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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 영근 신부님의 복음 묵상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3-06-11 조회수348 추천수4 반대(0) 신고

230611.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있는 빵이다.”(요한 6,51)

 
오늘은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의 성체성혈 대축일입니다. 우리를 위해 내어놓으신 당신의 몸과 피, 그 크신 사랑과 신비를 되새기는 날입니다. 이제 우리는 곧 당신 몸과 피를 우리의 양식으로 내어준 그 크신 사랑을 먹을 것입니다. 그토록 아름답고 거룩한 사랑을 마실 것입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는 광야에서 하느님께서 만나를 먹게 해 주셨다는 이야기를 두 번에 걸쳐 반복해 들려줍니다. “그리고 그것은 사람이 빵만으로 살지 않고, 주니므이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산다는 것을 너희가 알게 하시려는 것이었다.”(신명 8,3)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는 오늘날에도 주님께서는 여전히 당신의 몸과 말씀으로 우리를 양육하고 계심을 알려줍니다.

<제2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빵이 하나이므로 우리는 여럿일지라도 한 몸입니다. 우리 모두 한 빵을 함께 나누기 때문입니다.”(1코린 10,17)라고 선포합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리스도와 함께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스도와도 형제들과도 한 몸입니다. 이 얼마나 고귀하고 아름다운 일인지요! 찬미하고 찬양해야 할 일인지요!
 
오늘 <복음>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있는 빵이다. 이 빵을 먹으면 영원히 살 것이다. 내가 줄 빵은 곧 나의 살이다. 세상은 그것으로 생명을 얻게 될 것이다.”(요한 6,51) 
 
참으로, 어마어마한 말마디 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있는 빵”이라고 하십니다. 단지 “내려온 빵”인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줄 빵”이이라고 하시면서, 그 빵은 바로 “당신의 살”이라고 하십니다. 그리고 세상이 이 빵으로 “생명을 얻게 될 것”이라고 하십니다.
 
그러나 세상에 생명을 줄 빵은 그 빵이 되기에 앞서, 밀이 바수어져 물과 함께 반죽이 되듯, 그렇게 부서지고 쪼개지고 피 흘리려야만 했습니다. 그래야만 “빵”이 될 수 있는 까닭이었습니다. 그래야만 “참된 양식, 참된 음료”가 될 수 있는 까닭이었습니다. 그러니, 이 양식은 결코 우리가 획득하여 얻은 것이 아닙니다. 당신이 주셔서 받은 것입니다. 은총입니다. 당신을 내어주시는 사랑입니다.
 
여기서, 주목할 단어는 “빵”과 “살”과 “생명”입니다. 이는 같은 지평에 자리 잡은 인간 존재 자체를 의미합니다. 한편, 오늘 <복음>에서 주목할 수 있는 단어는 51절고 58절에 나오는 “하늘에서 내려 온”이라는 표현입니다. 이는 인간 존재와 그 존재양식이 가 닿을 수 없는 신적인 차원을 담고 있습니다. 그러니 “하늘에서 내려온 빵”인 예수님의 자기 계시는 인간 존재와 존재양식 모두를 신적차원으로 받아들이는 말씀입니다. 곧 하늘의 몸과 땅의 몸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오늘 예수님께서는 쪼개진 빵으로 우리에게 오십니다. 그리고 쪼개진 당신의 살과 피를 ‘먹고 마시라’고 하십니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누릴 것”(요한 6,54)이라고 말씀하십니다. 당신의 신적 생명을 “먹고 마셔라”라는 말씀입니다. 이 말씀의 뜻을 세 가지로 알아들어 봅니다.
 
<첫째>는 당신께서 ‘생명의 밥이요, 양식’임을 말해줍니다. 이를 <제1독서>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사람이 빵만으로는 살지 못하고 하느님의 입에서 떨어지는 말씀을 따라야 산다.”(신명 8,3)
 
<둘째>는 ‘예수님과의 사귐’을 말해줍니다. 이를 <제2독서>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가 기리는 찬양의 잔은 그리스도의 피와의 사귐이요, 우리가 떼는 빵은 그리스도의 몸과의 사귐이 아니겠습니까?”(1고린 10,16)
 
<셋째>는 그분의 ‘현존 안에 머물음’을 말해줍니다. 이를 <복음>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이는 내 안에 머물고 나도 그 사람 안에 머문다.”(요한 6,56)

그리고 이 모두는 ‘빵과 피를 받아먹고 마시는 이’ 안에서 벌어지는 일입니다. 이렇게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양식이 되고, 우리와 함께 살아 계시며, 우리 안에 머물며, 한 몸이 되어 주십니다. 당신의 ‘신적 생명’을 우리에게 선사하십니다. 곧 당신 자신을 우리에게 증여하십니다. 그리하여 당신의 살은 우리의 살이 되고, 당신의 피는 우리의 피가 됩니다. 갈라지고 패인 우리 가슴 골골에 당신의 피가 흐르게 된 것입니다. 용서와 화해의 피, 구원과 생명의 피가 흐르게 된 것입니다. 이 크신 사랑에, 우리의 가슴은 벅차오릅니다.
 
잠시 후면, 우리는 “아멘”이라는 응답과 함께 예수님의 몸과 피를 영할 것입니다. 이는 곧 우리가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살겠다.’는 응답입니다.
 
유대인들에게 있어, ‘몸’은 ‘인간관계’, 곧 ‘사랑의 사귐과 친교’를 말합니다. 그리고 ‘피’는 ‘생명’, 곧 ‘일치와 유대’를 말합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예수님의 몸’에서 친교와 사귐으로 관계 맺음을 배워야하고, ‘예수님의 피’에서 내어줌으로 유대와 일치를 배워야할 일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아버지의 힘으로 사는 것과 같이 나를 먹는 사람도 나의 힘으로 살 것이다.”(요한 6,57)
 
그렇습니다. 오늘 우리에게 건네주신 당신의 성체성혈을 먹고 마시는 우리는 예수님이 지니셨던 그 사랑과 생명을 살게 됩니다. 이웃과 형제들에게 자신을 내어주는 그리스도의 몸과 피가 되어 살게 될 것입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른다.”(요한 6,56)

주님!
당신은 제 안에 머무르되 저를 장악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제게 먹혀 사라짐으로 제 안에 살아계십니다.
당신 안에 저를 허용하시되 저를 가두지 않으시고
오히려 당신의 숨결에 태워 드높게 날게 하십니다.
오늘, 제가 모든 것을 내어주고 그믐달처럼 자신을 감추신 그 오묘함과 놀라움으로, 

바람 부는 대로 흘러 다니는 그 가볍고 그윽한 당신 사랑의 숨결이 되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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