵히 노생의 말을 듣고 있던 여옹은 목침을 꺼내 주며 잠시 쉬기를 권했습니다.

"이보게, 이 목침을 베고 잠깐 눈을 붙이게나. 그동안 나는 밥을 짓도록 하겠네."

그렇게 노생은 밥 때를 기다리다 피로함을 못 이겨 그 목침을 베고 잤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달게 잠을 잔 이후 노생의 인생이 180도 확 바뀌었습니다.

그는 과거에 장원으로 급제하여 황제의 치하를 받으며 큰 벼슬자리에 올랐고,

권력을 가지게 되자 재산은 절로 불어났고 아름답고 현명한 아내를 얻었습니다.

그리하여 그는 총명하고 귀여운 자식들과 함께 영화로운 삶을 마음껏 누렸습니다.

 

하지만, 역적으로 몰리자 옛적의 농사짓던 때를 그리워했습니다.

결국 큰 화를 참기가 어려워서 스스로 목숨을 끊고자 했지만,

아내와 자식의 간곡한 만류로 차마 자결할 수 없었습니다.

다행히 사형은 면하고 멀리 유배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몇 년이 지난 뒤 모함이 밝혀져 복권됐고, 그 후로 더욱 지위가 높아졌습니다.

노생은 그렇게 부귀영화를 누리고 80여 세에 천수가 끝나는 순간 어디선가

"밥이 다 되었으니 일어나 밥 먹게나." 라는 노인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노생이 놀라 눈을 번쩍 떠보니 여옹이 밥상을 안고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장원 급제와 아름답고 현명한 아내, 이 모두가 한순간 꾼 꿈이었습니다.

80년 동안의 부귀영화가 잠깐 밥 짓는 사이에 일어났던 꿈이었습니다.

 

약은 집사의 비유에서 예수님께서 이르십니다(루카 16,10).

아주 작은 일에 성실한 사람은 큰일에도 성실하고,

아주 작은 일에 불의한 사람은 큰일에도 불의하다.”

 

그렇습니다.

인생에서 그 어떤 거창한 비전이라도 스스로 쟁취하지 않으면

일장춘몽마냥 미련도 없이 그저 사라질 하룻밤 꿈에 불과합니다.

남는 것은 하루하루 성실한 마음으로 최선만을 다한 그것뿐입니다.

 

감사합니다. ^^+ 

 

 

태그 노생,꿈,성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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