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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6. 종정리[1/5] / 이민족들에 대한 신탁[3] / 예레미야서[56]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3-03-19 조회수461 추천수1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6. 입문[1/5](예레 1,1-52,34)

 

예레미야는 말씀의 사람이 겪는 고독의 대표자라 볼 수 있다. 이 예언서를 읽는 독자들에게 예레미야는, “저는 홀로 앉아 있습니다.”라는 고백에서 읽을 수 있듯이, 자신을 매우 고독한 이로 소개한다. 이 고백은 자신과 사회를 규정하려는 예레미야의 전형적인 표현이다. 예레미야는 자신을 감싸 주고 용기를 북돋워 주어야 했던 사람들, 심지어 가족들에게서도 사랑받거나 이해받지 못하고 오히려 박해를 받았다. 옥에 갇히고 혹사당하며,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이집트로 끌려가서 머나먼 이국땅에서 생애를 마치는데, 아무도 그의 무덤을 기억조차 못한다.

 

그런데도 우리는 예레미야의 내적 삶에 대해서는 많은 정보가 있다. 사실 그의 고독은 천성과는 관계가 없다. 예언자를 짓누르는 힘, 예언자의 존재를 충만하게 하고 괴롭히며 자신의 의지에 온전히 동참하기를 요구한 힘, 유다 백성 한가운데에서 하나의 행동 양식으로 예언자의 고독을 필요로 했던 힘으로 말미암아 비롯된 것이었다. 이 냉혹한 힘은 바로 하느님 말씀이었다. 어떤 예언자도 예레미야만큼 하느님 말씀과 그분의 행동 방식을 철저하게 상술하지 못하였다.

 

주님 말씀이 나에게 내렸다.”는 말은 그가 자신의 예언 말씀을 도입하는 통상적인 표현이다. ‘그는 주님 말씀을 발견하고 그것을 받아먹었으며 그 말씀들이 그에게 기쁨이 되었으나’, 그 결과는 종종 참담함이었다. “내 심장이 터지고 내 뼈가 떨린다. 나는 술 취한 사람처럼 되었으니, 이는 주님 때문이요, 그분의 거룩한 말씀 때문이다.” 예레미야는 불과 같고 바위를 부수는 망치와 같은이 격렬한 말씀을, 그 자체로는 평범한 체험처럼 보이는 순간적인 환시에서 받았을 뿐만 아니라, 예언자의 자격으로 참석할 수 있었던 주님의 천상 어전 회의에서 들었다.

 

한편 주님께서는 고집 센 이스라엘 백성을 삼킬 불이 되도록 이 말씀을 예언자의 입에 담아 주신다. 때로는 이 말씀이 그를 버린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말씀이 좀처럼 내리지 않거나, 다시 주어지는 경우에도 그때까지 긴 기다림의 날들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예레미야의 삶에서 말씀은 해결의 열쇠, 골칫거리인 동시에 존재의 이유이며, 그를 자기 자신과 친지들에게서 갈라놓는 듯이, 결국은 그 삶과 사건의 한복판으로 빠지려는 변덕스러운 폭군과 같은 존재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예레미야가 이 말씀을 받아들이고 이 말씀의 편에 서고자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야만 했던 것을 이해할 수 있다. 그 노력의 흔적은 예언서 곳곳에 스며들어 있는, 예언자가 자기 삶의 의미를 두고 하느님과 격렬한 논쟁을 벌이는 수많은 대화 안에서 찾는다. 그 가운데 가장 빼어난 작품은 예레미야의 고백록이다. 여기에서 예언자는 자신의 고립에 대해 신랄한 불평을 털어놓지만, 이 상황은 어쩔 수 없는 것이며 그 자체가 예언직의 일부라는 사실을 듣고 확인할 뿐이다. 고백록이 예레미야와 하느님 사이에 오간 대화의 전부는 아니다.

 

예언서의 첫 부분에서, 젊은 예레미야가 말씀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는 소명 이야기, 그의 예언직의 주요 요인이 되는 초기 환시들, 유다에 내린 하느님 심판의 정당성을 인정하게 되는 대목, 끝으로 나라를 황폐시킨 가뭄을 그치게 하려고 그가 헛되이 노력하는 대목을 들 수 있다. 여기에서 예언자의 말은 하느님 말씀과 대립하지만 승리하는 쪽은 언제나 하느님 말씀이다. 역사적으로 그 전개 과정이 어떤 양상이든지 간에 예언을 심리적으로 분석하기란 쉽지 않다. 아무튼 이 대화들은 그가 그토록 집요하게 전념한 대상이 하느님 말씀이었음을 증언한다.

 

예언 소명의 진정성 부분이다.[계속]

 

[참조] : 이어서 ‘2. 총정리[2/5]’가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고독,예언,예레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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