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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순 제5주간 화요일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3-03-28 조회수391 추천수1 반대(0) 신고

[사순 제5주간 화요일] 요한 8,21-30 

 “너희는 사람의 아들을 들어 올린 뒤에야 내가 나임을 깨달을 뿐만 아니라, 내가 스스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버지께서 가르쳐 주신 대로만 말한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다."

 

 

‘조급해하는 버릇이나 마음’을 조급증(Impatience)이라고 합니다. 조급증이 있는 사람은 어떤 일을 마치고 그 결과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리지 못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혹시라도 일이 잘못되면 어쩌나 하는 불안함 때문에 가만히 있질 못하지요. 그러다보니 ‘우물가에서 숭늉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성격이 급하고 참을성이 없어서 자기가 원하는 바에 대하여 상대방이 당장 결과물을 내놓기를 바라는 겁니다.

 

이런 조급증 중에 우리에게 가장 안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 ‘영적인 조급증’입니다. 겸손하게 순명하는 마음으로 하느님께서 약속하신 ‘때’를 기다리지 못하고 그분께 불평 불만을 늘어놓는, 오늘 독서의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말이지요. 그들은 자기들이 원하는 ‘때’를 정해놓고 그 때까지 자기들이 원하는 결과를 내놓으라고 하느님을 독촉합니다. 그것도 그냥 독촉하는 정도가 아니라,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어버립니다. 그동안 하느님께서 베풀어주신 은총과 사랑에 감사하는 마음을 잃어버린 것은 물론이고, 자신들을 이집트인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게 해주신 하느님의 섭리를 의심하며, 그분께서 자기들을 고생만시키다 죽게 만들었다고 그분의 뜻을 왜곡한 것입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대해서, 당신께서 창조하신 우리 모두에 대해서 가장 좋은 계획을 갖고 계십니다. 그러니 그분의 뜻을 헤아리며 그분의 때를 차분히 기다리는 것이 구원의 길을 걷는 우리가 꼭 갖춰야할 바람직한 태도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영적인 조급증에 사로잡혀 당신을 닦달하며, ‘당신이 정말 우리가 기다리던 그 메시아가 맞다면 증거를 내놓으라’고 요구하는 유다인들에게 당신을 믿고 따르는 올바른 마음가짐에 대해 가르치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사람의 아들을 들어 올린 뒤에야 내가 나임을 깨달을 뿐만 아니라, 내가 스스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버지께서 가르쳐 주신 대로만 말한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다."

 

하느님으로부터 보살핌과 보호를 받는걸 ‘당연하게’ 여기던 이스라엘 백성들은 ‘불뱀’이라는 시련을 마주한 뒤에야 자신들이 하느님으로부터 얼마나 큰 은총과 사랑을 받고 있었는지를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모세가 장대에 매달아놓은 ‘구리뱀’을 바라보며 자기들을 살리고자 하시는 하느님의 뜻을 마음에 새김으로써, 그분께 대한 믿음을 회복하고 약속된 땅으로 나아가는 구원의 여정을 계속할 수 있었지요. 이와 마찬가지로 예수님 시대의 유다인들은 죄가 없으심에도 불구하고 그 어떤 자기변호도 하지 않으신 채 묵묵히 십자가에 매달려 돌아가신 예수님의 모습을 보고나서야, 당신 아들의 목숨을 내어주시면서까지 자신들을 구원하려고 하신 하느님 아버지의 사랑에 대해 깨닫게 될 것입니다. 또한 예수님께서 하신 모든 말씀과 행적들이, 자기들의 기존 관습과 상식, 전통과 어긋난다는 이유로 불편하게 여기고 받아들이기를 거부했던 그 모든 것들이 사실은 예수님께서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자신들에게 알려주시기 위해 하신 것이었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

 

그런 하느님과 예수님의 사랑을 생각한다면, 더 이상 ‘아래’ 즉 세상의 것만 생각하고 그 안에 갇혀서는 안됩니다. 마음을 활짝 열고 ‘위’ 즉 하느님으로부터 오는 말씀을 귀기울여 들어야 합니다. 또한 예수님처럼 아버지의 말씀과 뜻대로 살고자 노력해야 합니다. 그리스도 신앙인은 세상에 살면서도 세상의 뜻에 물들지 않고 하느님의 뜻에 따라 살아감으로써 참된 행복을 누리는 사람들입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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