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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 영근 신부님의 복음 묵상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3-05-13 조회수497 추천수3 반대(0) 신고

230513. 부활 제5주간 토요일.

 

너희가 세상에 속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요한 15,19)
 

우리는 이번 주 내내 ‘사랑의 계명’에 대한 말씀을 들었습니다. 그것은 아버지와 예수님과의 관계에서, 예수님과 제자들의 관계에서, 제자들과 제자들이 관계에서의 “사랑”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이제, 오늘 <복음>은 ‘제자들과 세상의 관계’에서 제자들이 세상으로부터 미움과 박해를 당하게 될 것에 대한 예고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한편으로는 제자들의 신원과 사명으로부터, 다른 한편으로는 세상 사람들의 몰이해로부터 오게 될 것임을 말씀하십니다. 그리하여 결국, 세상과 제자들의 관계에서 제자들의 사명 역시 “사랑”임을 말해줍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세상으로부터 미움과 박해를 당하는 이유를 “너희가 세상에 속하지 않고 오히려 내가 세상에서 택한 사람들이기 때문”(15,19)이라고 밝혀줍니다. 이 말씀은 시나이 산에서 하느님께서 모세와 한 계약체결의 약속 내용, 곧 “너희를 나의 소유가 되게 하리라...거룩한 민족으로 뽑았다”(탈출 19,5-6)라는 말씀을 떠올려줍니다. 그러니 이는 이미 우리 안에 성취된 계약, 성취된 말씀입니다. 이는 두 가지 사실이 드러내주고 있습니다. 하나는 우리가 주님께 ‘속한다’는 것이요, 또 하나는 주님께 ‘선택되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바로 이 이유 때문에 제자들은 세상으로부터 미움을 당하게 됩니다. 그래서 그리스도인은 2세기의 무명 교부의 작품인 [디오그네투스에게]서 말해주듯이, “세상의 영혼”으로서의 삶입니다. 곧 ‘세상에 살되 세상에 속하지 않는 사람’인 것입니다.
 
이어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세상으로부터 박해를 당하는 이유를 “내 이름 때문”(15, 21), 곧 “내 제자라 해서”라는 사실을 밝혀줍니다. 그리고 “그들은(세상은) 나를 보내신 분을 모른다.”(15,21)라고 말씀하십니다. 이는 앞에서 하신 “내가 보내는 사람을 받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받아들이는 사람이며, 나를 받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보내신 분을 받아들이는 사람입니다”(요한 13,20)라는 말씀과 상통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유의해야 할 점은 비록 제자들이 ‘세상에 속하지 않는다’고 해서, 혹은 ‘세상으로부터 미움과 박해를 받는다’고 해서, 혹은 ‘세상이 아버지를 모르고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해서, 제자들도 똑같이 세상을 그렇게 할 수만은 없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하느님께서 이스라엘을 선택한 것은 그들만의 구원이 아니라 모든 민족의 구원을 위한 도구로 삼기 위함이요,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뽑은 것도 그들의 구원만이 아니라 만민의 구원을 위한 도구로 삼기 위함이었기 때문입니다.
 
바로 여기에, 하느님의 사랑과 보냄 받은 이의 사명이 드러납니다. 이를 앝에서는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이토록 사랑하시어 외아들을 주기까지 하셨으니, .... 세상을 심판하려는 것이 아니라 아들로 말미암아 세상을 구원받게 하시려는 것이었습니다.”(요한 3,16-17) 라고 말해줍니다.
 
따라서 오늘 말씀은 세상이 아무리 제자들을 미워하고 박해한다 하더라도, 오직 당신을 보내신 분인 아버지께만 믿음을 두셨던 주님이요 스승이신 예수님을 따라서, 믿음으로 복음을 선포하라는 위로와 격려의 말씀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진정 예수님께 속해 있다면, 미움과 박해는 당연한 것일 뿐만 아니라, 오히려 그리스도인의 특권에 해당할 것입니다. 이 특권에 대해, 사도 바오로는 이렇게 말합니다.
 
“여러분은 그리스도를 위하는 특권을, 곧 그리스도를 믿을 뿐만 아니라 그분을 위하여 고난까지 겪는 특권을 받았습니다.”(필립 1,29)

그렇습니다. 그리스도인은 사명과 함께 고난의 특권도 부여받았습니다.
 
한스 큉은 말합니다.
 
“하느님의 사랑은 고난을 없애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니라, 고난 속에서 사랑하신다.”
 
그래서 우리는 이렇게 기도할 수 있습니다.
 
오, 나의 주 나의 전부 나의 임자시여! 나를 독차지하신 나의 지배자 나의 정복자시여, 바로 지금 저를 점령하소서. 저는 본시 당신 것이옵니다. 저는 당신의 것, 당신의 소유이오니, 당신 포도나무에 붙어있는 가지이옵니다. 당신의 택함, 당신의 보냄을 따라 감히 당신의 뜻을 따르겠사오니, 제가 공동체와 형제들 안에 머물게 하소서. 어떠한 상황에서도, 혹 내 형제가 나를 미워하고 박해한다 하더라도, 예수님의 이름 때문에 사랑 안에 머물게 하소서. 당신 말씀을 사는 말씀의 봉사자가 되어 주인님이신 당신을 찬미하며 감사하게 하소서. 오 감사하나이다. 나의 주, 나의 임자시여! 아멘.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너희가 세상에 속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요한 15,19)
 
주님!
세상에 속하지 않기에, 세상의 사랑을 구하지 않게 하소서!
당신께 속하니, 당신의 사랑에 목마르게 하소서!
고난을 겪는 특권을 받았으니, 그 속에서 당신을 만나 뵙게 하소서!
그 어떤 미움과 배척에서도 사랑을 배우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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