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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부활 제5주간 월요일]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3-05-08 조회수299 추천수1 반대(0) 신고

[부활 제5주간 월요일] 요한 14,21-26

 “누구든지 나를 사랑하면 내 말을 지킬 것이다.“

 

 

오랫동안 신앙생활을 한 사람이라도, ‘계명’이나 ‘규율’같은 말을 들으면 왠지 모를 부담감과 거부감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의무’나 ‘강제’라는 측면이 무겁고 어려운 숙제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주님 뜻을 전적으로 따르는게 신앙생활이라고는 하지만, 그렇게만 하면 내 자유를 박탈당하는거 같아 싫고 내 뜻대로 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내 자유를 주장하고 싶은 마음이 클수록, 내 뜻을 관철시키고 싶은 욕심과 고집이 강할수록 주님의 계명이 내 마음을 짓누르는 무게와 강도도 더 크게 느껴지지요.

 

하지만 주님을 진정으로 사랑하게 되면 상황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내가 사랑하는 주님 마음에 들고 싶어서, 그분으로부터 사랑받고 싶어서, 주님께서 바라시는 것들을 누가 억지로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실천하게 되는 겁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은 그런 우리의 모습을 이렇게 설명하십니다. “누구든지 나를 사랑하면 내 말을 지킬 것이다.” 그런데 주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그보다 더 깊어지면 이제는 ‘그분이 나를 사랑해줬으면’하고 바라는 마음을 ‘초월’하는 경지에 이르게 됩니다.

 

그런 경지를 이렇게 설명할 수 있습니다. 진정으로 상대방을 사랑하는 이는 그가 알아주지 않아도, 때로는 그를 놀라게 해주기 위해 일부러 그가 모르게, 그 사람이 기뻐할 일을, 그가 진심으로 바라고 원해왔던 것들을 해 주려고 하는 겁니다. 그렇게해서 그가 큰 기쁨과 행복을 느끼는 걸 보는게 곧 나에게도 가장 큰 기쁨이자 행복이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진정으로 주님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주님께서 당신 바람을 ‘계명’이라는 언어로 표현하시기 전에 그분께서 원하시는 것은 무엇이든 먼저 알아서 해드리려고 할 것입니다. 그러면 그분께서 기뻐하실 것을 알고 또 그렇게 해드리기를 원하기에 다른 그 어떤 대가도 바라지 않고 기꺼이 그렇게 하는 것이지요.

 

주님은 우리가 당신을 그런 마음으로 대하기를 바라십니다. 인격적인 친교 없이, 이해와 사랑 없이, 그저 당신께서 보여주시는 놀라운 능력과 기적에만 관심을 두는 피상적인 믿음은 오래가지 못하고 금새 무너져버릴 뿐만 아니라, 우리를 참된 신앙생활로 이끌지도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믿음’은 반드시 ‘사랑’과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하십니다. 사랑에서 우러나는 믿음으로, 주님의 말씀과 뜻을 기꺼이 기쁘게 지키는 이가 되어야만 주님과 함께 삶의 참된 기쁨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지요.

 

오늘 복음에서 ‘지키다’라고 번역된 그리스어 동사는 원래 '간직하다', '새기다' 혹은 '신경 써서 돌보다'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계명들을, 그분의 뜻과 가르침들을 내 마음 속에 간직하고 곰곰이 되새기라는 뜻입니다. 또한 그렇게 마음에 새긴 주님의 뜻과 가르침들을 삶 속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늘 신경써서 주의를 기울이고 나 자신의 행동과 삶을 주님 뜻 안에서 잘 돌아보라는 뜻입니다. 그러면 주님께서 당신 자신을 우리에게 드러내보이실 것입니다. 나를 진정으로 사랑하시는 삼위일체 하느님께서 언제나 나와 함께 계시면서 나를 보살피시고 지켜주신다는 것을 깨닫고 든든한 마음으로 하루 하루를 기쁘게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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