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부할 제6주간 토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3-05-19 조회수615 추천수6 반대(0)

철학자 데카르트는 모든 명제를 의심하면서 사유하였습니다. 그러다 의심에서 벗어나는 하나의 명제를 찾아냈습니다. 그것이 유명한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입니다. 지난번 성지순례를 갔다 오면서 늘 입고 다니던 옷이 낡아져서 더 이상 입기가 어려웠습니다. 해외여행 중에 소중하게 간직해야 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여권, 핸드폰, 지갑입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여권입니다. 여권이 없으면 함께 이동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비행기 탑승도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옷이 찢어지면서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여행하는 사람들은 저마다 여권을 보관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어떤 분은 어깨에 메는 가방에 보관합니다. 여자 분들이 그렇게 보관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어떤 분은 옷에 보관합니다. 주로 남자 분들이 그렇게 보관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저도 여권은 늘 입고 다니는 옷의 안 주머니에 보관하였습니다. 순례 중에도 여권을 보관하는 옷 생각이 저를 따라다녔습니다.

 

오늘 생각이란 무엇인가? 돌아봅니다. 생각은 주체가 입니다. 좋아하는 것들이 생각나기 마련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늘 생각하기 마련입니다. 이선희의 노래 알고 싶어요.’는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생각을 담고 있습니다. 애주가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기뻐서 한잔, 우울해서 한잔, 비가 와서 한잔, 경치가 좋아서 한잔을 떠올립니다. 생각은 주체가 나이기 때문에 그것을 소유하거나 해결하면 더 이상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잡은 고기에게는 더 이상 미끼를 주지 않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사랑해서 함께하고 결혼하면 사랑을 시작했을 때보다는 생각이 덜나기 마련입니다. 저도 아마존에서 여행에 필요한 을 구매했습니다. 여권을 보관할 옷이 생겼기 때문에 더 이상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애주가들도 어느 정도 술을 마시면 더 이상 술을 생각하지 않습니다. 취할 정도로 마시면 며칠 동안 술을 가까지 하지 않기도 합니다.

 

순례 중에 기도를 많이 하였습니다. 매일 미사가 있었고, 미사 지향으로 함께 기도하였습니다. 기도와 생각은 비슷한 점이 있지만 다른 점도 있습니다. 생각은 주체가 라면 기도는 주체가 하느님입니다. 생각은 내가 해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도는 나의 전구로, 타인의 전구로 하느님께서 들어주시기를 청하는 것입니다. 생각은 나의 만족을 위해서 타인의 희생을 감수하기도 합니다. 생각은 나의 욕망을 위해서 나의 희생을 자초하기도 합니다. 생각은 약이 되기도 하고,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같은 물을 마셔도 소가 마시면 생명을 살리는 우유가 됩니다. 같은 물을 마셔도 뱀이 마시면 생명을 죽이는 이 됩니다. 저도 그릇된 생각 때문에 위험을 자초한 적이 몇 번 있습니다. 그릇된 생각이 행동으로 드러나면 가 되기도 합니다. 순례 중에 하루를 시작하면서 기도하였고, 하루를 마감하면서 기도하였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순례의 여정에 함께 해 주셨고, 모두가 건강하게 순례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예루살렘 성전에는 통곡의 벽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도 예루살렘 성전이 무너질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 시대에 로마는 반항하던 유다인들의 상징이었던 예루살렘 성전을 파괴하였습니다. 그리고 서쪽 벽만을 남겨놓았습니다. 유다인들은 모두 흩어졌고, 1년에 한번 무너진 성전의 한 쪽 벽에서 눈물로 기도하였습니다. 그래서 그 벽을 통곡의 벽이라고 합니다. 이스라엘이 2000년이 지나서 독립할 수 있었던 것은 통곡의 벽에서 간절하게 기도하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독립한지 75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많은 유다인들은 통곡의 벽에서 간절하게 기도하고 있습니다. 기도가 행동으로 드러나면 하느님의 영광이 함께 합니다. 오늘 독서에서 아폴로는 하느님의 은총으로 이미 신자가 된 이들에게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이번 순례의 여정에도 기도가 행동으로 드러난 분들이 많았습니다. 자리를 양보해 주었고, 성가 봉사를 해 주었고, 거동이 불편하신 분들을 부축해 드렸습니다.

 

생각이 행동으로 드러나는 삶도 필요하지만, 신앙인이라면 기도가 행동으로 드러나는 삶이 되어야 합니다. “청하여라. 받을 것이다. 그리하여 너희 기쁨이 충만해질 것이다. 나는 아버지에게서 나와 세상에 왔다가, 다시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 간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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