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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 영근 신부님의 복음 묵상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3-03-11 조회수443 추천수2 반대(0) 신고

230311. 사순 제2주간 토요일.

 

"아버지, 제가 하늘과 아버지께 죄를 지었습니다.”(루카 15,18)

 
오늘 <복음>에서는 말합니다.
 
“일어나 아버지께 가서 이렇게 말씀드러야지, ‘아버지, 제가 하늘과 아버지께 죄를 지었습니다.’”(루카 15,18) 
 
참으로 벅찬 아름다움입니다. 죽어서 눕힌 채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서 아버지께 가는 길이기에 그토록 아름답습니다. 그것은 성공해서가 아니라 실패하고서 죄인으로서 돌아가는 길이기에 더더욱 가슴 저미도록 아름답습니다. 참으로, 뉘우치고 돌아가서 행동으로 죄를 고백하는 일, 이토록 아름다운 일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기에, 오늘 <복음>에서는 이를 두고, 하느님께서 기뻐하는 일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회개는 죄에 대해 뉘우치고 통탄하는 데에 있다기보다, 그 죄로부터 일어나 아버지께 돌아가는 행위 속에 있습니다. 이처럼, 회개는 ‘뉘우침’이라는 내면적인 통회와 ‘돌아옴’이라는 외면적인 행동을 요청합니다. 그리고 이 ‘뉘우침’과 ‘돌아옴’ 뒤에는 아버지의 사랑에 대한 깨달음이 있습니다. 그는 넘어지고, 무너지고, 부서진 바로 그 자리에서, 다름 아닌 아버지의 집에서 받은 사랑, 아버지의 사랑을 깨달았던 것이다. 이러한 아버지의 사랑에 대한 깨달음이 없고서야 어떻게 진정한 회개라 할 수 있을까요?
 
바로 이 사랑에 대한 깨달음이말로, 그로 하여금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오게 하는 원동력이요, 그를 새로운 삶에로 태어나게 하는 원동력이었을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진정한 회개는 가슴으로 뉘우치는 것을 넘어, 아버지께로 돌아오는 행동을 넘어, ‘새롭게 탄생’하는 데에 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는 나를 향한 하느님의 사랑에 대한 깨달음이 있습니다.
 
결코 멈추지 않으시는, 나를 향한 하느님의 사랑 말입니다. 비록 보잘 것 없는 죄인 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마치 전부인 양 소중히 여기시는 하느님의 지극하신 사랑 말입니다. 오늘, 아버지께서는 그 크신 사랑으로 우리를 품으십니다.
 
사실, 유산을 챙겨 집을 떠나는 아들을 떠나보내는 아버지는 그 아들이 방종으로 유산을 다 탕진하리라는 것을 어히 몰랐겠습니까! 훤히 알면서도, 그가 방탕한 생활로 재산을 허비할 때에도, 아니 당신을 거부하고 배신할 때마저도, 결코 그에게서 희망을 거두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를 품고 믿고 기다렸던 것입니다.
 
사실, 우리는 지금, 바로 이 아름다운 장면의 주인공들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지금 그렇게 그분의 희망을 먹고 살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내가 이 자리에 이렇게 있을 수 있음은 바로 당신께서 저에게서 희망을 거두지 않으신 까닭일 것입니다. 저가 온갖 죄와 허물과 탓에 빠져 허우적거릴 때마저도, 결코 그분께서는 저에게서 희망을 거두지 않으시고 믿고 계신 까닭입니다.
 
이처럼, 회개는 죄에 때한 깨달음에서 온다기보다, 오히려 사랑에 대한 깨달음에서 오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회개’란 상처가 깊어가는 것이 아니라, 사랑이 깊어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사순시기를 보내는 지금, 우리는 그리스도의 상처를 바라보나 오히려 그리스도의 사랑이 깊어갑니다.

그리하여 ‘회개’는 단순한 죄책이나 자책이 아닌, 그분의 ‘사랑에로의 귀환’이요, ‘새로운 부르심과 소명에 대한 응답’이요, 그분께 대한 기쁨과 찬미와 탄성의 노래가 됩니다.
 
오늘 우리는 이 아름다운 사랑의 노래를 불러야 할 일입니다.
 
“나 일어나 아버지께 가리라.
가서, 아버지! 제가 하늘과 아버지께 죄를 지었다고 말하리라.” 아멘.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일어나 아버지께 가서, 말하리라.아버지! 제가 하늘과 아버지께 죄를 지었습니다.”(루카 15,18)
 
주님!
죽어 눕혀서가 아니라, 살아서 제 발로 아버지께 돌아가게 하소서.
뉘우치고 돌아가서 행동으로 죄를 고백하게 하소서.
뻔히 알면서도 믿어주시고 기다려주시는 죄보다 더 깊은
아버지의 사랑에 눈물 흘리며 돌아서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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