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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순 제5주간 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3-03-27 조회수1,212 추천수11 반대(0)

토론토에서 신문홍보를 하면서 사제관에 머물렀습니다. 사제관에는 삼국지가 있었습니다. 중학교 때 읽어보았는데 그때는 요약본이었습니다. 이번에는 10권짜리 삼국지를 읽었습니다. 유비가 얼마나 후덕한 사람인지에 대한 내용이 있었습니다. 유비는 늦가을에 추운 개울을 건너야 했습니다. 개울을 다 건넜는데 개울 반대편에서 한 노인이 유비를 불렀습니다. 노인의 이야기는 개울을 건너야 하는데 힘이 없으니 유비에게 와서 업고 건너라는 것이었습니다. 유비는 노인의 말을 듣고 이왕 몸이 젖었으니 다시 건너가서 노인을 업고 오기로 했습니다. 두 번째 건너니 물이 더 차가웠습니다. 겨우 노인을 모시고 왔는데 노인이 급하게 건너오느라고 짐 보따리를 놓고 왔다고 합니다. 유비에게 개울을 건너 짐 보따리를 가져오라고 합니다. 유비는 마음이 좀 상했는데 이번에는 노인이 다시 자신을 업고 가라고 합니다. 유비는 노인이 장난치는 것 같아서 화가 났지만 이왕 좋은 일을 했으니 다시 노인을 업고 개울을 건넜습니다. 노인은 유비의 후덕함을 칭찬하면서 앞으로 그런 후덕함을 보이면 반드시 좋은 일이 있을 거라고 합니다. 유비에게 그런 후덕함이 있었기에 관우, 장비, 조자룡, 제갈공명과 같은 유능한 사람들이 함께 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조조의 성격을 알 수 있는 내용도 있습니다. 조조는 도망가는 길에 어느 노인의 집에 머물게 되었습니다. 걱정이 되어 잠은 오지 않았습니다. 문틈에서 조조는 노인이 칼을 가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노인은 아내에게 어떻게 죽일까를 묻습니다.’ 조조는 노인이 잠이든 자기를 몰래 죽이려한다는 오해를 하였습니다. 그래서 조조는 먼저 노인 부부를 죽였습니다. 후환을 없애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러나 노인이 죽이려고 했던 것은 조조에게 대접할 닭이었습니다. 조조는 다음 날에 노인의 가족까지 모두 죽이고 도망갔습니다. 자신이 노부부를 죽인 것을 알고 가족들이 복수 할 것이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조조의 성격은 적벽대전에서도 잘 드러납니다. 조조는 제갈공명의 계략에 속아 유능한 장군들을 즉결처분하였습니다. 그 장군들은 강의 흐름을 잘 알고, 함선을 잘 다루는 장군들이었습니다. 나중에 조조는 자신이 제갈공명의 계략에 속았다는 것을 알았지만 이미 때는 늦었습니다. 유능한 장군을 없앤 조조는 적벽대전에서 크게 지고 말았습니다. 과감한 판단력과 전략으로 조조는 나라를 세웠지만 후덕함에는 유비를 결코 따라갈 수 없었습니다.

 

유비와 조조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햇님과 바람의 동화가 생각났습니다. 햇님과 바람은 길을 가는 나그네의 옷을 벗기는 내기를 합니다. 바람은 힘으로 나그네의 옷을 벗기려 했습니다. 그러나 나그네는 옷을 더 단단하게 여미면서 길을 갔습니다. 햇님은 따뜻함으로 나그네의 옷을 벗기려 했습니다. 나그네는 옷을 벗어들고 길을 갔습니다. 조조의 군대가 침략했을 때입니다. 장군들은 어느 정도 피해를 감수하더라도 일단 후일을 도모하자고 하였지만, 유비는 백성들을 모두 안전하게 대피하게 하였습니다. 백성이 없는 나라는 의미가 없다고 하였습니다. 조조는 특유의 냉철함과 판단력으로 위기를 모면합니다. 백성들은 얼마든지 있다고 하였습니다. 바리사이와 율법학자들은 율법과 계명을 통해서 사람을 판단하였습니다. 율법과 계명이라는 바람으로 사람들의 옷을 벗길 수 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율법과 계명을 지킬 수 없는 사람은 죄인으로 단죄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랑이라는 햇빛으로 사람들을 품어주셨습니다. 죄인이라고 여겼던 세리, 창녀, 이방인, 중풍병자는 모두 예수님의 따뜻한 햇볕을 받아 새로운 세상을 만났습니다.

 

오늘 독서는 광야를 건너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이야기입니다. 광야에서 지친 이스라엘 백성들은 불평과 불만을 이야기합니다. 이집트에서 지내던 때를 그리워합니다. 하느님께서는 불뱀이라는 바람으로 이스라엘 백성을 벌하였습니다. 그때 모세는 하느님께 청하였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모세의 청을 받아들여 구리뱀을 만들게 하였습니다. 구리뱀이라는 햇빛을 본 이스라엘 백성들은 힘과 용기를 얻어서 거친 광야를 건너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사순시기라는 광야를 지나고 있습니다. 남을 판단하고 비난하는 바람으로는 결코 사순시기라는 광야를 건널 수 없습니다. 불평과 불만이라는 바람으로는 결코 사순시기라는 광야를 건널 수 없습니다. 이해와 용서라는 햇빛을 바라보면 사순시기라는 광야를 무사히 건널 수 있습니다. 나눔과 희생이라는 햇빛을 바라보면 사순시기라는 광야를 무사히 건널 수 있습니다. “너희는 사람의 아들을 들어 올린 뒤에야 내가 나임을 깨달을 뿐만 아니라, 내가 스스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버지께서 가르쳐 주신 대로만 말한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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