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복 받을 사람은 확실히 복 받을 행동을 하는 것 같습니다.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3-04-05 조회수403 추천수2 반대(0) 신고

 

한 20년 전쯤에 산 옷이 있습니다. 저는 옷 관리를 조금 잘 하는 편입니다. 이 옷은 컬럼비아 브랜드 옷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디자인이라 옷을 관리하는데 신경을 많이 씁니다. 사실 20년이 된 옷인데 세탁 후에 다리미질을 하면 거의 새옷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입니다. 한번은 언젠가 그때 그 매장에 그 옷을 입고 갔는데 그게 벌써 몇 년 전인데 그 사장님이 그 옷을 보시고 무척 놀라워하시는 표정이었습니다. 그 정도 사장님이시면 어느 정도 어떤 옷을 보면 대충 언제쯤 옷이라는 감은 알 수 있는 분입니다. 옷을 보고 옷을 사서 입지 않았냐고 하시더군요. 아뇨, 매년 봄 가을마다 늦어도 초겨울까지는 입습니다. 그러면서 제가 "돌아가신 형이 있는데 예전에 옷에 대해 전문가이고 해서 또 형님이 부산에서 백화점도 여러 브랜드 옷을 취급하는 일을 해서 옷을 잘 관리해서 그럴 겁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이 옷은 지금 상태로 봐서도 최소 10년은 깨끗하게 입을 수 있을 겁니다. 그랬던 옷인데 얼마 전에 세탁을 한 후에 건조시키고 보니 안쪽에 지퍼 옆에 약간 박음질이 터졌습니다. 약 15센티미터 정도 됐습니다. 그때 이젠 이 옷도 서서히 헤어지는 모양이다고 생각하면서 조금 고민을 했습니다. 이건 수선도 조금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한편으로는 아주 아쉬웠습니다. 지금 상태로 봐도 아주 양호한 상태인데 이것 때문에 입지 못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말입니다. 혹시나 싶어 옷수선 가게를 가서 문의를 했습니다. 생각지도 않았던 옷수선 가게였습니다. 원래 제가 가는 가게가 있었는데 워낙 불친절해서 다른 곳에 갔던 것입니다. 사장님은 아주머니였습니다. 가게는 아주 작은 규모였습니다. 제가 옷을 보여드리면서 이것 수선될 수 있겠는지 하고 여쭤봤습니다. 조금 살펴보신 후에 며칠 있다가 와라고 하셨습니다. 주말이 끼여 있어서 그랬던 것입니다. 문자로 연락이 와서 옷을 찾으러 갔습니다. 수선이 아주 잘 됐습니다. 제가 옷수선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지만 그 상태를 보면 재봉털로 수선을 하더라도 아주 까다로웠을 거라는 사실 정도는 판단할 수 있습니다. 수선 상태를 보며 너무 깔끔하게 새옷처럼 수선을 해 주셔서 너무 감상했던 것입니다. 수선 부위는 얼마되지 않지만 생각보다 수선비가 조금 나올 것 같았습니다. 길이보다도 공정이 조금 난해해서 그럴 것 같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수선비를 여쭤보니 2000원이라고 하시는 것입니다. 물론 2000원이라고 하셔서 2000원을 드렸지만 제가 봤을 땐 2000원 수선비를 받을 그런 노동력은 아닌 것 같았습니다. 

 

그후 다른 옷 체육복 상의 하나도 양쪽 양 포켓 안쪽을 수선해야 해서 그분께 다시 수선을 부탁드렸습니다. 이건 원래 보니 일반 박음질이 아니고 뭔가 부착식으로 해서 접착해 고정을 한 것 같았는데 이것도 어떻게 수선을 잘 해주셨습니다. 사실 이 체육복은 근 10년 가까이 됐습니다. 사실 버려도 될 정도인데 이것도 이것만 아니면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서 수선만 하면 그냥 평상복으로 입기엔 괜찮아 수선을 했던 것입니다. 이 비용은 양쪽이라 4000원을 말씀하셨습니다. 주시면서 튼튼하게 해서 잘 입을 수 있을 거라고 하셨는데 제가 입고 손을 양쪽 포켓에 넣어봤는데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이 옷수선 가게 사장님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먼저 손님을 응대하는 모습이 아주 품위가 있었습니다. 첫 번째 옷 같은 경우는 옷 지퍼와 단추 같은 것을 다 가지런하게 정리를 하신 후에 옷걸이에 걸어놓으셨던 걸 봤습니다. 보통 보면 그냥 옷을 옷걸이에 걸어놓는다고 해도 그냥 그 상태로 걸어놓는 게 일반적입니다. 단추 같은 것까지 정리를 하지 않습니다. 그분께 그걸 말씀은 드리지 않았지만 제가 옷을 건네받고 가면서 이런 것도 유심히 봤습니다. 더 정확하게는 눈여겨봤습니다. 뭔가를 조사하고 확인하는 그런 의미가 아니고 이런 것까지 세심하게 신경을 써주셨구나 하는 그런 면을 눈여겨봤다는 것입니다.  

 

첫날에 제가 옷을 찾아가면서 아주머니께 수선비를 드린 후에 인사를 하면서 감사한 마음에 또 하나 덕담을 해드리고 싶은 마음이 있었습니다. 인상도 좋으시고 또 미인이었습니다. 물론 연세는 좀 있으신 것 같지만 예전에는 상당히 그랬을 것 같았습니다. 제가 웃으면서 "상당히 미인이십니다"라고 했습니다. 실제 진심에서 우러나서 그런 말씀을 드렸습니다. 사실 그 인사말씀에는 저렴하게 해 주셔서 그랬던 것보다도 그렇게 저렴하게 수선비를 받으시면서도 꼼꼼하게 정성을 드려서 수선해 주신 그분의 마음 또한 아름다웠고 그런 마음으로 세상을 사시니 그래서 미인이었던 것 같다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이왕이면 그런 덕담 속에는 저의 고마움을 전하는 통로였던 것입니다. 가게 문을 나서자마자 작은 일에 충성하는 자는 큰 일에 충성할 수 있다는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그분과 저는 고객과 주인으로 만났습니다. 주인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입장입니다. 우리는 하느님께 예배를 드리는 사람입니다. 예배라는 의미에는 서비스를 한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이와 함께 묵상을 해보면 우리와 하느님과의 관계도 이와 같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어쩌면 그와 같은 일을 할 때 흔히 하는 그런 방식으로 대충 적절하게 박음질할 수도 있는데 아주 꼼꼼하게 정성들여 해 주신 것을 보고 제가 마음으로 감동을 하는 것처럼 하느님께서도 우리의 일상이 만약 옷수선 가게 사장님처럼 그런 마음가짐으로 하느님을 섬기는 신앙생활을 하게 된다면 얼마나 감동하실까 하는 그런 묵상을 해봤습니다. 이와 함께 한걸음 더 나아가 묵상한 게 있습니다. 약간 불교식 표현일 수 있지만 복 받을 사람은 복 받을 행동을 하기 때문에 복을 받는다는 걸 묵상했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뭐 그분께 복을 드릴 수 있는 그런 상황은 아닙니다. 복이라는 게 꼭 우리가 아는 그런 것만 복이 아닐 것입니다. 남으로부터 좋은 말을 들을 수 있는 것도 어쩌면 하나의 복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복은 자신이 짓는 것이지 누가 복을 줘서 복이라는 걸 받는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어쩌면 그분의 얼굴에서 묻어나는 그런 아름다움은 그분 스스로 지으신 복 때문에 그래서 얼굴에 아름다움이 묻어나는 것인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분은 어쩌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겁니다. 단순히 옷 하나 정성들여 수선해줬는데 고객이 감사한 마음을 담아 기분 좋은 말 한마디 하고 갔다고 말입니다. 제 입장에서는 그것도 맞지만 저는 그걸 넘어서 저에게 좋은 신앙의 교훈을 그분을 통해 하나 배울 수 있어서 더 좋았습니다. 그래서 어젯밤에는 그런 생각도 한번 해봤습니다. 저분을 자연스럽게 어떻게 잘 해서 전교를 해 만약 천주교 신자가 된다면 참 거룩한 신앙인이 되실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이미 세상에서 그분이 사람을 대하는 모습을 봐도 뭔가 다른데 그런 상황에 신앙이 들어간다면 당연히 타의 모범이 되는 신앙인이 분명히 되실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건 차차 한번 고민해보려고 합니다. 아마 그분이 신앙을 받아들이게 된다면 이웃 본당이 되겠지만 그래도 저는 그분이 하느님을 믿었으면 하는 희망을 가지고 하느님께 기도해보려고 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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