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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 영근 신부님의 복음 묵상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3-03-05 조회수508 추천수2 반대(0) 신고


230305. 사순 제 2주일.
/ 이영근 아오스딩 신부님.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마태 17,5)
 

오늘은 ‘사순 제2주일’입니다. 오늘 <말씀전례>는 우리가 사순시기에 가고 있는 ‘길’이 어떤 ‘길’이며, 어디로 가는 ‘길’인지를 밝혀줍니다.
 
<제1독서>에서 “아브람은 주님께서 이르신 대로 길을 떠났습니다.”(창세 12,4). 그 길은 비록 ‘고향과 친척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는 길이지만, 당신께서 미리 준비해 놓은 ‘주님께서 보여줄 땅’으로 가는 ‘길’입니다.
 
<제2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이 ‘길’에 우리의 동참을 촉구합니다.
 
“하느님의 힘에 의지하여 복음을 위한 고난에 동참하십시오.”(2티모 1,8) 
 
그런데, 사실 이 ‘길’은 예수님께서 이미 이루신 ‘길’로, “그리스도께서는 죽음을 폐지하시고, 복음으로 생명과 불멸을 환히 보여주셨습니다.”(2티모 9-10)라고 말합니다.
 
<복음>은 예수님에게서 환히 드러난 영광된 변모를 보여주십니다. 곧 예수님께서는 당신 본래의 신적 초월성을 드러내 보이십니다. 이는 지금 우리가 가는 이 ‘사순의 길’이 어디로 향하여 가는 ‘길’인지를 보여줍니다.
 
사실, 오늘 <복음> 말씀은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수난과 부활에 대한 예고(마태 16,21-28)를 하신 다음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다가올 수난으로 닥쳐올 절망과 위기를 견디어 낼 수 있도록 예수님의 영광된 모습을 미리 보여주시면서 준비시키십니다. 그러니 이 ‘수난의 길’은 동시에 생명과 부활의 빛나는 ‘길’임을 밝혀줍니다. 그러기에 내적 기쁨으로 차오르는 ‘은총의 길’이 됩니다.
 
“그리움이 길이 된다.”는 박노해 님의 시가 떠오릅니다.
 
나는 기다리는 사람/ 그리움을 좋아한다.//
나는 그리움에 지치지 않는 사람/ 너에게 사무치는 걸 좋아한다.//
기다림이 지켜간다./ 그리움이 걸어간다.//
이 소란하고 쓸쓸한 지구에/
그대가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눈물 나는 내 사랑은/
그리움이 가득하여/ 나 어디에도 가지 않았다.//
기다림이 걸어간다./ 그리움이 길이 된다.//
 
그렇습니다. 기다림으로 ‘변모의 길’을 걸어갑니다. ‘길’이 되는 그리움으로 ‘부활의 길’, ‘영광의 길’을 갑니다.
 
그리고 오늘 말씀은 이 ‘길을 가는 법’을 가르쳐줍니다. 그것은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구름 속에서 들려주신 가르침입니다. 곧 신약의 ‘쉐마’입니다. ‘들어라’는 가르침입니다.
 
“이는 내가 사랑하는 이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마태 17,5) 
 
하느님께서는 직접 예수님이 누구신지를 확인시켜주시면서, 그를 ‘따르는 길’을 가르쳐 주십니다. 곧 그를 따라 ‘변모의 길’을 가르쳐주십니다. 곧 “그의 말을 들어라.”라고 하십니다. 그러면 우리도 그분과 함께 변모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나는 지금 말씀 아래 머물러 있는가?
그리고 들은 말씀으로 인하여 변모되고 있는가?
 
그렇습니다. 지금 내가 있어야 할 곳은 말씀 아래에 머무는 일입니다. 그리고 들려오는 말씀이 내 안에서 성취되도록 말씀께 승복하는 일입니다. 변화의 힘이신 말씀께서 나를 맘껏 쪼물딱거릴 수 있도록 말씀께 자신을 건네 드리는 일입니다. 곧 나 자신을 하느님께서 머무시는 초막집으로 내어드리는 일입니다. 자신을 말씀이 이루어져야 할 공간이요 장소로 내어드리는 일입니다. 그러면, 사도 바오로가 말한 것처럼, ‘이 건물(초막)은 주님 안에서 거룩한 성전으로 자라나고,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을 통하여 하느님의 거처로 함께 지어지게 됩니다.’(에페 21-22 참조). 그러면, 우리는 변모할 것입니다. 사도 바오로가 말한 대로, “더욱더 영광스럽게 그분의 모습으로 바뀌어 갈 것입니다.”(2코린 3,18 참조)
 
오늘 아버지께서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진정 변모되기를 바라는가? 그렇다면 내 아들의 말을 들어라!’ 예수님께서는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린 채 몹시 두려워하고 있는 제자들에게 “손을 대시며”(마태 17,7) 말씀하십니다.
 
“일어나라. 그리고 두려워하지 마라.”(마태 17,7) 그리고 ‘의연히 변모의 길을 가라!’ 하십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마태 17,5)
 
주님!
말씀 아래에 머물게 하소서.
말씀께 제 자신을 건네 드리게 하소서.
맘껏 쪼물딱거릴 수 있도록 제 자신을 허용하게 하소서.
말씀이 제 안에서 성취도록 승복하게 하소서.

제 자신이 말씀이 이루어지는 장소가 되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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