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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고통 속에서 피어난 맑은 영혼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3-04-29 조회수548 추천수3 반대(0) 신고

 

오늘 새벽에 신부님 강론을 하나 유튜브로 듣다가 8년 전 방송 하나를 봤습니다. 유튜브 제목 때문에 끌려 보게 됐습니다. 글짓기 대회에서 8042:1의 경쟁률을 뚫고 대상을 받은 초등학교 6학년인 정여민 군의 이야기입니다. 처음엔 몰랐는데 보니 방송이 2015년도 였으니 지금은 21세의 나이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대상을 받은 글은 암투병하시는 어머니를 소재로 한 이야기였습니다. 심사위원들도 울린 글이라고 하는 걸 들었습니다. 10분 가량 되는 유튜브 방송이었는데 보면서 많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엄마의 암투병을 지켜보는 아이의 눈망울을 보면서 가슴이 저며오고 먹먹했습니다. 나이는 어리지만 그 아이의 심정을 제가 비슷하게 경험해봐서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댓글을 통해서 알았습니다.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여민군의 글이 실렸다는 사실입니다. 다른 자료를 통해 보니 원래는 경북 포항에서 살았다고 합니다. 방송에서는 경북 영양 산골 오지마을이라고는 나왔습니다. 아버지가 어머니 병 때문에 도시생활을 접고 요양하기 위해 오지마을로 들어가 생활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방송을 본 후에 자료를 검색해 대상을 받은 글과 그 외 다른 글도 읽어봤습니다. 정말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어떻게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의 문장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웬만한 작가의 뺨을 칠 정도의 표현력과 뛰어난 감수성을 느낄 수 있는 글이었습니다. 심사위원이셨던 한 여성분의 인터뷰에서도 이런 사실을 공감하시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2년 전까지의 근황은 몇몇 자료에서 확인할 수 있었는데 그 이후의 자료는 보질 못했습니다. 지금은 작가로 등단한 모양입니다.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난 건 분명한 사실인 것 같습니다.

 

여민 군의 짧은 영상을 보면서 느낀 게 있습니다. 10분 정도의 방송을 보고 처음으로 제 맘속으로 한 말이 고통 속에서 피어난 맑은 영혼이었습니다. 엄마의 암투병을 곁에서 지켜보며 마음 고생을 한 것도 여민 군이 나이에 맞지 않을 만큼의 깊은 여운을 줄 수 있는 감성이 솟아오른 것 같기도 했습니다. 당선작의 글 외에 다른 시와 수필 같은 산문을 몇몇 읽어봤습니다. 단순히 글 재주만 가지고 그런 글을 쓸 수 있는 게 아니였고 여민 군 속에 있는 맑은 영혼도 작용했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제가 유튜브 댓글을 다는 보진 못했지만 거의 대부분 다 봤습니다. 다들 감탄과 함께 여민 군의 가정에 행복과 어머니의 빠른 쾌유를 비는 기도의 글이 다수였습니다. 또한 훌륭한 작가가 되길 기원하는 댓글도 있었습니다.

 

여민 군의 일상과 글을 보면서 저는 하느님을 믿는 사람이라 신앙적인 관점에서 한번 바라보며 묵상을 해봤습니다. 엄마가 암투병을 하는 그런 시련이 주옥 같은 필력으로 글을 쓸 수 있게끔 하는 영향도 미쳤겠지만 다른 글을 통해서 보면 자연과 호흡하며 자신과 자연이 함께 대화를 하며 지식의 향연을 나누는 모습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물론 타고난 문학적인 재능도 한몫했겠지만 그것보다는 맑은 영혼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눈을 가졌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확실히 맑은 영혼은 나이와 상관없다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바로 고통이라는 단어보다는 시련이라는 단어가 더 적절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시련이라는 것은 때로는 사람의 영혼을 단단하게 하는 것 같고 또한 영혼을 맑게 정화하는 정화수 같다는 생각을 여민 군을 통해서 다시 한 번 더 생각해보게 되는 계기였습니다. 여민 군의 어머니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는 알 수 없지만 암이 치유되어 건강하게 회복됐으면 하는 바람과 함께 여민 군이 잘 성장해 많은 국민들의 영혼에 따뜻한 온기를 줄 수 있는 훌륭한 작가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우리의 영혼도 마치 이와 같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살면서 여러 시련을 겪게 되면 그 순간은 힘든 순간이겠지만 그게 영혼을 정화하는 시간일 수 있다는 걸 말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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