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는 일정하게 흘러가는 그 순간의 현재 시점인 그 시각만을 나타냅니다.

그래서 우리는 시간이 알게 모르게 가고 있다는 것을 잘 체감하지 못합니다.

마찬가지로 우리 인생의 시간도 우리의 착각 속에서 언제나 흘러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그 순간이 영원할 것이라며 늘 안주한 마음으로 살아갑니다.

우리 삶을 시계에 비유하자면 정해진 시간 안에서 흘러가는 '모래시계'라 할 수 있습니다.

3분, 5분 등 모래의 양만큼 흘러가는 것처럼 우리는 정해진 인생의 시간 안에서 삽니다.

모래시계의 마지막 모래 한 알이 내려가듯 우리 인생에도 언젠가는 그때가 옵니다.

따라서 하루하루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그날을 소중하게 살아야 할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가 부여받은 인생이라는 모래시계에서는 영원한 시간이란 없습니다.

고대 그리스에서 시간을 크로노스(chronos)와 카이로스(Kairos)두 가지로 나누었습니다.

그 인생에서 특별한 시간을 의미하며 주어지는 기회의 순간은 카이로스의 시간입니다.

다른 또 하나는 일반적으로 그저 흘러가는 시간을 나타내는 크로노스의 시간입니다.

따라서 기회를 단지 기다리고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나타나도록 시도한다면,

평범한 크로노스의 시간을 특별한 카이로스의 시간으로 변화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산상설교를 마무리하실 즈음 제자들에게 이르십니다(마태 7,7-8).

“청하여라,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찾아라, 너희가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너희에게 열릴 것이다.

누구든지 청하는 이는 받고, 찾는 이는 얻고, 문을 두드리는 이에게는 열릴 것이다.”

그렇습니다.

인간이 쓸 수 있는 것 중에서도 가장 소중한 것이 바로 시간입니다.

그냥 흘려보내는 크로노스보다 자신만의 카이로스 시간을 준비합시다.

그분께 청하고 찾고 두드리면서 하느님 영광 드러내는 때를 기다립시다.

남이 나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 이상으로 우리가 남에게 먼저 해 줍시다.

그러면 나와 함께하는 이웃이 나를 내가 바라는 이상으로 항상 해줄 겁니다.

이렇게 모래시계에 담긴 뜻으로 배려와 겸손으로 기도하면 그때는 다가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