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13 주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3-07-01 조회수851 추천수8 반대(0)

성지순례 중에 터키에서 그리스로 넘어오면서 버스와 가이드가 새롭게 바뀌었습니다. 그리스에서 우리를 맞이하는 가이드가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터키와 그리스의 차이점을 느낄 수 있습니까?” 주변의 경치도, 분위기도 비슷했기 때문에 가이드가 무슨 말을 하는지 제대로 몰랐습니다. 국경이라고 하지만 다리만 하나 넘어왔기 때문입니다. 가이드가 말하고자 했던 것은 주변의 경치와 분위기는 아니었습니다. 가이드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종교였습니다. 터키에서는 성당을 찾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이슬람이 국교는 아니지만 대다수가 믿는 종교는 이슬람이었습니다. 그리스는 97%의 국민이 그리스 정교회를 믿는다고 합니다. 그리스에서 당신이 그리스 정교회 신자입니까?’라고 묻는 것은 당신은 그리스 사람입니까?’라는 말과 같은 의미라고 합니다. 성지순례를 온 우리들에게 터키에서 그리스로 온 것은 마치 고향에 온 것처럼 포근하지 않느냐는 의미였습니다.

 

순례 중에 터키가 이슬람 국가라서 크게 힘들거나 어색한 것은 없었습니다. 우리는 매일 순례버스를 타고 이동했고, 가능하면 성당을 찾아서 미사를 봉헌했습니다. 고대 사회의 유적지를 보면서 세상은 돌고 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고대 신전의 주춧돌은 초대 교회의 주춧돌이 되기도 했고, 초대 교회의 주춧돌은 이슬람 사원의 주춧돌이 되기도 했습니다. 터키에서 머무는 동안 이슬람의 율법과 전통을 강요받았다면 불편함이 있었겠지만 그런 것들도 없었습니다. 척박한 환경에서 신앙을 지키는 분들을 보았습니다. 20년이 넘게 성전을 지키면서 순례자를 맞이하는 수녀님도 보았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나라는 밭에 숨겨진 보석과 같다고 하셨습니다. 그 보석은 화려한 건물이 아니었습니다. 그 보석은 제도와 교리에 있지 않았습니다. 그 보석은 하느님의 의로움과 하느님의 뜻을 따르려는 사람이었습니다. 순례자들을 위해서 성당을 지키고 있었던 수녀님의 환한 미소가 보석이었습니다.

 

축구에서 중요한 3가지 요소가 있다면 '체력, 기술, 조직력입니다. 아무리 기술이 좋아도 체력이 받쳐 주지 못하면 90분간의 경기를 이끌어 갈 수 없습니다. 체력이 좋아도 결정적인 순간에 골을 넣을 수 있는 것은 선수들의 기술이 있어야 합니다. 축구는 체력만으로는 상대를 이길 수 없습니다. 다음은 조직력입니다. 개인의 기량이 뛰어난 것도 필요하지만 선수들 모두가 함께 어우러져서 팀을 이루어야 상대방의 공격을 막아낼 수 있습니다. 이슬람이든, 가톨릭이든 중요한 것은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저 돌들로도 아브라함에게 한 것보다 더 큰일을 하실 수 있다.” 이슬람이라는 종교도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지 못한다면 들에 피었다가 지는 꽃처럼 사라질 것입니다. 가톨릭이라는 종교도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지 못한다면 가을이면 떨어지는 나뭇잎처럼 사라질 것입니다. 어떤 옷을 입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어떤 삶을 사느냐가 더 중요한 것입니다.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 3가지를 말한다면 무엇일까요?

첫째는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우리를 , , 죽음에서 구원하셨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분이 바로 나를 구원하시고, 나는 그분을 따를 때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알기 위해서 우리는 교회에 머물고, 교회에서 교리를 배우며, 성경을 읽어야 합니다.

둘째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입니다. 나를 따르는 사람은 죽어서도 살 것이고, 살아서 믿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을 것입니다.’ 학자들은 예수님을 알지만 믿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알던 사람도 성경책을 몇 번 읽었고, 종교서적을 연구했지만 예수님을 따르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세례를 받고 예수님을 받아들이면서 행복한 생활을 하였습니다.

셋째는 예수 그리스도를 선포하고 증거해야 합니다. 아무리 예수 그리스도를 알고 믿는다고 하여도 삶 속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하고 선포하지 않는다면 온전한 믿음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도 말씀하셨습니다. ‘누가 나의 형제요 자매입니까?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따르고 실천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여러분은 먼저 하느님의 뜻과 하느님의 의를 실천하십시오. 그러면 하느님께서 여러분에게 필요한 모든 것들을 채워 주실 것입니다.

 

교회는 하느님 백성의 공동체이고 악의 세력과 끊임없이 영적인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영적인 싸움에서 승리하는 길은 예수 그리스도를 올바로 알고, 그분의 가르침을 따르며 삶속에서 증거하고 실천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쟁기를 잡고 뒤를 돌아보는 신앙생활을 해서는 안 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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