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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 영근 신부님의 복음 묵상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3-05-06 조회수353 추천수3 반대(0) 신고

230506. 부활 제4주간 토요일.

 

"나를 본 사람은 곧 아버지를 뵌 것이다.(요한 14,10)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어준 다음, “내가 너희와 함께 있는 것도 잠시 뿐이다.”(요한 13,33)라는 말씀에 대한 제자들의 세 번째 반응이 이어집니다. 곧 “주님, 어디로 가십니까?”(요한 13,36)라는 베드로의 반응과 “주님, 저희는 주님께서 어디로 가시는지 알지도 못하는데, 어떻게 그 길을 알 수 있겠습니까?”(요한 14,5)라는 토마스의 반응에 이어, 필립보가 “주님, 저희에게 아버지를 뵙게 해 주십시오. 저희에게는 그것으로 충분합니다.”(요한 14,8) 하고 간청합니다.
 
이에,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필립보야, …너는 나를 모른다는 말이야? 나를 본 사람은 곧 아버지를 뵌 것이다.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다는 것을 너는 믿지 않느냐? …내가 ~한 말을 믿어라. 믿지 못하겠거든 이 일들을 보아서도 믿어라.”(요한 14,9-11)
 
여기에서, 예수님께서는 ‘안다’는 것과 ‘본다.’는 것과 ‘믿는다.’는 것의 관계를 밝혀주십니다. 여기서 ‘보다’라는 뜻은 ‘예수님을 보고 그가 누구인지를 안 사람은 하느님을 본 것이며, 하느님을 안 것이다’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보고서도 보지 못하니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러니 꿰뚫어 깨달아 알아보는 일이 필요합니다. 그것은 마치 물고기가 물을 헤험쳐다니면서도 자신이 헤험쳐다닐 수 있음이 물이 있음임을 모르듯, 새들이 하늘을 날아다니면서도 자신이 하늘을 날아다니는 것은 하늘이 있기 때문임을 모르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가 숨을 쉬면서도 숨쉬는 줄을 모르듯, 서울에 와 서울을 보고 있으면서도 서울이 어디냐고 묻는 꼴입니다. 곧 지금 ‘와 있는 곳’, 보고 있는 것이 서울임을 모르는 꼴입니다. 거기에는 받아들이고 승복하는 ‘믿음’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그들은 아버지와 예수님의 하나 됨을 믿지 못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필립보의 무지를 꾸짖으신 후, 참을성 있게 이전의 가르침을 되풀이 하십니다. 당신이 그들과 함께 보낸 긴 시간을 돌아보게 하십니다. 사실, 제자들은 이미 예수님이 아버지 안에 계시고 아버지께서 당신 안에 계시며, 당신이 하신 말씀은 모두 아버지의 말씀(참조:3,34;8,18.28.38.47;12,49)이시고, 당신이 하신 일은 모두 아버지께서 하신 일(참조:5,19.36;9,3-4;10,
25.32.37-38)이라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그런데도 제자들이 이를 믿지 못했던 것입니다.
 
결국, 믿음이 관건입니다. 곧 ‘믿음으로 보는 눈’이 필요합니다. ‘믿음의 눈’, 그것은 감각의 기능과 지성의 기능을 통해서 보는 것이 아니라 언어로 표현될 수 없는 어떤 만남이 벌어지는 것으로, 존재자체로 보는 눈입니다. 이를 우리는 관상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의 무지가 여전히 믿음의 부족에 있음을 밝히시며 말씀하십니다.
 
“나를 믿는 사람은 내가 하는 일을 할 뿐만 아니라, 그보다 더 큰 일도 하게 될 것이다.”(요한 14,12)
 
그러니, 당신이 제자들을 떠나더라도 당신이 하신 일, 곧 구원하는 일과 하느님을 세상에 알리는 일은 계속될 것입니다. 그 일은 궁극적으로는 제자들을 통해서 예수님이 하시는 일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제자들이 하는 일 안에서 당신의 권능이 이루어지게 될 것이라고 반복하여 강조하시면서, 당신을 믿고 당신께 의탁하면, 당신의 권능으로 다 이루어주겠다고 약속하십니다. “너희가 내 이름으로 청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내가 다 이루어주겠다.”(요한 14,13.14). 결국, ‘믿음’이 전능을 가져올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그 ‘믿음’ 안에서 당신이 일하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너희가 내 이름으로 청하면 내가 다 이루어주겠다.”(요한 14,14)
 
주님!
제가 여전히 이루지 못함은 여전히 죽지 못한 까닭입니다.
당신의 뜻이 아니라, 제 뜻을 이루려 한 까닭입니다.
사랑으로 죽게 하시어, 저의 믿음이 아니라 당신의 믿음을 이루소서!
사실, 제가 이 자리에 아직 남아 있음은
당신께 대한 저의 믿음이 아니라 저에 대한 당신의 믿음 때문입니다.
오늘도 늘 저보다 더더더 믿으시는 당신의 믿음을 찬미하나이다.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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