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부활 제2주간 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3-04-17 조회수806 추천수7 반대(0)

봄을 맞이해서 대청소를 하였습니다. 주방 일을 도와주시던 자매님이 건강상의 이유로 잠시 쉬는 동안에 몇몇 분들의 도움을 받아서 청소를 하였습니다. 창고에는 버려야할 물건들이 많았습니다. 유효기간이 지난 것들입니다. 정리를 하니 창고가 깨끗하고 넓어졌습니다. 늘 사용하는 분은 큰 불편을 느끼지 못하지만 청소하는 분들의 눈에는 버려야 할 것들이 많이 보였다고 합니다. 예전에 어르신들은 워낙 검소하셔서 쉽게 버리지 못하셨습니다. 주방의 자매님도 검소한 성격이라서 이것저것 많이 모아 놓으셨습니다. 이번 청소를 계기로 모두 정리를 했더니 앓던 이가 빠진 것처럼 시원했습니다. 청소를 하면서 가구의 위치를 바꾸었습니다. 책상은 밝은 곳으로 옮기고, 침대는 창가 옆으로 옮겼습니다. 전에는 몰랐는데 가구를 옮기는 것만으로 분위기가 확 바뀌었습니다. 사실 저는 관심이 없기도 하고, 가구 배치에 대한 식견도 없어서 그냥 지냈습니다. 이번 대청소를 통해서 신문사에도 봄이 왔습니다. 시간을 내서 청소를 하시면 방에도, 사무실에도 봄이 찾아 올 것입니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복음에서 예수님과 니코데모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니코데모는 관습과 율법의 에서 살았습니다. 그렇게 살아도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유대인들의 스승으로 존경도 받았습니다. 모세의 율법은 니코데모에게 삶의 이정표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율법과 계명들은 창고에 쌓여진 오래된 물건처럼, 유효기간이 지난 물건처럼 니코데모가 영적으로 자유롭게 되는 것을 방해하기도 했습니다. 하느님을 믿고, 계명을 지키면서 재물을 모으고, 자녀들을 잘 키우면 그것으로 만족했습니다. 세상 사람들도 다 그렇게 살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애벌레가 땅을 기어 다니지만 누에고치의 과정을 거치면서 하늘을 나는 나비가 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죽어야 할 운명을 슬퍼하는 니코데모에게 새로운 삶이 있다는 것을 말씀하십니다. 그것은 물과 성령으로 새로 태어나는 것입니다. 율법과 계명의 틀을 초월하는 삶으로 인도하는 것입니다. 감정의 굴레에 갇히는 것이 아닌, 생각의 틀에 갇히는 것이 아닌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니코데모에게 말씀을 하십니다. “너희는 위로부터 태어나야 한다. 바람은 불고 싶은 데로 분다. 믿는 사람은 누구나 사람의 아들 안에서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 소중한 것은 재물도 아니고, 명예도 아니고, 권력도 아니라고 하십니다. 사람의 아들을 믿고 영원한 생명을 얻는 것이라고 하십니다. 오늘의 제1독서에서 사도들과 초대 교회의 공동체는 바로 소중한 것을 얻기 위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서는 하느님의 뜻을 따라야 하고, 하느님의 뜻은 하느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셨듯이, 우리도 서로 사랑하는 것입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사도들과 공동체는 사랑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그들 가운데에는 궁핍한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신자들의 공동체는 한마음 한뜻이 되어, 아무도 자기 소유를 자기 것이라 하지 않고 모든 것을 공동으로 소유하였다. 사도들은 큰 능력으로 주 예수님의 부활을 증언하였고, 모두 큰 은총을 누렸다.”

 

초대 교회 신자들은 함께 나누었고, 함께 소유했습니다. 참으로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초대교회 신자들의 삶은 세상의 빛이 되었고 어둠 속에 있었던 많은 사람들이 그 빛으로 모여왔습니다. 눈에 보이는 창고와 방을 청소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세상의 것들로 가득 채워진 내 마음의 창고를 정리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리고 새로워진 마음에 주님의 말씀을 채우면 좋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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