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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주님 수난 성지 주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3-04-01 조회수944 추천수4 반대(0)

생텍쥐페리는 어린왕자에서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배를 만들기 위해서는 배 만드는 법을 가르치기보다는 바다를 보여 주면 된다.” 배 만드는 법은 수단입니다. 바다는 배를 만들게 하는 동기를 부여합니다. 바다를 보면서 꿈을 가진 젊은이들은 바다를 건너기 위한 배를 만들기 마련입니다. 수단은 해야 할 일이지만 목적은 가야할 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한 율법과 계명을 가르치지 않았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나라에 대한 표징을 보여 주셨습니다.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이 전해집니다. 갇힌 이들이 해방되고, 묶인 이들이 풀려나고, 눈먼 이들은 보게 됩니다. 물고기 두 마리와 보리 떠 다섯 개로 오천 명이 배불리 먹고도 12광주리가 남았습니다. 마귀 들린 사람들이 치유됩니다. 죽었던 이들도 다시 살아납니다.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표징을 보고 제자들은 그물도 버렸고, 배도 버렸습니다. 예수님을 따르면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다고 확신했습니다. 하느님나라가 곧 시작될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바다를 보여주셨던 예수님께서, 하느님나라에 대한 표징을 보여 주셨던 예수님께서 이상한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사람의 아들은 고난을 받고, 죽었다가 다시 살아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그 일은 반드시 일어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나 때문에, 복음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은 행복하다고 하셨습니다. 하느님나라를 위해서 목숨을 바치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을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자기의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새로운 계명을 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사랑하신 것처럼 이웃을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사랑은 벗을 위해서 목숨까지도 바치는 사랑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이해하지 못한 사람들은 예수님의 곁을 떠났습니다. 예수님을 따르던 제자들도 혼란스러웠습니다. 예수님을 따르면 이 세상에서 부귀와 영화를 누릴 줄 알았습니다. 예수님을 따르면 하느님나라에서 높은 자리를 차지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어야 많은 열매를 맺는다고 하십니다. 십자가 없는 부활은 없다고 하십니다. 그리고 몸소 십자가를 지고 가십니다.

 

오늘은 주님수난 성지주일입니다. 하느님의 아들이 하느님이 이름으로 사형선고를 받고 십자가를 지고 가십니다. 예수님 수난의 길에 예수님의 마음을 아프게 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예수님을 은전 서른 닢에 팔아넘긴 유다입니다. 마치 길가에 뿌려진 씨와 같았습니다. 길가에 뿌려진 씨앗은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곧 말라 죽었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들었지만 유혹이 다가오자 쉽게 마음을 바꾸었습니다. 세례를 받아 신앙인이 되었지만 곧 냉담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욕심 때문에, 열등감 때문에, 체면 때문에 예수님을 배반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예수님을 세 번이나 모른다고 했던 베드로입니다. 마치 가시덤불에 뿌려진 씨와 같았습니다. 가시덤불에 뿌려진 씨앗은 뿌리는 내리지만 가시에 찔려 열매를 맺지 못합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들어서 제자가 되었지만 고난의 시간이 다가오면, 결정적인 순간에 예수님을 배반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눈이 오는 추운 겨울에는 소나무와 전나무만 푸르다는 말이 있습니다. 예수님을 위해서라면 지옥까지라도 가겠다던 베드로는 두려움 때문에 예수님을 안다면 천벌이라도 받겠다며 배반하였습니다.

 

예수님 십자가의 길에 예수님께 위로를 드린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십자가의 길 5처에 나오는 키레네 사람 시몬입니다. 십자가가 너무 무거워서 예수님은 첫 번째 넘어지셨습니다. 그 길에서 성모님을 만났습니다. 성모님은 말없이 예수님 수난의 길에 함께 하였습니다. 그때 마침 키레네 사람 시몬은 길을 가고 있었는데 로마의 군인이 키레네 사람 시몬에게 십자가를 지도록 하였습니다. 키레네 사람 시몬은 아무런 불평 없이 예수님의 십자가를 대신 지고 갔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착한 사마리아 사람의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강도당한 사람을 치료해주고 여관으로 데려간 사마리아 사람이 강도당한 이의 이웃이 되었다고 하였습니다. 그런 사람이 영원한 생명을 얻을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를 대신 지고 갔던 키레네 사람 시몬은 2000년이 지난 지금 우리가 기억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얼굴에 흐르던 피와 땀을 닦아드린 베로니카입니다. 교회의 전승에 베로니카는 예수님의 옷자락을 잡았던 하혈하던 여인이라고 합니다. 예수님의 옷자락을 잡고 하혈이 멈추었던 여인은 예수님의 제자가 되었고, 십자가의 길에 끝까지 함께 하였습니다. 자캐오의 부인이라고도 합니다. 자캐오의 부인은 예수님을 만난 남편 자캐오가 변한 것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을 따르는 제자가 되었습니다. 2000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는 십자가의 길 6처에서 베로니카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주님의 수난 성지 주일입니다. 나의 신앙이 예수님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유다와 베드로의 삶이었다면 예수님을 위해서 십자가를 지고 갔던 키레네 사람 시몬과 예수님 얼굴에 흐르던 피와 땀을 닦아드린 베로니카의 삶이 되면 좋겠습니다. 선택은 우리의 몫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너는 좋은 몫을 택하였다.”라고 하시면 좋겠습니다. “그리스도는 우리를 위하여 죽음에 이르기까지, 십자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순종하셨네. 하느님은 그분을 드높이 올리시고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을 주셨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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