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2023.03.09)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23-03-09 조회수804 추천수8 반대(0) 신고

 

2023년 3월 9일

사순 제2주간 목요일

복음 루카 16,19-31

그때에 예수님께서

바리사이들에게 말씀하셨다.

19 “어떤 부자가 있었는데,

그는 자주색 옷과 고운 아마포 옷을 입고

날마다 즐겁고 호화롭게 살았다.

20 그의 집 대문 앞에는 라자로라는

가난한 이가 종기투성이 몸으로 누워 있었다.

21 그는 부자의 식탁에서 떨어지는 것으로

배를 채우기를 간절히 바랐다. 그러나

개들까지 와서 그의 종기를 핥곤 하였다.

22 그러다 그 가난한 이가 죽자 천사들이

그를 아브라함 곁으로 데려갔다.

부자도 죽어 묻혔다.

23 부자가 저승에서 고통을 받으며

눈을 드니, 멀리 아브라함과

그의 곁에 있는 라자로가 보였다.

24 그래서 그가 소리를 질러 말하였다.

‘아브라함 할아버지,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라자로를 보내시어 그 손가락 끝에

물을 찍어 제 혀를 식히게 해 주십시오.

제가 이 불길 속에서 고초를 겪고 있습니다.

25 그러자 아브라함이 말하였다.

‘얘야, 너는 살아 있는 동안에

좋은 것들을 받았고 라자로는

나쁜 것들을 받았음을 기억하여라.

그래서 그는 이제 여기에서

위로를 받고 너는 고초를 겪는 것이다.

26 게다가 우리와 너희 사이에는

큰 구렁이 가로놓여 있어, 여기에서

너희 쪽으로 건너가려 해도 갈 수 없고

거기에서 우리 쪽으로

건너오려 해도 올 수 없다.’

27 부자가 말하였다.

‘그렇다면 할아버지, 제발 라자로를

제 아버지 집으로 보내 주십시오.

28 저에게 다섯 형제가 있는데,

라자로가 그들에게 경고하여 그들만은

이 고통스러운 곳에 오지 않게 해 주십시오.’

29 아브라함이, ‘그들에게는 모세와

예언자들이 있으니 그들의 말을

들어야 한다.’ 하고 대답하자,

30 부자가 다시 ‘안 됩니다,

아브라함 할아버지!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누가 가야 그들이 회개할 것입니다.’ 하였다.

31 그에게 아브라함이 이렇게 일렀다.

‘그들이 모세와 예언자들의 말을

듣지 않으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누가 다시 살아나도 믿지 않을 것이다.’” 


지난 2월에 갑곶성지 영성센터로

피정을 다녀왔습니다. 피정 중에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습니다.

오랫동안 생활했던 공간, 그러나 이제는

전담 신부가 아닌 피정자로 이곳에 오니

기분이 이상하더군요. 성지를 돌아다니며

옛 생각에 빠지게 됩니다.

특히 갑곶성지를 처음 시작했던

초창기 시절이 주마등처럼 떠올려졌습니다.

성당이 없어서 야외에서 비 맞으며

미사를 했던 기억, 자전거 타다가

사고 나서 팔목 뼈 골절로 힘들게 지냈던 기억,

여름이면 땀을 흘리며 야외에서 일했던 기억,

성지를 꾸미기 위한 노력 등이 떠올랐습니다.

그러면서 점차 순례객이 늘어났고

그만큼 기쁨의 크기도 컸었지요.

사실 당시에는 너무 힘들어서 누군가에게

계속해서 하소연하고 싶었습니다.

실제로 신부들을 만나면 그 신부들은

저의 하소연을 계속 들을 수밖에 없었지요.

가장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의 시간이 너무나 감사합니다.

이렇게 과거를 떠올리며,

과거가 현재가 더 가깝게 느껴집니다.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시간인데도

지금 내 머릿속에 가득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리고 ‘그때가 좋았어.’라고 말할 수 있는

과거가 있기에, 지금 이 순간에

큰 기대를 하게 됩니다. 지금 산적한

많은 문제, 그러나 이 문제들도

별것 아닌 일이 될 것임을, 그래서

‘그때가 좋았어.’라고 말할 수 있게

될 것을 믿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결코 나쁜 시간을 주시지 않았습니다.

나쁜 시간이라고 스스로 이름 지으며

확정 지었을 뿐이었습니다.

이런 섣부른 확정이 지금을 멀게만

느껴지는 시간으로 만듭니다.

현재도 멀게 느껴지는데 어떻게

미래를 설계할 수 있겠습니까?

과거를 떠올리며, 지금 감사할 수 있는

이유를 찾아야 했습니다.

그래야 미래도 볼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바리사이들에게

‘부자와 라자로’ 이야기를 전해주십니다.

이 세상 안에서 부자는 날마다 즐겁고

호화롭게 살았고, 라자로는 개들이

그의 종기를 핥고 있을 정도로 비참한

생활을 하고 있었지요. 하지만 죽음 뒤에

처지가 완전히 뒤바뀌게 됩니다.

부자는 저승에서 고통을 받고,

라자로는 아브라함과 함께 있으면서

행복을 누리고 있게 된 것입니다.

만약 하느님 나라를 바라보고 살았다면

부자는 라자로를 비참하게 놔둬서는

안 되었습니다. 하느님께서 가장 좋아하시고

원하시는 사랑을 베풀어야 했습니다.

이 부자가 자기의 다섯 형제에게

라자로를 보내 경고해달라고 하는 것을 보면,

그가 생각하는 사랑은 자기 자신과 자기와

연관된 사람을 향하고만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은 모든 이의 구원을 위해

예수님을 이 땅에 보내셨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부자와 라자로의 처지가 이렇게

뒤바뀔 수 있음을 보면서, 지금 우리의

삶을 잘 살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지금 비참한 삶이 영원하지 않음을,

그래서 그 순간에도 하느님 뜻에

맞춰서 살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밝은 미래를 맞이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이렇게 행복하세요

미래는 우리가 지금 무엇을

하는가에 달려 있다(마하트마 간디)

(너는 좋은 것들을 받았고,

라자로는 나쁜 것들을 받았다.

그래서 그는 이제 여기에서 위로를 받고

너는 고초를 겪는 것이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