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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 영근 신부님의 복음 묵상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3-03-14 조회수574 추천수3 반대(0) 신고

230314. 사순 제3주간 화요일.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 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마태 18,21)
 

사순시기의 중요한 주제 중의 하나는 “의로움”입니다. 곧 “하느님과의 올바른 관계 맺음”입니다. 그리고 올바른 관계맺음의 한편에는 “회개”가 있고, 또 다른 한편에는 “용서”가 있습니다. 오늘 <복음>의 주제는 “용서”입니다.
 
베드로가 예수님께 묻습니다.
 
“주님, 제 형제가 제에게 죄를 지으면 몇 번이나 용서해 주어야 합니까? 일곱 번까지 해야 합니까?”(마태 18,21)
 
용서의 한계를 묻는 이 질문은 용서를 선심 쓰듯이 적당히 아량을 베풀면 되지 않겠느냐는 마음의 발상에서 나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그것은 당시 유대의 랍비들이 세 번까지 용서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던 것보다는 관대한 것이었기는 하였지만 말입니다.
 
그런데 이제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 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마태 18,21)

참으로 용서에 대한 예수님의 가르침은 절대적입니다. ‘만약 상대가 회개하거나 용서를 청하면’이라든지 혹은 ‘상대가 준비가 되면’이라든지와 같은 조건을 달지 않으시고, 무조건 용서하라고 하십니다. 이는 용서를 적당히 하거나 알량한 선심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항구하고 ‘진실한 마음’으로 하라는 말씀입니다. 그것은 당신이 그렇게 먼저 우리를 용서하신 까닭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아무리 하느님께서 우리를 용서해주셔도 그 용서를 받아들이지 않고 또한 자기 스스로를 용서하지 않으면, 하느님의 용서는 무색해지고 말게 되는 경우를 봅니다. 예를 들면, 예수님을 넘겨준 유다는 자신의 죄를 뉘우쳤음에도 불구하고 자기 스스로를 용서할 수 없었기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버리고 말았습니다. 반면에 간음죄와 살인죄를 지은 다윗, 성범죄를 지은 막달레나, 스승을 배반한 베드로, 그리스도인을 박해한 바오로는 하느님의 용서를 받아들이고 자기 자신을 용서했으며, 그래서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사실, 자신이 용서받았음을 받아들이고 자신을 용서하는 사람은 자신이 받은 바로 그 용서의 심연으로부터 용서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됩니다.
 
결국, 먼저 자신을 용서할 때 타인도 용서할 수 있게 됩니다. 그것은 머리로 하거나 동정심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으로 하는 일입니다. 그야말로 용서는 사랑의 구체적인 모습이 됩니다. 사실, 우리가 용서한다는 것은 그의 죄를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을 받아들이는 것을 말하며, 그를 사랑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에게 자비를 베푼 것처럼 너도 네 동료에게 자비를 베풀어야 하지 않느냐?”(마태 18,33)

이 말씀은 용서받는 조건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절대적으로 용서를 행해야 함을 강조하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사도 바오로는 말합니다.
 
“하느님께서 그리스도를 통해서 여러분을 용서하신 것처럼 용서하십시오.”(에페 4,32)
“주님께서 여러분을 용서하신 것처럼 여러분도 서로 용서해야 합니다.”(골로 3,13). 아멘.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마태 18,22)
 
주님! 용서할 수 있게 하소서.
아니, 용서하기에 앞서 용서받았음을 깨닫게 하소서.
그리하여 더 큰 사랑으로 용서하게 하소서.
주님! 일곱 번이 아니라 십자가에서 죽기까지 끝까지 용서하게 하소서.
무한히 용서할 뿐만 아니라 더 큰 선으로 사랑하게 하소서.
나아가, 그가 잘 되도록 기도하고 도와주고 돌보게 하소서.
주님! 먼저 용서하고 용서에 사랑을 더하게 하소서.
아무리 꺾이어도 결코 희망을 버리지 않으신 주님처럼, 저 역시 당신의 희망을 저버리지 않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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