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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라면을 좋아하는 아빠 / 따뜻한 하루[108]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3-06-10 조회수315 추천수2 반대(0) 신고

 

 

저는 아토피를 심하게 앓았고 딸을 걱정한 엄마는 건강 음식, 웰빙 마니아가 되셨고,

특히 집에서는 인스턴트 음식을 먹는 것이 아예 금지가 되다시피 되어 버렸습니다.

천만다행 지금은 건강해 아무거나 잘 먹지만 엄마는 아직도 음식에 예민하십니다.

 

그런데 면 종류의 음식을 다 좋아하는 아빠한테 한 가지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쉽게 끓어 장만할 수 있는 라면을 집에서는 전혀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어느 주말에 엄마가 친구들과 모임으로 인해 조금 늦어진다는 소식에,

아빠는 후다닥 슈퍼에 가서 좀 비싼 유명 상품의 라면을 사 오셨습니다.

 

"아빠, 엄마가 알면 난리 날 텐데."

"괜찮아, 안 걸린다면 될 거야!"

 

그리고 아빠의 눈물겨운 고행이 시작되었습니다.

버너와 냄비를 준비하고, 냄새로 들킬까 싶어 창문을 다 열고

베란다에 쭈그려 앉아 엄마가 안 계시는 시간 이용 라면을 끓여 먹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국물까지 쭉 들이키시고 엄마 몰래 설거지까지 마친 아빠는,

저를 향해 손가락으로 승리의 V자를 척 내밀며 행복한 표정을 보였습니다.

 

그런데 아빠가 모르는 사실이 있습니다.

엄마는 그날 아빠가 라면 먹는 거 다 알고 있었습니다.

베란다에서 그러는 게 너무 애처로워서 한 번만 봐준 거라고 하십니다.

 

'이해'는 영어로 understand라고 합니다.

누구 아래에 위치내지는 서 있는 것인데요,

상대를 '배려'하는 참 좋은 표현으로 보입니다.

 

예수님의 저 유명한 산상설교의 핵심 주제는 참 행복입니다(마태 5,3-8).

온유한 사람들,

자비로운 사람들

마음이 깨끗한 사람,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다 행복한 이랍니다.

 

그렇습니다.

어리석은 자는 멀리서 행복을 찾고, 현명한 자는 자기 발치서 행복을 키웁니다.

행복은 밖에서 그냥 오는 것도 아니며, 그리 멀리 떨어져 있는 것도 아닙니다.

지금 이 순간, 일상서 찾을 수가 있는 아주 가까운 곳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작은 행복들, 오늘 만큼의 행복이 모여서 행복한 인생을 만듭니다.

고작 라면 하나에서도 그 사랑과 기쁨을 발견할 수가 있듯이 말입니다.

 

감사합니다. ^^+

 

 

태그 라면,아토피,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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