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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 영근 신부님의 복음 묵상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3-03-04 조회수693 추천수2 반대(0) 신고

230304. 사순 제1주간 토요일.

 

“너희를 박해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마태 5,44) 

오늘 <복음>도 어제 <복음>에 이어, ‘의로움’에 대한 말씀을 들려줍니다. 오늘은 여섯 번째의 ‘의로움’인, ‘완전한 사랑’에 대한 말씀입니다.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마태 5,44)

이는 이웃과 원수를 구분해서 처우를 달리 해온 그동안의 관행을 완전히 뒤엎어, 이웃이나 원수를 가리지 않고 똑같이 사랑하라는 말씀입니다. 그것은 원수가 사랑받을 자격이 있어서가 아니며, 우리 자신에게서 미움을 없애기 위한 것만도 아니며, 사랑에 한계를 두지 말라는 것만도 아닙니다. 오히려, 그것은 ‘있는 그대로’를 호의로 사랑하라는 말씀입니다. 곧 부족한 이를 부족한 채로, 원수를 원수인 채로 사랑하는 일입니다. 그가 나를 미워하지 않게 되면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미워하는 채로 사랑하는 일입니다. 더 나아가서는 그가 부족하기에 바로 그 이유로 더 사랑하는 일입니다. 그가 사랑이 더 필요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마치 죄인이기에 처벌받아야 하기보다, 죄인이기에 용서받아야 할 대상이듯이 말입니다. 동시에, 이는 나 자신만 구원받아야 할 존재인 것이 아니라, 타인도 구원받아야 할 존재임을 깨우쳐줍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씀 다음에, 한 말씀을 덧붙이십니다.
 
“너희를 박해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마태 5,44)
 
그렇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원수를 사랑하라고만 하지 않으시고, 그를 위해 기도하라고 하십니다. 마치, 스테파노가 돌을 맞아 죽어가면서도 돌을 던지는 이들을 위해 기도한 것처럼(사도 7,60), 사도 바오로가 유대인들에게 고난을 당하면서도 그들을 위해 기도한 것처럼(1코린 4,12),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자신을 박해하는 이들을 위해 기도하신 것처럼, 말입니다. 사실, 원수를 미워하는 것을 넘어 사랑할 때라야, 비로소 의로움을 행하게 되고, 악을 피하는 것을 넘어 선을 행할 때라야, 비로소 완전해집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놀라운 소명을 주십니다. 곧 하느님을 본받으라는 소명입니다.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라.”(마태 5,48)
 
그런데, 그것은 어떻게 가능할까요?
 
그것은 묘하게도, 자신의 결핍을 메울 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자신을 비울 때 일어납니다. 자신의 결핍과 한계를 극복하고 채울 때 생기는 일이 아니라, 오히려 그것들을 수락할 때 생겨나게 됩니다. 그러기에, ‘완전함’이란 그 어떤 흠도 티도 금가지 않은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이 있는 채로 완전하게 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곧 자기의 결핍을 오히려 타자를 받아들이는 통로로 받아들이는 일이요, 그리하여 부족과 한계를 받아들일수록 온전해지게 되는 일입니다. 그러니 우리의 부족과 한계는 우리가 스스로 채울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분의 선물을 끌어들이는 통로가 되고, 우리의 불완전함은 완전함이 들어오는 통로가 됩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너희를 박해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마태 5,44)
 
주님!
되갚지 않을 뿐 아니라 억울한 고통도 기꺼이 지게 하소서.
미워하지 않을 뿐 아니라 받아들여 사랑하고,
사랑할 뿐 아니라 기도하게 하소서.
죄짓지 않을 뿐 아니라 죄인을 용서하고,
용서할 뿐 아니라 선을 베풀게 하소서.
개방할 뿐 아니라 받아들여 수용하고,
수용할 뿐 아니라 그로 말미암아 변형되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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