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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순 제4주간 목요일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3-03-23 조회수398 추천수2 반대(0) 신고

[사순 제4주간 목요일] 요한 5,31-47 

 

“나는 사람의 증언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이러한 말을 하는 것은 너희가 구원을 받게 하려는 것이다.“

 

 

신자분들 중에는 겉으로 보기에 신앙생활을 참 열심히 하시는데도, 성경공부나 신앙강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시고 본당 내에서 봉사활동도 열심히 하시는데도 ‘참된 신앙’을 지니지 못하신 분들이 있습니다. 대부분 겉으로만, 즉 형식적으로만 신앙생활을 하시는 경우입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마음보다 열심히 활동하는 자신을 드러내고 과시하려는 마음이 더 큽니다. 구원의 참된 진리와 영원한 생명을 추구하지 않고 현세에서 더 많은 재물과 권력을 얻기 위한 ‘복’을 쫓습니다. 그래서 누가 ‘자기 것’을 건드리고 참견하는걸 참지 못합니다. 심지어 본당 사제가 잘못 진행되고 있는 부분을 교정하거나 사목적 필요에 의해 새로운 방침을 세우려고 해도, 지금까지 쭉 그렇게 해왔는데 왜 갑자기 바꾸느냐고, 자기는 이렇게 하는게 맞다고 배웠고 자기가 잘 아는 유명한 신부님도 그렇다고 말씀하셨는데 왜 당신 마음대로 하느냐고 완강하게 버티며 다른 이들을 선동하기도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그런 완고함 때문에 당신 뜻을 따르지 않는 유다인들을 설득하여 구원으로 이끄시기 위해, 우리가 당신을 믿고 따라야 할 이유가 되는 여러 ‘증거’들에 대해 알려주십니다. 첫째로 메시아의 오심을 준비하는 ‘예언자’의 역할을 했던 요한이 예수님에 대해 증언했고, 둘째로 예수님께서 일으키시는 기적과 하시는 말씀들을 보면 그것이 하느님 아버지의 뜻에 부합된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셋째로 유다인들이 그렇게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성경의 여러 기록들이 예수님이 ‘그리스도’라고 명확하게 언급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러나 이처럼 ‘차고 넘치는’ 증거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다인들은 예수님께서 세상을 구원하실 그리스도이자 하느님의 아드님이시라는 진실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그들은 그렇게 하는 것이 감히 하느님을 ‘아버지’라 부르며 모독하는 예수라는 죄인에 대항하여 하느님의 거룩함을 지키는 ‘충정’이라 착각하지만, 사실 그렇게 하는 본심은 ‘고집’입니다. 자신이 하느님 말씀을 잘 따른다고 말하면서도 그분의 말씀이 자기 마음 안에 머무르게 하지 않고, 구원받기를 바란다고 하면서도 영원한 생명보다는 현세의 복을 더 좋아하며, 하느님을 ‘주님’이라 부르면서도 그분께서 바라시는 영광을 추구하지 않고 자신이 세속적인 영광을 얻기만을 바라는 것입니다. 계속 그런 식으로 완고하게 고집을 부린다면, 구원의 길을 걸으면서도 ‘하느님 나라’가 아닌 그 반대편, 즉 ‘지옥’에 도달하게 될 겁니다. ‘방향’이 잘못되었기 때문입니다. 신앙생활에서 중요한 것은 속도를 높이는게 아니라 하느님께서 바라시는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내가 옳다고 믿는 것을 끝까지 밀어붙이려는 완고함을 버려야 합니다. 겸손하게 자신을 낮추고 열심한 기도 안에서 자주 그리고 꾸준히 하느님을 만나며, 그분 뜻에 비추어 자기 삶을 성찰해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깨닫는다면 과감하게 그 자리에 멈추어 서서 내 삶의 방향을 하느님께로 되돌려야 합니다. 지금까지 걸어온 길이 너무 아깝다고 그 끝에 ‘멸망’이 있을게 뻔한 길을 계속 가는건 어리석은 일입니다. 내가 열심히 쌓아온 탑을 무너뜨리면 내 삶도 무너지는거 같아 마음 아프고 두렵겠지만, 내 욕심으로 쌓아올린 ‘바벨탑’으로는 하느님 나라에 다다를 수 없습니다. 오직 주님 뜻을 충실히 실천하며 지고가는 ‘십자가’를 통해서만 그곳에 이를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하느님의 말씀을 마음에 품고 영원한 생명을 희망하며 그분의 영광을 추구하는 참된 신앙생활을 해야 합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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