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사순 제2주간 목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3-03-08 조회수824 추천수6 반대(0)

20208월에 부탁을 받고 부르클린 한인 성당 미사를 도와주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3달만 도와주려고 했는데 어느덧 3년이 되었습니다. 한국으로 치료차 간 신부님은 몸이 아파서 돌아 올 수 없게 되었습니다. 저도 코로나 팬데믹으로 신문 홍보를 다닐 수 없었습니다. 이렇게 인연이 되었고, 저는 ‘Part time priest’로 임명을 받아서 미사를 함께 하고 있습니다. 교우들도 다른 대안이 없으니 저를 본당 신부로 대해 주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허락하셨으니 지난 3년을 무탈하게 지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일은 시작이 있으면 마침이 있기 마련이니 언젠가 저도 신문사 임기가 마쳐지면 부르클린 미사도 다른 신부님이 오시리라 생각합니다. 돌아보면 부르클린 한인 성당은 하느님께서 제게 주신 선물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도움을 준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오히려 제가 도움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LA에 신문 홍보를 하면서 저와 비슷한 신부님을 만났습니다. 미국에 공부하러 왔는데 본당 신부님이 몸이 아파서 3개월간 미사를 도와주기로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본당 신부님이 하느님의 품으로 가셨고, 신부님은 교구로부터 임명을 받지는 않았지만 계속 미사를 도와주고 있다고 합니다. 하느님께서 신부님에게 선물을 주셨다고 생각합니다. 신부님의 따뜻한 마음이 공동체에 위로와 기쁨을 주시면 좋겠습니다.

 

교황님께서 사순시기 담화문에서 부자와 라자로이야기를 하신 적이 있습니다. 부자에게 라자로는 하느님께서 보내 주신 선물이라고 하였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보내준 선물을 소중하게 간직하듯이, 우리는 가난하고 불쌍한 이웃을 하느님께서 보내주신 선물로 알고 잘 도와 드리고, 그분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본당 신부님의 부재로 미사를 못 드리는 성당이 있습니다. 사제에게 그런 본당은 하느님께서 보내 주신 선물입니다. 기쁜 마음으로 도와주면 됩니다. 연금을 낼 형편이 안 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의료보험료를 지급할 형편이 안 되는 사람도 있습니다. 교황님께서는 그런 분들은 하느님께서 보내주신 선물이라고 이야기 하였습니다. 몇 년째 아파서 누워계시는 가족도 하느님께서 보내 주신 선물입니다. 직장을 얻지 못해서 괴로워하는 자녀도 하느님께서 보내 주신 선물입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 3수를 하는 아들도 하느님께서 보내 주신 선물입니다. 원망하고, 무시하고, 짐으로 여기면 선물을 주신 하느님께서 무척 서운해 하실 것입니다. 감싸주고, 위로하고, 격려해 주면 선물을 주신 하느님께서 그런 우리를 보고 기뻐하실 것입니다.

 

오늘 화답송도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행복하여라, 주님을 신뢰하는 사람! 행복하여라! 악인의 뜻에 따라 걷지 않는 사람, 죄인의 길에 들어서지 않으며, 오만한 자의 자리에 앉지 않는 사람, 오히려 주님의 가르침을 좋아하고, 밤낮으로 그 가르침을 되새기는 사람. 그는 시냇가에 심은 나무 같아, 제때에 열매 맺고, 잎이 아니 시들어, 하는 일마다 모두 잘되리라. 악인은 그렇지 않으니, 바람에 흩날리는 검불 같아라. 의인의 길은 주님이 아시고, 악인의 길은 멸망에 이르리라.” 오늘의 복음 환호송도 이렇게 노래합니다. “바르고 착한 마음으로 하느님 말씀을 간직하여, 인내로 열매를 맺는 사람들은 행복하여라!”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부자와 라자로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라자로는 현실의 삶에서는 병들고 가난하게 살았지만 죽어서는 천국에서 영원한 삶을 산다는 이야기입니다. 반대로 부자는 현실의 삶에서는 부유하게, 편안하게 살았지만 죽어서는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부자가 라자로를 하느님께서 보내 주신 선물로 알고 기쁜 마음으로 도와주었다면 부자도 아브라함의 품에서 안식을 얻었을 것입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하느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사람마다 제 길에 따라, 제 행실의 결과에 따라 갚는다.” 재물의 십일조, 노력의 십일조, 봉사의 십일조, 재능의 십일조, 시간의 십일조를 생각합니다. 이것은 결코 내가 가진 것을 낭비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것은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결코 썩거나 상하지 않는 하늘나라의 곳간에 우리의 마음을 쌓아 놓는 것입니다. 주변을 돌아보면 하느님께서 주시는 선물이 있습니다. 기쁜 마음으로 그 선물을 받아들이면 좋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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