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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 영근 신부님의 복음 묵상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3-03-12 조회수637 추천수0 반대(0) 신고

230312. 사순 제 3주일.

 

“마실 물을 좀 다오”(요한 4,7)

 
오늘 우리는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만남의 장면을 들었습니다. 다섯 번이나 결혼하고 여섯 번째 남편과 살고 있지만, 결코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사랑의 목마름으로 빈 물동이를 들고 우물로 나올 수밖에 없었던 한 사마리아 여인과 자신을 내어주고 내어주어도 결코 다할 수없는 사랑의 목마름으로 퍼주는 샘솟는 물을 들고 우물로 나올 수밖에 없었던 예수님과의 만남입니다. 그렇게도 목말랐던 이 여인은 이제 마침내 일곱 번째 남자, 완전한 남자, 완전한 사람 예수님을 만났습니다. 이 목마른 두 영혼의 만남, 이 아름다운 만남은 곧 십자가에 메달리신 예수님과의 만남의 또 다른 모습입니다.
 
오늘 우리 역시 사랑과 생명에 대한 목마름으로, 영과 진리에 대한 목마름으로, 여기 ‘양주 올리베타노 수도원’이라는 우물에 물을 기르러 와 있습니다. 우리의 주님께서 주시는 “샘솟는 물”(요한 4,10)을 마시겠다고 이 ‘거룩한 미사’에 함께 모였습니다. 참 아름답고 거룩한 만남입니다.
 
이제, 우리는 지금 바로 “샘솟는 물”(요한 4,10)을 주시는 예수님을 만납니다. 진정, 예수님께서는 십자가 위에서 “목마르다”(요한 19,28)라고 하셨던 것처럼, 사마리아 여인에게 “마실 물을 좀 다오”(요한 4,7) 라고 청하면서, 바로 우리에게 먼저 다가오십니다. 이 아름다운 만남의 때는 십자가에서처럼 우물가에서도 “정오 무렵이었습니다.”(요한 4,6). 우리에게는 “바로 지금이 그때입니다”(요한 4,23). 바로 이때가 서로 상종하지도 않던 사마리아인과 유대인 사이의 장벽이 무너진 때요, 십자가에서 성전 휘장을 찢으신 때요(마태 27,51), 당신의 말씀과 몸을 쪼개어 오시는 ‘바로 지금’입니다.
 
바로 지금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물으십니다.
 
‘너는 하느님의 선물이 무엇인지, 또 네게 물을 청하는 내가 누구인지 아느냐?’(요한 4,10)

이 질문은 목말라하고 있는 우리가 ‘진정 참된 목마름이 무엇인지’, ‘대체 무엇에 목말라해야 하는지’, ‘그것을 채워줄 자가 누구인지’를 깨우쳐줍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의 결국 두 가지입니다. ‘첫째 주제’는 하느님의 선물이 무엇이지에 대한 것이요, ‘둘째 주제’는 그 선물을 주신 분이 누구신지에 대한 것입니다.
 
‘첫쩨 주제’인 ‘하느님의 선물’은 바로 <짧은 복음>에서는 “샘솟는 물”(요한 4,10)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선물인 “이 물을 마시는 사람은 영원히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 내가 주는 물은 그 사람 안에서 물이 솟는 샘이 되어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할 것이다.”(요한 4,14)라고 하십니다. ‘이 물을 마시는 사람은 영원히 목마르지 않을 것’이라는 말씀은 하느님 아닌 것에는 그 어떤 것에도 더 이상 목마르지 않으며, 동시에 모든 것을 통하여 하느님만을 만나게 되는 일을 말해주며, ‘내가 주는 물은 그 사람 안에서 물이 솟는 샘이 되어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할 것’이라는 말씀은 자기를 내어주지 않고는 못 베기는 예수님의 목마름이 솟아오름이요, 그 물이 그 사람 안에서 샘물처럼 솟아올라 이웃에게 번져감이요, 우리를 새로운 삶에로 변화시키고 하느님의 영광에 참여시킴을 말해줍니다.

바로 이 물이 십자가에서 예수님의 옆구리에서 쏟아진 그 물이요(요한 19,34), 예수님으로 말미암은 생명이요, 영이며 진리요, 곧 구원입니다. 바로 이 물이 <제1독서>에서 예표된 호렙의 바위에서 터져 나온 그 물입니다(출애 17,6).
 
그래서 <제2독서>에서 사도 바오로는 말합니다.
 
“성령께서 우리의 마음속에 하느님의 사랑을 부어주셨습니다.”(로마 5,5) ...
“이리하여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당신의 사랑을 확실히 보여주셨습니다.”(로마 5,8)

오늘 <복음>의 ‘둘째 주제’는 ‘예수님의 신원’에 관한 것입니다. 곧 참된 예배에 대해 모든 것을 알려주실 분, 메시아인 그리스도라는 계시입니다(요한 4,25). 참된 예배는 장소가 문제 되는 것이 아니라, 누구에게 드리는가? 그리고 영과 진리로 드리는가의 문제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바로 지금이 “영과 진리 안에서 아버지께 예배드릴 때”(요한 4,23)라고 말씀하십니다. 곧 영이요 진리이신 당신을 통하여 아버지께 참된 예배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바로 지금 우리가 드리는 이 미사가 십자가에 제헌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영과 진리로 아버지께 드리는 참된 예배입니다.
 
그래서 <제2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말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써 지금의 이 은총을 누리게 되었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하느님과의 평화를 누리게 되었다.’(로마 5,1-2)
 
이제, 이 아름다운 만남의 마지막 장면을 보겠습니다. 이 아름다운 만남의 마지막은 신앙고백으로 마무리 됩니다. 십자가 아래에서 이방인 백부장이 “이분이야말로 하느님의 아드님이셨다.”(마르 16,39)라고 고백했듯이, 이방인으로 취급되었던 사마리아인들이 신앙을 고백합니다. “이분이야말로 진정 세상의 구원자이십니다.”(요한 4,42)
 
이처럼 만나는 이를 믿는 일, 그리고 주님으로 고백하는 일, 이토록 아름다운 만남은 없을 것입니다. 이 만남이 바로 오늘 복음의 우물에서의 만남이요, 또한 십자가에서의 만남이요, 바로 이 거룩한 미사에서의 만남입니다. 바로 지금 우리들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만남입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사마리아 여인과의 대화부분인 ‘짧은 복음’만을 살펴보았습니다. ‘긴 복음’에서는 제자들과의 대화 부분입니다. 여기에서는 ‘물’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면, 제자들과의 대화인 ‘긴 복음’에서는 ‘빵’(양식)의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곧 예수님께는 “내 양식은 나르 보내신 분의 뜻을 실천하고, 그분의 일을 완수하는 것이다.”(요한 4,34)라고 말씀하십니다.)
 
이제, 우리는 이 거룩한 미사 중에 당신 자신을 “샘솟는 물”(요한 4,10)로 주심에 감사드리며, 그 은총의 삶을 살아야 할 일입니다. 곧 내 안에서 ‘하느님의 선물’이 이루어지는 일, 그래서 하느님 아닌 그 어떤 것에는 목마르지 않는 일, 동시에 모든 일에서 하느님만을 찾는 일, 그리고 하느님이 내 안에서 샘솟게 하는 그 물을 이웃에게 퍼주는 일, 그리하여 이웃들과 함께 “이분이야말로 진정 세상의 구원자이십니다.”(요한 4,42)라고 고백하고, 영과 진리로 아빠 아버지께 참된 예배를 드리는 일을 몸소 실행해야 할 일입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나에게 마실 물을 좀 다오.”(요한 4,7)
 
주님!
빈 물동이의 목마름으로 우물에 긷게 하소서.
당신을 만남이 믿는 일, 사랑을 고백하는 일, 그 아름다운 일이 되게 하소서.
십자가의 우물에서 샘솟는 물을 마시게 하소서.
몸을 쪼개는 일, 장벽이 무너지는 일, 그 아름다운 일이 되게 하소서.
제 몸을 부수어 샘솟는 물이 되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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