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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순 제5주간 금요일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3-03-31 조회수253 추천수2 반대(0) 신고

[사순 제5주간 금요일] 요한 10,31-42 

 “너희 율법에 ‘내가 이르건대 너희는 신이다.’라고 기록되어 있지 않으냐? 폐기될 수 없는 성경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받은 이들을 신이라고 하였는데“

 

 

정명석, 이재록, 이만희처럼 자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재림한 예수 혹은 예수보다 더 고귀한 존재라고 주장하는 사이비 교주들은 자신이 정말 신적 존재라고 생각할까요? 당연히 그럴거라 생각하시겠지만 그렇지 않답니다. 반인륜적인 범죄로 법의 심판을 받게된 그들은 재판장 앞에서 하나같이 자신은 신이 아니고 재림한 예수도 아니며 그저 믿음의 공동체를 이끌어가는 한 사람일 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사이비 교주’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탈피하고 처벌을 면하기 위해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 척 거짓말을 하는 걸수도 있겠지만, 저는 그들이 스스로가 ‘사람’이라고 믿는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정말 ‘신’이라고 믿으면 복잡하게 머리 굴릴 일도 없이 모든게 단순해질텐데, 끝까지 자신이 사람이라고 믿으려드는 이유는 ‘사람으로서’ 하는 일들을 관두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정말 ‘신적 존재’라고 믿으면 세상의 것들을 초월해야 하기에 재물을 모을수도, 쾌락을 즐길수도, 권력을 휘두를수도 없는데 그러고 싶진 않은 겁니다. 만약 자신이 정말 ‘재림한 예수’라고 믿으면 가진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눠줘야 하고, 원수를 사랑해야 하며, 친구를 위해 목숨까지 바쳐야 하는데 그러기는 죽어도 싫은 겁니다. 그렇기에 입으로는 자기가 신이라고 떠들면서 생각으로는 자기가 사람이라고 믿는, ‘모순’된 삶을 사는 것이지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 ‘신성모독’이라는 죄를 뒤집어 씌워 돌을 던지려고 드는 유다인들도 모순된 모습으로 살고 있었습니다. 입으로는 자신들이 하느님을 충실히 섬기는 그분의 백성 즉 ‘사람’이라고, 미천한 인간이 하느님처럼 되려고 하는 것은 아담과 하와가 저지른 것과 같은 ‘교만’의 죄이자, 하느님의 신성을 모독하는 대죄라고 떠들었습니다. 그러나 마음으로는 하느님처럼 되고 싶어했습니다. 아니 하느님의 자리를 자기가 차지하고 그분 대신 권력을 휘두르고 싶어했다는 표현이 보다 정확할 겁니다. 다만 율법을 거스른 ‘죄인’이라는 낙인이 찍힐까 두려워 그런 욕망을 대놓고 드러내지 못했을 뿐이지요. 그랬기에 사람이면서 ‘감히’ 하느님과 자신을 대등하게 여기는 예수님을 못마땅하게 보는게 당연했습니다. 신적 지위를 내가 가질 수 없다면 다른 누구도 가져서는 안되었습니다. 혹여 누군가 하느님처럼 되려고 시도한다면 절대 그렇게 되지 못하도록 끌어내려야 직성이 풀렸습니다. 참으로 못나고 또 못된 심보입니다.

 

그런 그들에게 예수님은 “내가 이르건대 너희는 신이며, 모두 지극히 높으신 분의 아들이다.”(시편 82,6)라는 시편의 구절을 인용하여 당신이 생각하는 바람직한 ‘신화’(神化)에 대해 알려주십니다. 구약시대에 법관들이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 그 말씀에 따라 재판한다는 점에서 ‘신들’ 혹은 ‘하느님의 아들들’이라고 불린 것처럼, 하느님의 말씀을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그것에 따라 살고자 노력하는 이들, 즉 삶과 행동으로 하느님을 닮고자 노력하는 이들은 누구나 하느님처럼 될 수 있으며 마땅히 그래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러니 못난 질투심에 눈이 멀어 그나마 하느님 뜻을 충실히 따르며 열심히 살아보려고 노력하는 형제들의 발목을 잡고 끌어내리는 일은 그만두어야겠습니다. 남의 수준을 끌어내려서 내가 그보다 상대적으로 높아져봐야 부질 없는 ‘도토리 키 재기’만 될 뿐입니다. 그런 허튼 일에 쓸 시간과 정성을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는데에, 그래서 그분을 닮아가는데에 쓴다면 우리 모두가 하느님 보시기에 더 좋은 모습으로 변화될 수 있을 겁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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