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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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선한 일을 하지 않은 것이..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3-03-10 조회수599 추천수5 반대(0) 신고

 <도로 위 수상한 봉고차..그걸 알아챈 남자> 

 

지난 7일 경기도 서해안고속도로.

퇴근 후 집으로 향하던 김지완 씨의 눈에 무언가 포착됐습니다.

 

[김지완/운전자] "1차선에 화물차 한 대가 가드레일을 계속 박으면서 가고 있더라고요." 

화물차 운전자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다는 걸 직감한 김 씨.

시끄럽게 경적을 울려봤지만, 소용없었습니다. 

혹시 술을 마신 걸까.

 

[김지완/운전자] "음주운전이었으면 오히려 좀 비틀거렸을 거라고 생각을 했고 1차선에 차가 가드레일을 계속 박고 있는 걸 봤을 때는 운전자가 아예 의식이 없다라는 생각을 좀 확신했던 것 같아요."

곧장 119에 신고한 김 씨.

하지만 그대로 기다리기엔 큰 사고가 날 것 같은 상황이었습니다.

다시 한번 경적을 울려봤지만 역시 묵묵부답이었는데…

고민하던 김 씨는 자신의 차를 부딪쳐 옆 차를 세워보기로 했습니다. 

 

[김지완/운전자] "사실 속도가 계속 줄어드는 상태였으면 제가 그렇게 차로 막으면서까지 안 막았을 것 같고요, 가드레일에 붙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속도가 계속 유지되고 있어서 운전자 발이 엑셀에 있다고 좀 판단을 했거든요. 그래서 이거는 조금 더 가면 뭔가 큰 사고가 날 수도 있겠다라는 판단으로…"

쿵.쿵.쿵.

달리는 차에 세 번을 부딪치고 나서야 겨우 멈춰 선 화물차. 

차량 안쪽을 살펴보니 역시나 예상대로였습니다.

 

[김지완/운전자] "조수석 쪽으로 쓰러져 계시더라고요. 그래서 일단 119에는 지금 사람이 쓰러져 있다. 빨리 와달라고 말씀을 드렸고 창문을 엄청 두드려서 깨우려고 했거든요."

김 씨의 외침에 겨우 정신을 차린 운전자.

하지만 방금 일어난 상황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는 듯했습니다. 

 

[김지완/운전자] "기절하고 나서 일어나셔서 인지를 좀 못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창문도 아예 못 내리는 상황이어서 제가 119 구급대원분들한테 지금 시동이 걸려 있고 혹시나 엑셀을 밟으면 더 큰 위험이 일어날 수도 있을 것 같다라고 전달했고요, 그러고 나서 이제 저도 좀 위험해서 그 상황에서 좀 제 트렁크 열고 깜빡이 켜고 이제 옆으로 나와 있었죠." 

2차 사고를 막기 위해 도로에 조치하고 경찰과 구급대가 도착할 때까지 현장을 지킨 김 씨.

 

[김지완/운전자] "경찰분들도 음주 측정을 먼저 했는데 음주는 아니셨고요, 그분은 바로 병원으로 가셨고 그 이후로 깨어나셨다는 것까지만 확인을 했거든요."

상황이 진정되고 나서야 자신의 몸 상태를 살폈습니다. 

달리는 차에 세 번이나 부딪힌 데다 차량 앞부분이 심하게 부서진 상황.

 

[김지완/운전자] "안 아플 줄 알았는데 다음날 일어나니까 목이랑 허리랑… 아무래도 제가 운전석 쪽으로 이렇게 부딪히면서 멈추다 보니까 제 쪽으로 이제 타격이 들어오다 보니까 좀 아픈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오늘 좀 병원에 갔다왔습니다."

얼굴도 모르는 누군가를 위해 주저하지 않고 나선 젊은이.

현장을 담은 블랙박스에 김 씨를 향한 구급대원들의 한 마디가 담겼습니다.

"사람 살리셨네."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던 상황에 어떻게 그런 일을 했냐고 묻자 김 씨는 이렇게 답합니다.

 

[김지완/운전자] "일단은 살려야 되니깐요, 어쩔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사고를 조사 중인 경찰은 "화물차 운전자가 일시적인 쇼크로 정신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며 "위급 상황에 기지를 발휘해 준 시민 덕에 큰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 이지수F jisu@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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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이 기사를 보고 참 대단한 분이시라고 감탄하였습니다.

오늘 새벽미사에 가던 중, 마을 버스 두 대가 겨우 지나갈 수 있는 1차선 도로에 재활용품 봉지인듯한 것이 차도에 떨어져 있었습니다.

백미러로 보니 뒤에 차는 없었지만, 순간 멈추지 않고 피해서 성당으로 향하였습니다.

 

제가 반주를 맡은 날도 아니라서 잠시 멈추어서 장애물을 치우거나 트렁크에 싣고와서 버렸어야 하는데...후회막급이었습니다.

더우기 위의 기사를 바로 전날 저녁에 보고서도...

 

함께 일하시는 분들과 기사를 공유하며 나눔을 해보니, 하나같이 위험해서 겁이나거나, 내 차가 부서지거나 다치게 될 것 같아 김 지완씨처럼 하지 못하였을 것이라며 어느 분은 이 순신 장군의 마음이라고 화끈(?)하게 표현하였습니다.

 

저는 어제 복음말씀의 부자와 라자로의 이야기에서, 악한일을 해서라기보다도, 타인에게 무관심하고 선한일을 하지 않음이 잘못된 것임을 묵상하고서도 행동하지 못한 것이 부끄러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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