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12주간 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3-06-26 조회수867 추천수7 반대(0)

동병상련(同病相憐)’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리스와 터키를 순례하면서 망해버린 고려의 슬픔을 노래했던 시조가 생각났습니다. “흥망이 유수하니 만월대도 추초(秋草)로다. 오백년 왕업이 목적(牧笛)에 부쳐시니 석양에 지나는 객이 눈물겨워 하노라.(흥하고 망함이, 또 성하고 쇠함이 모두 운수가 정해져 있는 법이니 멸망한 고려 왕조의 궁터 만월대에도 이제는 임자 없는 가을철 풀숲으로 덮여져 있구나. 오백년이나 이어오던 왕업도 저 목동이 부는 피리 곡조에 붙이게 되었으니, 해질 녘에 지나치는 나그네가 슬픔을 이기지 못하는구나.) 터키 이스탄불에는 성 소피아 성당이 있습니다. 3번에 걸쳐서 성당은 완공되었고, 성당을 완공한 황제는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솔로몬 왕이시여, 이제 나는 당신이 부럽지 않습니다.” 황제는 성 소피아 성당이 솔로몬 왕이 건축했던 예루살렘 성전보다 뛰어났다고 생각했습니다. 콘스탄티노플 주교좌성당으로 자리를 지켰던 성당은 이슬람 사원이 되었습니다. 성당에 있던 아름다운 모자이크 성화는 회칠로 지워졌습니다. 순례의 여정 중에 바오로 사도가 세웠던 교회들이 지금은 폐허가 되었고, 대부분의 지역은 이슬람 교회가 되었습니다.

 

자업자득(自業自得)’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하느님나라는 박해와 시련을 겪으면서도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는 공동체로 성장하였습니다. 로마의 국교가 되면서 교회의 박해와 시련은 끝이 났습니다. 교회는 로마가 깔아 놓은 길을 따라서 복음을 전하였습니다. 로마의 제도와 법은 교회의 법과 제도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법과 제도에 따라서 교회는 성장하였지만 예수님께서 선포하셨던 복음의 빛은 조금씩 빛을 잃어버렸습니다. 권력과 부가 쌓여갈수록 교회의 부패와 부정도 늘어났습니다. 문화와 민족의 다양성을 무시하고 고유한 전통과 종교를 무시하였습니다. 원주민들의 사원을 부셔버리고 그 위에 성전을 세웠습니다. 원주민들이 세웠던 성전의 돌을 뜯어내어 성전을 세웠습니다. 교회의 권위와 힘으로 인류와 역사에 큰 아픔을 주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소금이 짠맛을 잃어버리면 무엇으로 짜게 하겠느냐? 등불을 켜놓고 됫박으로 가려놓으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 교회가 복음의 빛을 권력과 권위라는 됫박으로 가려놓았을 때, 교회가 가난이라는 소금을 교만과 부유함이라는 물에 담가놓았을 때가 있었습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는 겸허하게 교회가 인류와 역사에게 잘못한 것들을 인정하고 사과하였습니다.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이정표가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남이 너희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 주어라. 이것이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이다. 너희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오늘 독서에서 아브람은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가르침을 실천하였습니다. 조카 롯에게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네가 왼쪽으로 가면 나는 오른쪽으로 가겠다. 네가 오른쪽으로 가면 나는 왼쪽으로 가겠다.” 조카에게 선택권을 주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남이 해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조카에게 해 주었던 아브람을 축복해 주셨습니다. 우리는 살면서 동병상련의 아픔을 나누게 됩니다. 신앙인들은 자업자득의 허물은 없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주님, 당신의 천막에 누가 머물리이까? 흠 없이 걸어가고, 의로운 일을 하며, 마음속 진실을 말하는 이, 함부로 혀를 놀리지 않는 이라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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