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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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지극히 거룩하신 예수 성심 대축일(사제 성화의 날)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3-06-15 조회수843 추천수6 반대(0)

신문사에 팩스가 한 장 왔습니다. 한국에서 저의 강론을 읽는 분이라고 합니다. 남편이 시각장애인이라서 아내가 남편에게 저의 강론을 읽어 주었다고 합니다. 아는 분이 매일 강론을 보내 주었는데 무슨 일이 있는지 요즘은 강론을 보내 주지 못한다고 합니다. 팩스의 요지는 어떻게 하면 매일 저의 강론을 볼 수 있는지, 개인적으로 보내 줄 수 있는지 알고 싶다는 것입니다. 저는 미주가톨릭평화신문 홈페이지에 오면 매일 강론을 확인할 수 있다고 문자를 보냈습니다. 지난 5LA에서 레지오 강의를 할 때에도 매일 저의 강론을 읽는다는 부부를 만났습니다. 처음 만났지만 반가운 마음에 함께 사진을 찍었습니다. 베드로 사도는 걷지 못하는 사람에게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나는 금도, 은도 없습니다. 다만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말합니다. 일어나 걸으십시오.” 그러자 걷지 못하던 사람이 벌떡 일어나 걸었습니다. 저는 아침 일찍 일어나는 습관 때문에 매일 강론을 나누지만 제가 신발 끈을 풀 자격도 없을 만큼 높은 인격과 덕으로 사람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는 사제들이 많이 있습니다.

 

지난 토요일에 뉴저지 가톨릭 회관에서 특별한 미사가 있었습니다. ‘꽃동네의 창설자인 오웅진 신부님의 팔순축하미사가 있었습니다. 저는 올해 60회의 생일을 지냈으니 오웅진 신부님은 저보다 20년 먼저 태어났습니다. 신부님은 군에서 복무할 때 김수환 추기경님을 찾아갔다고 합니다. 군부대 인근에 공소를 세우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김수환 추기경님께서는 오웅진 신부님께 비용을 주셨습니다. 아직 사제가 되지도 않았을 때인데 오웅진 신부님은 공소를 마련하였습니다. 신부님의 열정과 헌신은 사제가 되기 전에 이미 공소로 열매를 맺었습니다. 1999101일에 저는 오웅진 신부님의 땀과 열정으로 세워진 공소의 본당 신부로 갔습니다. 공소가 본당으로 승격되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꽃동네의 오웅진 신부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렸고, 수녀님을 파견해 줄 것을 청하였습니다. 오웅진 신부님께서는 기꺼이 두 분의 수녀님을 파견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었습니다. 저는 수녀님들과 함께 저의 사제생활 중에 가장 보람 있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오늘은 예수 성심 대축일입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1995년 예수 성심 대축일에 사제성화의 날을 지내도록 권고하였습니다. 한국 교회는 매년 예수 성심 대축일을 사제 성화의 날로 지내고 있습니다. 교구의 모든 사제들이 모여서 하루 피정을 하고 있습니다. 함께 모여 기도하고, 강의를 듣고, 고백성사를 보고, 은경축을 맞은 사제들을 축하합니다. 무엇보다 대사제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을 닮고자 다짐하는 날입니다. 예수님의 마음은 어떤 마음일까요? 하느님께 대한 순종입니다. 우리는 그것을 겟세마니 동산에서 하신 예수님의 기도를 통해서 알 수 있습니다. “아버지 이 잔을 제게서 거두어 주십시오. 그러나 제 뜻대로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십시오.” 모든 사제는 예수님의 순종을 배워야 합니다.

 

가난한 이들에 대한 연민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착한 사마리아 사람의 비유에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누가 지금 강도당한 사람의 이웃이 되었습니까?” 율법학자는 강도당한 사람에게 자비를 베푼 사람이라고 대답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율법학자에게 당신도 가서 그렇게 하시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의 마음은 산상수훈에서도 잘 드러납니다. 가난한 이, 옳은 일에 주리고 목마른 이, 자비를 베푸는 이, 슬퍼하는 이, 평화를 베푸는 이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간다고 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돌아온 아들의 비유에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잔치를 베풀어라. 죽었던 아들이 돌아왔다. 송아지를 잡자.” 잘못한 이를 용서하는 것이 예수님의 마음입니다. 모든 사제는 예수님의 자비하심을 배워야 합니다.

 

겸손과 희생의 마음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셨습니다. 그리고 제자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여러분도 그렇게 하십시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누구든지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합니다. 사람의 아들은 섬김을 받을 자격이 있지만 섬기려고 왔습니다. 첫째가 되려는 사람은 꼴찌가 되어야 합니다. 여우도 집이 있고, 참새도 새끼 두는 둥지가 있지만 사람의 아들은 머리 둘 곳조차 없습니다. 누가 오른 뺨을 때리면 왼 뺨마저 내어 주십시오. 겉옷을 달라는 사람이 있으면 속옷까지 내어 주십시오. 벗을 위해서 목숨을 바치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말씀을 행동으로 실천하셨습니다. 우리를 위해서 십자가를 지셨고, 죽으셨지만 다시 살아나셨습니다. 모든 사제는 예수님의 겸손과 희생을 배워야 합니다. 사제들이 예수님의 마음을 닮을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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