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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순 제5주간 수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3-03-28 조회수866 추천수4 반대(0)

1973년에 캐나다로 이민 오신 어르신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50년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마치 한편의 영화와 같았습니다. 어르신이 인생에서 가장 잘한 선택이 있는데 지금의 배우자를 만난 것이라고 합니다. 지금의 배우자를 따라서 천주교를 만난 것이라고 합니다. 삶의 고비에 하느님께서는 늘 새로운 길을 마련해 주셨다고 합니다. 아이스크림 가게를 하면서 자녀들을 잘 키웠습니다. 바이올린을 하는 딸은 줄리아드 음대를 졸업했습니다. 첼로를 하는 딸은 예일 대학교를 졸업했습니다. 토론토 대학을 졸업한 아들은 의사가 되었습니다. 의사가 된 아들은 아프리카로 가서 의료 봉사를 하였습니다. 딸들도 자신들의 재능을 나누었습니다. 자녀들이 모두 자리를 잡았고, 이제 노년의 삶을 편안하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어르신은 또 다른 선택을 하였습니다. 그동안 베풀어주신 하느님의 은혜에 감사드리는 것은 봉사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어르신은 11년째 병원에서 봉사하고 있습니다. 병원봉사의 주된 업무는 수술을 앞둔 아이들을 돌보는 것이라고 합니다. 수술 전에 아이들은 전날 금식을 하기에 당일에는 배고파서 운다고 합니다. 어르신은 아이들이 울면 함께 울면서 아이들을 달래준다고 합니다. 그 일을 11년 째 하면서 이제 아이들의 마음을 어느 정도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오늘 독서에서 이스라엘의 청년들은 하느님께서 지켜주시리라 믿지만 설사 불가마에서 죽을지라도 하느님의 뜻을 따르겠다고 이야기합니다. 예전에 이런 광고가 있었습니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열심히 일 했으니 즐겨도 된다는 의미입니다. 이 광고를 기점으로 해외여행이 늘어났습니다. 이 광고를 기점으로 휴가를 즐기는 사람이 늘어났습니다. 낯선 땅에서 공부했던 이스라엘의 젊은이들은 이국땅에서 삶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느브갓네살 왕도 이스라엘 젊은이들을 아꼈습니다. 이제 그들 앞에는 꽃길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 청년들은 새로운 선택을 하였습니다. 열심히 일했으니 이제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 일하겠다고 합니다. 40년 동안 열심히 일한 어르신이 충분히 노년을 즐길 수 있었지만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 봉사활동을 하는 모습이 떠오릅니다. 제가 속한 서울대교구도 매년 성사전담사제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은퇴라고 했고, 작년까지는 원로사목자라고 했는데 올해부터 성사전담사제로 명칭이 바뀌었습니다. 이스라엘의 청년들이 꽃길 대신에 하느님의 영광을 선택하였듯이, 어르신이 꽃길 대신에 봉사의 길을 선택하였듯이, 성사전담사제가 되면 하느님의 영광을 위한 길을 선택하면 좋겠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진리는 열심히 일했으니 자유롭게 떠나는 것이 아닙니다. 이 진리는 성공과 명예 그리고 권력이라는 바벨탑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는 창고에 보물을 가득 쌓아놓고 기뻐하던 부자가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가기는 어렵다고 하셨습니다. 지금 굶주리고, 지금 헐벗고, 지금 가난하고, 지금 갇혀있는 이들과 함께 하는 사람이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간다고 하셨습니다. 진리는 이스라엘의 청년들처럼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 불가속이라도 기꺼이 들어가는 것입니다. 진리는 40년 동안 열심히 일한 후에도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 기꺼이 병원봉사를 하는 것입니다. 진리는 기력이 다할 때까지 성사전담사제로서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 봉사하는 것입니다. “바르고 착한 마음으로 하느님 말씀을 간직하여 인내로 열매를 맺는 사람들은 행복하여라!”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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