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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부활 팔부 축제 토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3-04-14 조회수707 추천수5 반대(0)

초등학교 때부터 공부에는 큰 관심이 없었습니다. 부모님도 공부를 열심히 하라고 독려하는 분이 아니었습니다. 가정 형편이 넉넉한 편도 아니었기에 그냥 학교에 다니는 것으로 만족했습니다. 중학교에 입학하면서도 큰 뜻이 없었습니다. 그저 남들이 가는대로 따라가는 편이었습니다. 고등학교는 공고에 가서 취직하려고 하였습니다. 중학교 2학년 때입니다. 10등 안에 들면 자전거를 사준다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자전거를 갖고 싶은 욕심에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성적은 17등이었습니다. 조금만 더 공부하면 자전거가 눈앞에 있었습니다. 드디어 9등을 했고, 자전거를 탈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친구들이 저를 의심하였습니다. 제가 커닝을 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선생님도 믿지 못하는 것 같았습니다. 콩 심은데 콩이 나와야 하는데 팥이 나왔다고 생각하신 것 같았습니다. 저는 솔직히 서운했습니다. 그래서 더욱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커닝으로는 얻을 수 없는 성적을 받았습니다. 그제야 친구들도 저를 의심하지 않았고, 선생님도 저를 믿어 주셨습니다. 저는 성적이 오른 것도 좋았지만, 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드러난 사실을 믿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첫째는 편견입니다. 예수님께서 하느님나라를 선포할 때입니다. 사람들은 예수님의 출신을 보고 믿지 않았습니다. 나자렛에서 그런 예언자가 나올 리 없다는 편견입니다. 고향 사람들도 예수님의 표징과 말씀을 믿지 않았습니다. 자신들이 예수님을 잘 알고 있다는 편견입니다. 지금은 많이 없어졌지만 인종과 학력에 대한 편견도 많았습니다. 둘째는 진실을 가리기 위해서입니다. 손등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태도입니다. 거짓과 모함으로 진실을 덮으려 합니다. 진실이 드러날 경우 그동안 가졌던 특권과 특혜가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부정과 부패가 만연한 사회에서는 진실을 감추려합니다. 독재정치가 있는 곳에서도 진실을 감추려합니다. 대사제 가야파는 거짓된 예언으로 하느님의 아들을 죽음으로 내몰았습니다. 빌라도는 무죄한 예수님을 십자가에서 죽게 하였습니다. 모두 진실을 덮기 위해서입니다. 셋째는 시기와 질투입니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이 있습니다. 바리사이와 율법학자들은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표징을 믿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베엘제블의 힘을 빌렸다고 하였습니다. 하느님의 아들이 아니라 악마에게서 왔다고 모함했습니다. 어둠은 결코 빛을 이길 수 없습니다. 숨기려는 진실은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오늘 독서에서도 진실을 감추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유다의 지도자들과 원로들 그리고 율법학자들입니다. 그들은 편견이 있었습니다. 제자들이 무식하고, 평범한 사람들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제자들이 한 번의 설교로 많은 사람이 세례를 받고, 늘어난 신자가 3000명이 넘었다는 사실을 믿지 못하였습니다. 그들은 진실을 감추려했습니다. 제자들이 보여준 표징을 감추려고 했습니다. 제자들을 감옥에 가두기도 했습니다. 교회의 박해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들은 시기와 질투가 있었습니다. 예수를 십자가에 매달았고, 죽음으로 내몰았으면 모든 것이 끝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자기들이 죽인 예수님이 부활했다는 소문이 있었습니다. 그 소문의 시작은 빈 무덤이었습니다. 두려움에 떨며 숨어있던 제자들이 담대하게 복음을 선포하였습니다. 사람들이 다시금 제자들의 공동체로 모였습니다. 시기와 질투는 자신들의 권위가 무너질 수 있다는 두려움에서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제자들을 불러서 예수님의 이름으로는 절대로 말하지도 말고 가르치지도 말라.”고 지시하였습니다. 그러나 제자들은 당당하게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것보다 여러분의 말을 듣는 것이 하느님 앞에 옳은 일인지 여러분 스스로 판단하십시오. 우리로서는 보고 들은 것을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의 제자들도 주님의 부활을 믿지 못하였습니다. 여자들이 부활하신 주님을 보았다고 했을 때 믿지 못하였습니다. 편견 때문입니다. 다른 제자들이 부활하신 주님을 보았다고 했을 때도 믿지 못하였습니다. 시기와 질투 때문입니다. 주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나타나셔서 그들의 불신과 완고함을 나무라셨습니다. 그들이 믿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주님의 부활을 믿는다면 우리들 또한 부활의 증인이 되어야 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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