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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 영근 신부님의 복음 묵상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3-07-09 조회수425 추천수3 반대(0) 신고

230709. 연중 제14주일.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내 멍에를 매고 나에게 배워라.”(마태 11,29)

 
오늘은 연중 14 주일 입니다. 오늘 [말씀전례]는 “온유하고 겸손하신 예수 마음”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제1독서>(즈카 9,9-10)는 예수님께서 수난하시기 전에, 군마를 타고 위풍당당하게 오시는 것이 아니라 어린 나귀를 타고 예루살렘으로 입성하실 온유하고 겸손하신 모습(마태 21,5;요한 12,15)을 미리 보여줍니다.
 
<제2독서>에서 바오로는 “성령의 힘으로 몸의 행실을 죽이면 살 것입니다.”(로마 8,13)라고 말합니다. 곧 온유와 겸손으로 성령의 법에 따라 살아가면 살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내 멍에를 매고 나에게 배워라.”(마태 11,29)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의 ‘온유하고 겸손의 마음’은 아버지의 뜻에 대한 아들의 전폭적인 승복과 지지, 감사와 찬양으로 드러납니다.
 
“아버지, 하늘과 땅의 주님,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니,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 그렇습니다. 아버지! 아버지의 선하신 뜻이 이렇게 이루어졌습니다.”(마태 11,25-26)
 
먼저, 예수님께서는 아버지께서 우주의 주권자로서 당신의 뜻을 자유롭게 ‘드러내 보이시기도 하고 감추시기도 하실 수 있는 분’이심과 그 모든 것이 아버지의 주권적인 배려에 의해서 이루어짐에 대해 감사를 드립니다. 여기에서, “감사”(Έξομολο-γουμαί)의 원어의 뜻은 ‘찬양을 나타내는 감격스런 고백’을 뜻한다고 합니다. 곧 “아버지의 선하신 뜻”에 대한 완전한 인식과 동의요, 전폭적인 지지를 뜻합니다. 그렇습니다. 아들로서 아버지의 뜻에 승복하고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바로 이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한 마음”입니다.
 
그렇습니다. “하느님의 뜻”은 우리의 지혜나 슬기로 알게 되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께서 드러내주셔야만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아버지의 뜻”이 참 오묘합니다. “슬기롭다는 자에게는 감추시고 철부지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니” 말입니다. 그것이 “아버지의 선하신 뜻”이라니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비록 지혜롭고 슬기롭다는 자들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오히려 나를 몰라주어도 좋을 사람들이 나를 알아보며 귀찮게 여겨도, 아버지를 확신하고 지지해야 할 일입니다. 아니, 오히려 감사와 찬미를 드려야할 일입니다. 아들에게는 그것이 고통일지라도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는 것이 기쁨이요 감사인 것입니다. 그러니, 오늘 우리도 예수님처럼, “아버지의 뜻”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지지해야할 일입니다. 그러니 감사하는 일이야말로 바로 “아버지의 뜻”임을 알아야 할 일입니다.
 
사도 바오로도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모든 일에 감사하십시오.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살아가는 여러분에게 바라시는 하느님의 뜻입니다”(1데살 5,18)
 
또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마태 11,29)

“온유”라는 말은 본래 길들인 야생마를 묘사하는 사용되었던 용어라고 합니다. 곧 난폭한 야생마를 길들이게 되면, 그 말은 본래의 힘과 열정을 간직하면서도 고삐를 쥔 주인에게 순종하게 됩니다. 그렇습니다. 강한 힘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자신의 힘을 거슬러 주인에게 순종하고 봉사하게 되는 것, 바로 이것이 “온유함”리는 뜻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온유함”이란 약함의 덕이 아니라 강함의 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곧 온유한 자가 진정 강한 자입니다. 그러기에 온유(부드러움)가 강함을 이깁니다(이솝우화: 해와 바람의 대결). 그리고 여기에는 “겸손”이 깃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온유한 이는 “멍에”를 벗어버리지 않고, 오히려 기꺼이 둘러멥니다. “멍에를 멘다.”는 말은 당시의 유대인 사회에서 스승과 제자 사이를 말해줍니다. 당시의 팔레스타인의 ‘멍에’는 혼자 메는 것이 아니라, 항상 짝을 이루어 두 노역자가 함께 메게 되어 있듯이, 예수님과 함께 메기에 ‘멍에’는 편하고, ‘짐’은 가볍습니다.
 
참된 ‘제자의 도’, ‘온유와 겸손의 도’, 그것은 스승과 함께 가며, 모든 것을 스승에게서 배우는 것이라 할 것입니다. 그러기에 예수님께서는 단순히 “길”을 제시하는 스승이 아니라 “길”자체이시며, 단지 모범을 보여주는 스승이신 것이 아니라, 제자와 함께 걸으시고 일치를 이루시는 ‘참된 스승’이십니다. 그분의 마음은 참으로 온유하고 겸손하시기에, 제자들에게 당신의 “양순하고 겸손하신 당신의 마음”을 주십니다. 그래서 제자들은 사도 바오로의 고백처럼, ‘그리스도 예수께서 지니셨던 그 마음을 품게 됩니다’(필립 2,5 참조).
 
이처럼, “예수님의 제자 됨”이란 단순히 예수님을 뒤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과 하나 되어 예수님의 마음”이 되는 것, 곧 “온유하고 겸손한 마음”이 되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바로 이 “양순하고 겸손하신 마음”을 우리에게 선물로 주십니다. 바로 그 마음 안에서 ‘우리의 영혼이 안식을 얻게 될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참된 스승이신 예수님 안에서 참된 안식을 얻게 될 것입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서 배워라.”(마태 11,29)

주님!
당신의 멍에를 메게 하소서.
위에 있지만 짓누르지 않는, 묶지만 옭아 메지 않는,
오히려 편하게 하는 사랑의 멍에를 메게 하소서.
함께 지며 나누는, 함께 가며 끌어주는 그 손을 놓치지 않게 하소서.
동행해 주고 길이 되어 주는
온유하고 겸손하신 그 마음을 따라 살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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