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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8. 요셉의 꿈 / 활동 준비기[1] / 부스러기 복음[8]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3-07-11 조회수283 추천수2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8. 요셉의 꿈(마태 1,18-25) / 공관복음[8]

 

이제 마리아는 하느님의 총애를 거역할 수가 없었다. 이는 아무리 처녀성을 지키려한 순수한 시골 여성일지라도 하느님의 치밀한 계획을 뛰어넘을 수가 없었다. 만약 친척 엘리사벳의 임신이 하느님의 뜻이라는 천사의 설명마저 거부당했다면, 하느님께서는 분명 마리아를 설득할 다른 대안을 가지고 계셨을 것이다. 아마도 상상할 수도 없는 벙어리가 된 즈카르야에 준하는 방법도 동원될 수도. 그러나 마리아는 곰곰이 생각한 결과 주님의 종으로 그분 뜻을 받아들였다. 불가능을 모르시는 하느님의 뜻에 그저 순종으로 믿었기에. 약혼한 요셉이나 부모님의 이해를 구하는 것도 하느님의 몫으로 받아들였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사실 주님의 탄생 신비를 설명할 수 있는 이는 아무도 없으며, 그 신비는 설명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분께서 육신으로 태어나신 것은 시간에 의한 역사이지만, 그분께서 하느님의 아드님이신 것은 시간이 생겨나기 이전의 일이다. 그분은 육신으로는 동정 모친 마리아에게서 태어나셨지만, 아드님이심은 하느님에게서 비롯한다. 그분께서는 보이지 않는 신성을 드러내시려고 눈에 보이는 육신을 취하셨다. 그리하여 천사는 육신의 아버지가 될 요셉을 만나, 그의 억울함과 안타까움에 위로를, 하느님의 인간 구원 계획의 협조를 당부하기로 하였다.

 

그때만 해도 마리아와 약혼한 요셉은, 그들이 같이 살기 전에 그녀가 잉태한 사실을 알고 있었다. 누가 뭐래도 마리아의 남편 요셉은 의로운 이었고 또 마리아의 일을 세상에 드러내고 싶지 않았으므로, 남모르게 마리아와 파혼하기로 작정한 후였다. 당시의 관습에 따르면, 약혼은 이미 두 당사자 사이의 법적 관계를 포함한 혼인 관계의 시작을 의미한다. 다만 약혼녀는 일 년 동안 친정에 머무른 다음에야, 남편과 혼인하고 부부 생활을 하게 된다. 그래서 약혼 기간에 여자가 다른 남자와 관계하면 간통을 저지르는 죄가 된다. ‘성령으로 말미암아라는 말은 천사의 말로 마리아만 알뿐, 요셉은 마리아가 어떻게 임신하였는지 아직 모른다.

 

요셉이 그렇게 하기로 생각을 굳혔을 때, 꿈에 주님의 천사가 나타나 말하였다. “다윗의 자손 요셉아, 두려워하지 말고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여라. 그 몸에 잉태된 아기는 성령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마리아가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예수라고 하여라. 그분께서 당신 백성을 죄에서 구원하실 것이다.” 예수는 본디 주님은 도움, 야훼는 구원’, 또는 주님께서는 구원하신다.’를 뜻하는 히브리 말 이름인 여호수아가 줄어서 된 예수아를 그리스 말식으로 음역한 예수스인 것이다. 천사의 이 말은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첫째로 마리아가 동정녀로 잉태하였다는 사실을 요셉에게 알려 줌과 동시에, 태어날 아기의 이름을 예수로 지으라는 임무를 그에게 부여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마리아가 성령으로 말미암아 잉태되기는 하였지만, 요셉이 아기에게 이름을 부여함으로써 그를 다윗의 자손으로 받아들이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야 함을 알린다는 것이다.

 

이렇게 천사는 요셉에게도 성령으로 잉태된 아이의 이름을 알려주면서, 양아버지의 권한까지도 주지시켰다. 이 대화는 일방전인 천사의 말뿐이다. 요셉은 그저 듣고만 있었다. 비록 꿈이지만, 한 마디 여쭈어 볼 말이 있을 만도한데 요셉은 말이 없었다. ‘저는 마리아를 모르는데, 어떻게 그런 일이!’ 라며 안타까움을 하소연할 만도한데 요셉은 역시 의로운 이었다. 그저 침묵으로 긍정의 말을 던진 것이나 마찬가지다. 사실 성경에서 요셉의 등장 장면은 얼마 없다. 이 꿈 속의 만남이 요셉에게는 그래도 쾌나 길었지만, 말은 천사의 몫이고 요셉은 단지 듣는 이었다. 다른 어느 곳에도 요셉이 자기 말을 입 밖에 낸 일은 없다. 마리아가 곰곰이 생각하였다면 요셉은 언제나 침묵으로 일관했다.

 

그처럼 꿈속에나마 천사와 요셉의 만남 등은 주님께서 예언자를 통하여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려고 이 모든 일이 일어났다. 보아라, 동정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고 하리라.” 하신 말씀이다. 임마누엘은 번역하면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는 뜻이다. 잠에서 깨어난 요셉은 주님의 천사가 명령한 대로 아내를 맞아들였다. 그러나 아내가 아들을 낳을 때까지 잠자리를 같이하지 않았다. 그리고 아들의 이름을 예수라 할 것이라고 작정하였다. 그리하여 요셉은 마리아가 성령에 의한 잉태를 확인한 이상, 그녀와 잠자리를 같이하지 않았다. 그러나 마리아가 출산한 뒤에 요셉과 동침하였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 내용이 그 어디에도 없다. 다만 마태오의 의도와 관심은 예수님께서 탄생하셨을 때에 마리아가 동정이었음을 강조하는 것이다.

 

그 무렵에 마리아는 길을 떠나, 서둘러 유다 산악 지방에 있는 한 고을로 갔다.[계속]

 

[참조] : 이어서 ‘9. 마리아의 엘리사벳 방문(루카 1,39-56)’이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요셉,꿈,양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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