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성 유스티노 순교자 기념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3-05-31 조회수832 추천수6 반대(0)

성지순례를 다녀오면서 감기가 친구처럼 따라왔습니다. 긴 비행시간과 긴장 때문에 몸의 면역력이 약해 진 것 같습니다. 몸져눕지는 않았지만 생활에 불편이 있었습니다. 목소리가 변해서 강론이 여의치 않았습니다. 침을 삼키면 목이 불편했습니다. 콧물과 가래가 있어서 주머니에 휴지를 가지고 다녀야 했습니다. 감기는 약을 먹으면 1주일, 약을 안 먹어도 1주일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번에는 약을 먹었어도 10일이 넘었습니다. 다행히 목소리도 돌아오고, 목에 이물감도 없어지고, 콧물과 가래도 그쳤습니다. 감기 덕분에 집에 머물면서 성지순례의 기쁨과 감격에 좀 더 머물 수 있었습니다. 함께 했던 분들이 광야에서 봉헌했던 미사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했습니다. 그 미사를 통해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모세와 함께 광야에서 하느님께 예배를 드렸던 모습을 떠올린 것 같았습니다. 저도 그날 광야에서의 미사가 마치 어제의 일처럼 생생하게 느껴집니다. 바위, 바람, 모래, 옹기종기 모여 있는 순례자들, 서쪽으로 기울어가던 태양이 생각납니다.

 

한때 삼포세대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우리 삶의 근간이 되는 것들입니다. ‘연애, 결혼, 자녀를 포기하는 것입니다. 젊은이들에게 우리의 현실이 결코 녹녹하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삼포를 넘어 오포와 칠포세대라는 말까지 있었습니다. ‘연애, 결혼, 자녀, 인간관계, , , 희망을 포기하는 세대를 이야기합니다. 우리 사회가 재물, 성공, 권력이라는 바벨탑을 세우기 때문입니다. 무한 경쟁의 시대에 도태되는 사람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소확행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의미합니다. 복지와 나눔, 연대와 협력으로 상생의 길을 찾는 다면 우리는 소확행의 기쁨을 얻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신앙생활을 하는 것은, 우리가 성지순례를 가는 것은 을 찾기 위해서입니다. 길을 찾았다면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걷기 위해서입니다. 혼자서는 외롭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고, 장애물을 만나면 쉽게 포기하기 때문입니다. 강을 건넌 사람은 굳이 배를 가지고 가지 않습니다. 더 이상 배가 필요 없기 때문입니다. 인생이라는 을 건너지 않았기에 우리는 아직도 신앙생활을 하고, 성지순례를 다니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주님께 자비를 청하는 바르티메오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바르티메오는 눈이 보이지 않는 소경입니다. 주님께서는 예전처럼 보고 싶다는 바르티메오의 청을 들어주셨습니다. 이제 눈을 뜬 바르티메오는 주님의 길을 따라갑니다. 팬데믹 3년을 지내면서 영적으로 눈이 먼 사람들이 생겼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신앙의 지표를 통해서 알 수 있습니다. 신앙의 지표는 성사 생활을 통해서 알 수 있습니다. 성체성사가 이루어지는 미사의 참례자 수가 줄었습니다. 예전에는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던 고백성사도 줄었습니다. 복음 선교의 결과인 세례성사도 줄었습니다. 현장에 있는 사목자의 고민은 깊어가지만 영적인 눈을 뜨려고 하는 신앙인의 열정은 식어갑니다. 주님께서는 잃어버린 동전, 되찾은 양, 돌아온 아들의 비유를 말씀하셨습니다. 사목자들은 신발 끈을 다시 매고 길을 나서야 합니다. 봉사자들은 기름을 준비했던 열 처녀처럼 불을 밝혀야 합니다. 팬데믹의 파도에 주저앉은 이웃들을 주님께 인도해야 합니다.

 

저희가 그릇된 가르침을 물리치고 참된 믿음을 굳게 지켜 나가게 하소서. 주님의 업적은 그분의 말씀으로 이루어졌고, 그분의 결정은 선의에서 나왔다. 그분께서는 지나간 일과 다가올 일을 알려 주시고 숨겨진 일들의 자취를 드러내 보이신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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